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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의 이주와 초국가적 공간

동북아의 이주와 초국가적 공간

아연동북아총서-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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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8쪽 | 148*210*30mm
ISBN13 9788990769312
ISBN10 8990769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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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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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추세는 동(북) 아시아에 기존의 경계를 넘는 또는(그리고) 그 경계에 위치한 다양한 초국가적 공간들을 형성시키고 있다. ‘진영’과 ‘민족국가’에 갇힌 과거 냉전시대의 공간 의식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동아시아는 이제 독립 국가들의 단순한 병렬적 집합이라기보다는 끊임없이 형성되고 변용되는 유동적 공간으로 인식된다. 사람들의 이동(mobility)과 이주(migration)는 그러한 유동적 공간의 한복판에 있고, 이주자들은 초국가적 공간 형성의 주된 행위주체가 되었다.
이주 현상은 동아시아의 새로운 국제관계와 지역 정체성의 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급증하는 노동 이주, 인신 매매, 난민 문제 등이 동아시아 각국의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그에 관한 정책적 논의와 협력이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 학계에서도 국경을 넘는 동아시아 역내의 이주 원인, 현상, 결과 그리고 그에 대한 바람직한 국가 정책 등이 학문적 탐구의 주된 주제가 되고 있다.
본 연구는 동아시아 이주 문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이다. 동아시아의 이주가 최근 약 20년간의 세계화 조류와 함께 급증하고 있다고 해도, 인구 이동은 역사적으로 늘 존재해 왔고, 사회계층과 젠더, 노동력 이동, 사회연결망, 정체성과 의식의 변화 등 다양한 이슈들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이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이주 문제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학문(multidisciplinary), 학제적 접근(interdisciplinary approach)이 필수적이다. 다학문적 접근은 복잡다기한 실재(reality)의 서로 다른 측면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이론적 모델들과 관점들을 병렬시키되, 실재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위해 어떻게 각 학문분야들이 집합적인 차원에서 기여할 수 있을지를 사고하도록 강요하지는 않는다. 이 접근법은 어떤 주어진 문제에 대해 개념 정의나 문제 제기는 각 학문들 고유의 방식을 따른다. 한편, 학제적 접근은 주어진 문제가 관련 학문 분야 모두에게 공유되는 일정한 학문적 관점에 의해 탐구되고, 그렇게 하여 얻어진 지식은 결과적으로 학문 간에 두루 통용·적용된다. 다학문적 접근이 서로 다른 학문의 방법들을 병렬(juxtaposition)시킨다면, 학제간 연구는 학문 간의 혼합(mixing)을 지향한다. 이주 현상의 국제적 문맥, 국내 정치·사회·경제적 상황, 이주가 불러온 인간 의식의 변화, 역사성 등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위해 본 연구는 위 두 접근법을 동시에 채용한다.
다학문적 접근의 측면에서 사회학의 방법을 통해 사회계층과 젠더, 노동력 이동, 사회연결망, 정체성 변동 등 이주를 둘러싼 현상적 다이나믹스 분석이 가능하다면, 역사학에서는 시간적 변화의 측면을 중시하여 이주의 시대적 연속성과 차별성을 도출해 낸다. 정치학이 이주의 원인과 결과가 어떻게 국내외 정치(정책)의 변화와 관련되는지 주목한다면, 문학은 작품에 투영된 이주 문제를 보는 새로운 상상력과 의식의 변화에 주목한다.
학제적 접근의 측면에서 본 연구는 각 학문 마다 다음과 같은 시각들을 공유한다. 첫째, ‘이주’의 범위이다. 우선, 연구자들은 이주가 그 동기의 측면에서 자발적, 반자발적(반강제적), 강제적 이주로 구분될 수 있음에 주목하였다. 흔히 취업, 유학, 결혼을 위한 이주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정치적 이유로 떠나지 않을 수 없는 망명자 혹은 난민들은 반자발적인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강요된 이주는 피랍과 전쟁 포로의 경우를 말한다. 본서의 연구자들은 이 모든 경우를 ‘이주’로 간주하여 고찰의 범주에 넣었다. 다음으로, 이주 기간의 측면에서 본서의 연구자들은 정주와 단기 거주를 모두 이주에 포함하였다. 양자는 분명히 구분되면서도, 한편으로 어느 경우이든 이주자들이 출신국에 토대를 둔 상호유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들에 대한 정주국의 인식이 양자 간에 특별한 차이를 두지 않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둘째, 정주국(host country)과 이주자 사회(공동체, 디아스포라)의 동향을 함께 보는 쌍방향적, 상관적 시각이다. 본 연구는 특정 국가가 자기 영토 안의 이주자들에 대해 취하는 정책뿐만 아니라, 이주자들의 공동체가 주위를 둘러싼 환경에 대응해 가는 방식에도 주목한다. 정주국이 이른바 민족성(nationality)을 내세워 혈연과 민족적 단일성을 강조할 경우와 시민적 정체성(citizenship)에 기초하여 다문화 존재를 수용하고 시민권을 부여할 경우 이주자 사회의 대응은 달라질 것이다. 전자가 이주자 디아스포라로 하여금 내향적(inward) 성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면, 후자는 디아스포라의 정주사회에 대한 개방적 태도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디아스포라는 단일 정체성으로부터 (정주국 사회와 互動하는) 이중적 혹은 혼종적 정체몼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다른 한 편으로, 디아스포라 고유의 속성이 정주국 정부의 정책 형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주자 사회가 자기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정주국 사회 일반에 통합(integration)되어 가는 외향적(outward)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정주국 정부의 이주자 사회에 대한 정책은 민족성 보다는 시민성의 기초 위에 서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정착지의 국가와 이주자 디아스포라는 밀접한 길항 관계에 있음에 주목한다.
