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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희망을 쏘다

맨발로 희망을 쏘다

문학의 즐거움-3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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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64g | 153*224*30mm
ISBN13 9788992844505
ISBN10 899284450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로리 홀스 앤더슨
1961년 미국 뉴욕 포츠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역사소설과 SF소설 등을 즐겨 읽었으며, 조지타운 대학에서 언어학과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1996년 『디토 달리다』로 데뷔한 뒤 『말해 봐』 『졸업 파티』 『카탈리스트』 등 여러 작품을 썼습니다. 아마존 최우수 청소년 소설, 미국도서관협회 최우수 청소년 소설, 마이클 L. 프린츠 상 등 많은 상을 받았으며, 청소년 소설 작가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역자 : 홍주진
연세대학교 음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유타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반주자와 국립 안동대 강사를 역임했고, 현재 영문학고 영어 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바틀렛의 빙산 운반 작전』 『엠브이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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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아일앤드의 해안선이 어둠 속으로 길게 사라졌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다.
배에 물이 새기 시작하고 점점 가라앉게 된다면. 항로를 이탈하여 아이를 팔고 사는 인간들이 없는 곳으로, 뉴욕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면. 우리의 인생이 끝날 때까지 바람이 이끄는 대로 바다를 떠다니게 된다면…….
나는 얼굴에 묻은 안개를 손으로 문질러 닦았다.
엄마가 영혼은 바다를 건널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납치된 아프리카인들이 미국 대륙에 갇히게 된 것이다. 아빠가 기니아에서 팔려갈 때, 아빠는 조상들이 노여움에 소리치며 배를 뒤집을 만한 폭풍을 보내줄 거라고 믿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조상의 영혼들이 바다를 건널 수 없어 아빠를 도와 줄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아빠는 혼자서 낯선 곳에서 모든 걸 견뎌야했다. 때로는 목이 쇠사슬에 묶여 있기도 하였다. 엄마 쪽 가족들도 납치당했다. 처음엔 엄마가 태어난 자메이카로 갔다가 그다음에 로드아일랜드로 팔려가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조상들의 영혼이 물을 건널 수 없어 엄마를 구해내지 못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물 위를 건너 우리를 운반해갔다. 물과 맞닿는 곳에 서서 바다를 향해 애타게 부르짖는 조상의 영혼으로부터 그렇게 우리를 빼앗아갔다. 이제는 엄마의 영혼이 바다와 맞닿는 곳에 서서, 바람 속으로 사라져 가는 하얀 배 아래에 웅크린 두 딸을 부르며 절규하고 있을 것이다. -36~37쪽 중에서-

마담은 내 볼에 낙인을 찍었다. 내 영혼에 그녀의 글자를 새겼다.
마담은 뭐든지 할 수 있다. 나는 아무것도 못 한다…….
슬픔의 먼지와 우울함이 벌 떼처럼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나는 걷고 또 걷고 새 신발 때문에 발 전체에 물집이 생기고 터질 때까지 걸었다. 나는 신발을 벗고 눈 위를 걸었다 발이 얼어붙자 물집이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자 떠들썩한 노래 소리가 술집에서 들려왔다. 나는 포대 바로 위의 북쪽 강변에 서 있었다. 빈 배들이 선창가에 매어 있었다. 조수가 바다로 밀려가자 배들이 출렁거리며 서로 부딪쳤다. 강 건너 저 멀리 뉴저지에 몇 개의 불빛이 빛나고 있었다. 나는 조상들이, 팔려 간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올 날을, 물가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나의 영혼 위로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마담은 내 영혼마저 묶어놓을 수 없어.
그래, 마담은 나에게 상처 줄 수 있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더한 고문은 무엇인가? 채찍질인가? 나는 피를 흘릴 수도 있고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담은 더 이상 루스를 해칠 수 없다. 또한 내가 영혼을 내어 주지 않는 한 나의 영혼을 다치게 할 수도 없다.
이것은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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