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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을 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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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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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153*224*30mm
ISBN13 9788995838020
ISBN10 8995838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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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선명
1940년 7월 9일 서울에서 태어나 교동초등학교-경기여중-경기여고-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1965년 대학동기생인 이희영과 결혼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콜럼버스, 데이톤 VA병원 등에서 수련 과정을 거쳐 내과전문의 자격증을 땄다. 1970년 워싱턴주 스포켄시로 이주한 뒤 1974년 가정의학 클리닉을 개원했고, 1995년부터 Civil surgeon으로 일하고 있다.
1963년 서울 경동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1976년 스포켄시 한인장로교회에 초창기 교인으로 참여해 현재 장로로 활동 중이다. 2000~2001년 Whitworth University at Spokane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Lay pastor certification을 받고 외국에 파견돼 있는 선교사들을 돕는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가족으로는 같은 의사의 길을 걷고 있는 남편 이희영과 두 딸(샌드라, 그레이스) 부부와 아들(데이비드) 부부, 6명의 손자손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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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오늘 새벽에 북한 공산군이 남한을 침입했습니다.’
라디오 앞에 모여 앉은 수남의 식구들은 아나운서의 심각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햇살이 밝게 비치는 일요일 오전인데도 무거운 공기가 집 안팎을 뒤덮고 있었다. 1950년, 복동이는 교동초등학교 4학년이 돼 친구들을 새로 사귀느라 한창 바빴다. 그런데 갑자기 터진 전쟁으로 세상은 뒤흔들리기 시작했고, 학교는 문을 닫아야 했다. 뉴스에서는 벌써 38선이 무너지고 공산군들이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했다. 심각한 소식에 온 식구들이 하루 종일 말이 없었고, 멀리서 대포소리가 간간히 들려왔다.
공산군이 뭔지도 모르는 열 살짜리 소녀 복동이는 마루에 걸터앉아 앞마당에 있는 무궁화나무를 우두커니 바라봤다. 곧 꽃이 피려는지 봉오리들이 꽤 빽빽하게 맺혀 있었다.---1950년, 전쟁이 터지다 중에서

쌓였던 눈이 녹으니 마치 비가 온 것같이 처마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중학교 2학년이 된 선명은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는지 부쩍 말수가 적어졌다. 학교를 마치고 와룡동집 대문을 들어서는데, 6년 전의 그때와 똑같이 이모의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명아, 너의 아버지가 오셨다.”
선명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주춧돌 위로 올라갔다. 6년 전에 보았던 중년신사가 마루 위에 앉아있었다. 선명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백경주씨 앞에 앉았다. 백경주씨는 선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를 용서해다오. 이 몹쓸 애비를 용서해다오.”
선명은 아버지를 노려봤다. 생전 처음으로 아버지를 쏘아보고 있었다.
“저는 아버지 없이 태어난 아이예요. 저는 아버지 없이 자랐어요.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못하고 자랐어요. 이 자리에서 떠나주세요.”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백경주씨도 울음을 터뜨렸다.
“선명아!”하고 부르는 이모를 뿌리치고 선명은 아랫방으로 뛰어가 버렸다. 그것이 부녀의 영원한 이별의 순간이 될 줄은 오직 하나님만 알고 계셨으리라.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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