셋째, 이주에 대한 국가 권력의 작용 문제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최근 20여년간 동아시아의 이주 문제는 세계화가 가속화시킨 초국가적 현상이다. 이주자들은 다국적 기업이나 환경 NGO 등과 함께 대표적인 비국가적 행위자(non-state actor)이며, 국가를 넘나드는 사회 연결망과 같이 특정 국가 권력의 통제 범위 밖에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 가고 있다. 본 연구는 이주자들이 만들어 가는 그러한 초국가적 공간에 주목하면서도 이주라는 실천 행위에 작용하는 국가 권력의 힘을 부정하지 않는다. 이주에 미친 국가권력의 작용과 역할은 고찰의 시야를 세계화 시대에 국한하지 않고 보다 먼 과거로 확장할 때 분명해 진다. 본 연구가 보여주는 것처럼 세계화 이전 대부분의 이주는 국가 간의 전쟁 혹은 국가권력의 약화 등 위기 시기에 발생했지만, 세계화 시대에 진입한 이후에도 국가는 노동이민을 장려 또는 통제하고 이주자의 사회적 통합을 위한 다양한 정책프로그램의 시행 등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국경을 넘는 이주는 개별 시민의 실천뿐만 아니라 국가의 개입에 의해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이상과 같은 연구 방법을 통해 본 연구는 동아시아의 이주 문제를 동아시아 이주와 정착, 이주와 국가정책, 이주자 교육, 그리고 이주의 문학적 형상화라는 4가지 주제를 통해 접근하고자 하였다. 주제별로 2편씩 짝을 이룬 논고들은 각각 ‘역사적 성찰과 현재적 동학’의 시각을 통해 설정된 주제에 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초국가적 현상으로서의 동아시아 이주 문제를 통시적이면서도 공시적으로 분석하면서, 실태와 의식의 서로 다른 층위를 통해 포괄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먼저 제1부 ‘이주와 정착’에 배치한 정혜중과 윤인진의 글은 각각 근대 한국 화교의 정착 과정과 최근 동아시아 역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이주 현상을 포괄적으로 개관한다. 19세기 이래 중국인의 해외 이주는 전세계적 차원에서 전개되어 왔다. 흔히 ‘화교’로 통칭되는 중국인 해외 이주자가 집중된 지역은 동남아시아였지만, 한국, 일본, 연해주 등 동북아시아로의 이주도 이 시기에 시작되었다. 화교 이주의 두드러진 원인은 주로 무역이나 노동 등 경제적 동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주 형태는 단기적 체류, 장기 거주, 정착(정주) 등 다양했지만, 이들은 모두 화교 디아스포라를 형성했다. 정혜중의 연구가 제시하고 있듯이 한국 화교의 이주와 정착도 상업적 이윤 추구와 노동이 주요 동기였고, 화교 디아스포라는 19세기 말 이래 국가 권력의 비호 하에 성장했다. 화교 디아스포라의 성쇠가 국가 권력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음은 일제시대의 화교 탄압,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의 화교 정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주지하듯이 화교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정책은 세계에서 유사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화교 디아스포라의 위축을 불러왔다.
