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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창천에서 죽다

새들은 창천에서 죽다

현대시 기획선-00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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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92g | 130*230*20mm
ISBN13 9788961041867
ISBN10 89610418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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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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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창천에서 죽다

한 시간을 눈보라 속에 있었다 차들은 눈을 감고 전속력으로 지나쳐 가고 세 시간을 나는 더 얼음 속에 있었다

몸을 녹이려 걸었다 겨울 속으로
죽은 새들이 날아다닌다
이미 죽은 줄도 모르고 흰 재를 뒤집어쓴 채 하늘의 묘지가 한꺼번에 열렸다

지상에 머물기 위해 나는 발이 점점 얼어붙는가 지난 해 다 써버린 배터리엔 마지막 빛이
깜빡, 종료를 알린다 심장은 여전히 두근거리는데
거리는 전혀 다른 얼굴이다

얼음으로 도포한 별들의 성기 한 번 더 닿고 싶어 바람은 붉은 네온사인을 더듬고 빈병은 울음소리를 내며 언 땅을 구른다 한 시간을 정처 없다

기어이 나는 깨졌다

밤의 스커트를 내리니 파랗게 얼어붙은 새벽 새들이 일제히 부리를 박고 죽어 있는 파편 같은 유리창 밑
한 번 더 죽으려고 창천에 갔다


블루스를 추고 싶다

시간이란
이제 보니 촉각 같은 것
왜 견뎌주지 못했을까
디스코를 출 만큼
청춘에 몰입하지도
블루스를 출 만큼
인생에 연민도 없던 시절
쾌속선 한 척 빠르게 지나 보낸
물과 같으리라 생각했지만
늙는다는 것은
하중을 싣는 곳만 모질어져
긴 쇳소리를 내는 철길
두 철로 사이
만져지지 못해 나의 중심은 비었다
왜 견뎌주지 못했을까
머리 위 조명을 비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암전이었던
그 많은 나이트 나이트 들을
이제 보니 시간이란
오랜 키스 같은 것인데
영혼이 자신의 물질성을 이해할 때까지
조금만 더 천천히 더듬어 달라
전신을 휘감은 블루스처럼
치렁치렁 엉키며
흐느끼며
나의 모든 맛을 그대에게 주고 싶다
영업, 시간이 끝나도
우리가 한 몸으로 빙빙 돌 수 있게
어느 나이트에서건
어느 별자리에서건


회임

내 속의 가장 빛나는 영토를
가져가시고
물고기 한 마리를 내리소서
대지의 어머니가 기원하자
생살이 찢어지며
빗물이 내리쳐
젖은 채 타오르는 강이 생겼다
태양은 일천 개로 부서지고
눈이 멀 정도로 반짝이는 물비늘
대지의 어머니가
둥글게 몸을 말자
그 딸들도 모두 몸을 궁굴려
출렁이는 신의 영토.

여기, 물고기가 한 마리 놀고 있다.

경배하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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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태숙 시인의 첫 시집 『새들은 창천에서 죽다』는 오랜 기다림으로 엮인 시집이다. ‘기다림’이란 말에 ‘오랜’이란 수식이 덧붙으니 ‘설렘’보다는 ‘쓸쓸함’이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쓸쓸함…. ‘고독’이라는 말로도 충분하게 전달되지 않는 이 단어에는 ‘영혼’의 질감이 한층 짙고 어둡게 담겨 있는 듯하다.

…(중략)…

“촉각”은 블루스를 추기 위해 맞잡은 손에서도, 한편으로는 “키스”에도 실리는 (체온의) 감각이다. 그러나 진정 “만져지지 못해” 우리의 동질감은 허공에 있고, “나”는 텅 빈 “중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깨달음은 “디스코를 출 만큼/ 청춘에 몰입하지도/ 블루스를 출 만큼/ 인생에 연민도 없던 시절”로 더 거슬러 올라가, 이제 비로소 과거의 자신과 온전히 대면하려는 다짐을 갖게 한다. “블루스를 추고 싶다”는 표현은 그런 나를 받아들여주는 대상과의 소통을 (지금도) 간절히 열망한다는 표현이다. 이른바 “블루스”로 상정되는 천천히 서로의 손을 맞잡고 흐느끼듯 밀고 당기는 정화淨化의 시간을 통해 온전히 몸을 맡겨두고 자신을 연민하며 또한 극복하고자 하는 감정의 (회유)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들인다.

…(중략)…
“영혼”에 대한 시인의 사유는 스펙트럼이 넓다. “영혼”은 시인에게 매우 중요한 시적 가치로 작동한다. 인용 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랍 여인들이 얼굴과 몸 전체를 가리는 데 사용되는 “부르카”는 “몸 바깥을 떠돌다” 나에게로 다시 스민 ‘영혼’을 깨닫게 하고 영혼이 정신의 문제가 아니라 “육체”를 동반하는 일임을 확인하게 하며 폭설을 만난 후 비로소 (진정한) 영혼의 무게를 알게 됨을 보여주고 육체의 “묘혈”이 비로소 ‘영혼’과 연결된 자리임을 깨닫고 “영혼”의 씨와 (몸)의 뿌리내림을 스스로 인정하며 무수한 영혼의 향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중략)…

어쩌면 이 시들은 그들을 불러 이어주는 진혼곡처럼 ‘영혼’을 위무하는 간곡한 시간의 망 안에 걸린 시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과연, 시인이 맞닥뜨린 시적 순간과 상실의 언어들이, 명주실을 꿰어 한 벌의 옷을 엮듯 기워진 이 ‘영혼’의 ‘집’에서 하나같이 15년 ‘시간’의 영속과 만나는 ‘영혼’의 잔재를 담고 있어서 그 옷이 어떤 형태이든 광활한 우주의 시간 속으로 유영하며 이내 사라지길 아쉬워하고 있음을 재삼 느끼는 것이다.

전해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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