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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아이들

겨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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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142*212*30mm
ISBN13 9788972002598
ISBN10 8972002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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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질베르 보르드 Gilbert Bordes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기자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창작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뿐만 아니라 역사소설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발표한 작품으로 『올빼미의 밤』(RTL 그랑 퓌블릭 상, 1991), 『운명을 배달하는 사람』(매종 드라 프레스 상, 1992), 『악마의 형제들』, 『말모르의 리디아』, 『흑사병』등이 있다.
역자 : 이원희
프랑스 아미앵 대학에서 「장 지오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난 감각적 공간에 관한 문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역서로는 장 지오노의 『사랑의 기쁨』, 장 크리스토프 뤼팽의 『붉은 브라질』, 도미니크 페르낭데스의 『사랑』,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아민 말루프의 『타니오스의 바위』, 기욤 프레보의 『시간의 책』, 블라디미르 바르톨의 『알라무트』,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타라 덩컨 1~7』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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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걸쭉한 강낭콩죽을 억지로 삼켰다. 요아킴은 구역질을 보이지 않으려고 독서에 열중했다. 이날 밤 불 당번이라서 요아킴은 잔이 교대해줄 때까지 잠을 자면 안 되었다. 불침번을 서는 것이 몹시 힘들지만, 생존이 걸려있기 때문에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 p.106

마리 엘렌은 첫 경험에 대한 생각을 머리에서 떨칠 수가 없었다. 폴 르브룅은 어린 딸이 있는 유부남이었고, 마리 엘렌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다. 평판도 그리 좋지 않았다. 마리 엘렌은 겨우 열다섯 살이었지만 또래보다 성숙해 보여서 남자들이 힐끔거렸다. 그게 싫지 않은 마리 엘렌은 잠을 줄이고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머리와 옷에 신경을 쓰며 멋을 부렸다. 마리 엘렌은 봉제공장에서 자투리 천을 수거해서 일요일에는 원피스와 블라우스를 만들었다. 아버지는 “싹수가 노란 계집애! 넌 창녀가 되고 말 거야!”라고 소리치기 일쑤였고, 어머니는 나무랐다. “그러고 다니다가 결국에는 남자들의 뻔뻔함에 놀라서 눈물이 쏙 빠지게 후회하게 될 거다!” 그 생각을 하면서 마리 엘렌은 마티외가 아직은 인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라는 느낌이 들었다. --- p.129

“무슨 짓이야? 얼음에 깔려죽고 싶어?” 크리스토프가 소리쳤다.
두 번째 총성이 또다시 고요한 산을 흔들었다.
“멈춰!”
둘은 멀리 사라져 가는 메아리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살아서 나가면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보며 살 것을 하느님 앞에 맹세합니다.” 잔이 간절한 목소리로 기도했다.
“곤경에 처했을 때 맹세하는 거야 쉽지.” 크리스토프가 응수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일단 위기를 벗어나면 그 맹세를 지키는 것이 어려워서 탈이지.”
“입 닥쳐, 멍청한 자식!”
“유대인들은 정말…….”
“유대인이든 아니든, 죽는 건 다 똑같아.”
“하긴 미래에 대해 말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지. 나는 살아남으면 아버지의 인쇄소를 계속하고 싶어.”
둘은 입을 다물었다. 미래에 대한 그들의 꿈이 빙벽과 산의 침묵에 부딪쳤다. --- p.152

독일군들이 도주하면서 방어를 위해 쏘는 총성에 아랑곳없이 잔은 뛰었다.
“거기 서!” 강제로 요아킴을 피신시킨 레지스탕스 대원이 외쳤다. “위험해!”
“상관없어요!”
쓰러진 채 꼼짝 않는 사격수를 향해 뛰어올라간 잔은 꿇어앉았다. 땅바닥의 눈에 빨간 피가 물들어 있었다.
“크리스토프!”
그 소리에 부상자가 이마를 찌푸리면서 눈을 떴다.
“아파!” 크리스토프가 신음소리를 냈다.
“죽으면 안 돼!” 잔이 울부짖었다.
크리스토프는 눈을 감았고, 가슴이 부풀었다가 헐떡거리는 숨결을 토해냈다.
“크리스토프!” 잔이 이름을 부르면서 오열했다.
잔은 금발 머리를 끌어안고 속삭였다.
“사랑해!”
총성이 그쳤다. 독일군 여섯 명 중 둘이 사망하고, 넷은 도주했다.
--- pp.338-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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