근대 시기의 인구 이동이 주로 무역과 노동 등 경제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비교적 최근의 동아시아 이주를 촉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윤인진의 연구는 최근의 이주가 주로 노동 이민이긴 하지만, 결혼, 유학, 정치적 박해 등 여러 동기로 촉발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주자들은 대부분 근대 화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디아스포라를 형성하고 있고, 출신국과 정주국 정부의 커다란 정책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의 이주에서 관찰되는 동기의 다양성만큼이나 이와 관련된 문제들도 다종 다기하다. 정혜중의 글이 지적하고 있는 화교 배척 사건이 주로 정주국 사회와 이주자 디아스포라 간의 폐쇄적인 ‘민족적’ 차원의 문제였다면, 윤인진의 글이 보여주고 있듯이 최근의 이주는 민족 문제 이외에도 경제적 부 또는 두되의 유입과 유출, 외교 분쟁,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이슈들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화교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초국가적 공간은 근대 화교 디아스포라가 갖는 공동체적 폐쇄성을 넘어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관계망을 창조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로 보인다. 최근의 이러한 개방적 성향은 정주국 정부로부터 화교들이 시민권을 획득하는데 유리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초국가적 이주가 만들어 내는 초국가적 공간이 국가의 시야 밖에서 자유롭게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근대의 국가 권력과 마찬가지로 오늘의 경우에도 국가는 이주자들이 만들어 가는 초국가적 공간을 확대하거? 통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노동이민의 관리, 이주자에 대한 사회적 통합, 인권의 보호 등은 모두 국가의 중요한 책무가 되고 있다.
국가 정책이 이주 문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II부 심헌용과 김인성이 분석하고 있는 연해주 한인의 경우에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주지하듯이 연해주는 주로 이민자들로 형성된 이주자의 땅이다. 19세기 후반 이래 한인은 슬라브계 민족, 중국인 등과 함께 ‘유입 민족’으로서 연해주라는 초국가적 공간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한인의 연해주 이주의 성격은 이후 국제 관계의 변화에 따라 다른 의미를 띠기 시작했다. 초기 한인 이주의 동기가 당시 대부분의 동아시아 이주에서처럼 경제적인 것이었다면, 일제에 국권을 상실한 이후에는 이주가 정치적 망명의 성격으로 변해 갔음을 심헌용의 글이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이주에 미친 국가의 결정적 역할은 한인 이주자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정책에서 더욱 분명해 진다. 초기 새롭게 획득한 연해주의 개발이라는 경제적 목적을 위해 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던 러시아 정부가 외부인의 유입을 환영함으로써 한인의 이주를 고무하였다면, 이후 한인이 일본의 침략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치적 차원의 고려는 한인의 유입에 대한 제한과 기존 한인에 대한 중앙아시아로의 강제 이주를 야기했다.
근대시기 연해주 한인의 이주-정착 및 疏開가 모두 국가의 개입과 밀접히 관련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 연해주로의 재이주와 정착에도 러시아 정부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김인성의 논고는 연해주 한인의 재이주 상황과 국가 정책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하여 국가가 어떻게 이주민 디아스포라의 형성과 발전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시계열의 방식으로 선명히 보여준다. 연해주로의 한인 재이주가 중앙아시아 지역의 민족주의 대두라는 외부적 요인과 이주자들의 경제 환경 개선 의지라는 주관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었지만, 그것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러시아 정부의 정책 프로그램에 힘입은 바 큰 것이었다. 여러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국적 취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제반 법률적 조치와 정착 지원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한인들의 연해주 이주를 독려해 왔다. 이제 국가의 개입은 과거와 같은 강압적 방식이 아니라 일정한 절차를 통해 자발적 이주를 고무하고 관리하는 유인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III부는 국가의 정책을 이주민에 대한 교육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 김지환의 연구는 중일전쟁 종전 직후 중국의 국민정부가 어떻게 중국 내의 일본 교민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육을 실시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연구는 근대 민족주의 극단의 시기에 채택된 이주자 교육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매우 협애한 민족주의 이념의 틀 안에서 일본인의 제국주의적 사고를 씻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당시 국민정부는 민주, 평등, 해방 등의 교육 목표를 제시했지만, 그것은 보편적 교육 이념의 실현을 지향한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정부가 폐쇄적 태도로 적국 일본 이주민을 집단적으로 수용·통제하면서 그들의 의식을 개조하고자 했던 만큼 교육의 효과는 의문스러운 것이었다.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강해질수록 일본 이주민 사회는 그 압력에 굴복하기보다는 더욱 내향적 폐쇄성을 통해 원심력을 강화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을 사례로 한 황정미의 연구는 세계화가 초래한 다문화 사회의 형성에 대해 정주국이 어떠한 ‘다문화 교육’을 시행해 왔는지 검토하고 향후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교육이 이주민 ‘소수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넘어 정주국 ‘사회 일반’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 내용 또한 이주민에게 한국 문화와 언어를 교육하는 일방적인 것이라기보다는 그것과 함께 정주국 시민들로 하여금 다인종, 다종교, 다문화의 존재를 승인·수용케 함으로써 사회적 통합을 꾀하는 쌍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주로 국가 즉 官의 주도로 이루어지지만, 이른바 NGO등 시민에 의한, 또는 국가와 시민사회의 협력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교육활동이 전개 되고 있음도 주목된다. 그 과정에서 문화적 권리, 인권, 노동권, 시민권 등 이주민의 권리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황정미는 한국의 다문화 교육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과 곤란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면서 글을 맺고 있는데, 다문화 교육이 보다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회의 건설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미래 초국가적 인간 삶의 방식을 전망하는데 매우 의미심장한 지적으로 생각된다.
위에 제시된 본서의 여러 논고들이 이주를 둘러싼 다양한 현상들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 마지막 제IV부의 두 논고는 이주란 실재(reality)가 어떻게 문학적 상상을 통해 재현(representation)되는지를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다. 푸코나 브르디외를 따라 재현이 실재를 규정할 수 있다고 본다면 문학적 상상은 사실 이주 문제의 전체상을 이해하는 데 불가결한 요소(integral part)라고 할 것이다.
최원오의 글은 17세기 동아시아 국제전에 의해 야기된 포로/피랍자/일시적 정착민 이야기, 곧 ‘포로 소설’ 들을 분석하면서 그와 같은 이주 문제가 서사문학 작품에 투영되어 초국가적 담론이 전개되고 있음에 주목했다. 조선 중국 일본, 그리고 안남까지도 횡단 또는 종단하는 포로들의 유동, 그들 간의 강한 유대감과 인간애, 그들 고유의 경계를 넘는 視界야말로 ‘동아시아 공간’에 대한 당대인의 의식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작품 속의 홍타이지의 말대로 포로 김영철은 조선인이자 명나라 사람이었고 또 청나라 백성이기도 했다. 김영철과 같은 경계인 혹은 경계를 넘는 사람들이 문학의 소재로 주목되었음은 이미 당대인들의 공간 인식의 확대를 반영하고 있고, 그러한 문학 작품은 인구에 회자되면서 더욱 초국가적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했을 것이다.
‘탈북자’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분석하고 있는 고인환의 글은 시대를 뛰어 넘어 20세기 후반 이래의 반강제적 이주민의 삶이 어떻게 문학적으로 형상화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탈북자가 1차적으로는 북한 주민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문제이지만, 그것은 남북 분단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남한의 문제이기도 하며, 남북 분단이 세계 자본주의 체제 모순의 결절점에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자면 탈북자 문제는 탈북의 字意가 말하는 물리적 경계 탈출을 넘어 분단체제와 전지구적 자본의 논리에 맞서는 의식적 행위라고 할 것이다. 여기에 협애한 민족(국가)의 시야를 넘어 초국가적 차원에서 탈북자 문제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고인환은 ‘탈북 소설’ 가운데 탈북의 향방을 남한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로 돌린 작품들을 분석한다. 고찰의 대상이 된 작품들이 표출하는 ‘탈국경의 상상력’ 속에서 고인환은 신자유주에 대항한 피억압 민중의 국제적 연대, 탈북 디아스포라의 다층적 정체성, 근대적 가치와 탈근대적 가치 사이에 떠도는 모호함 등을 발견한다. 그가 탈북자 문학작품들 속에서 캐낸 이러한 발견이야말로 이주민들이 만들어 가는 초국가적 공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이동과 이주가 형성시킨 동(북)아시아의 초국가적 공간을 역사로부터 최근의 실태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으로 다룬 이 연구는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인문 한국(Humanities Korea) 프로젝트의 제2분과 사회·문화 파트의 1차년(2008-2009) 연구 성과를 집성한 것이다. 역사학 사회학 정치학 문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약 20회에 이르는 세미나를 통해 주제의 범위와 접근 방법을 설정하고 개별 논제에 대한 심화된 토론을 통해 도출된 이 연구 결과는 동아시아 이주 문제에 관한 최초의 다학문적, 학제적 접근이다. 개별 논고들은 개별 학문 분야에서 볼 때 그 자체로서 완결성을 갖지만, 동시에 전체로서 상호 유기적 연관성을 갖도록 배치되었다. 본서의 공동연구자들은 독자들이 이 연구를 통해 이주 문제 일반에 관한 포괄적 지식 이외에도 ‘이주’를 키워드로 한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물론 본서가 이주 문제와 관련된 모든 주제를 다룬 것은 아니다. 후속 연구에서는 이주자 사회(공동체) 혹은 디아스포라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이주민의 유연한 정체성(flexible identity), 문화적 혼종성(cultural hybridity), 존재론적 사이성(in-betweenness), 기존의 경계와 다른 새로운 경계 짓기(de-bordering, re-bordering) 등에 대한 분석과 이해는 경계를 넘어(cross-bordering) 전개될 미래 인간 삶의 새로운 형태를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요하다고 할 것이다.
---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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