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철이는 해바라기의 키가 부러웠다. 해바라기는 걸어보고 뛰어다니고 싶었다. 둘은 어느 날 의견이 맞아서 몸을 완전히 바꾸게 된다. 한 포기 해바라기가 된 용철이는 초록나라에도 언어가 있다는 것, 초록나라 모두가 귀가 있다는 것, 초록나라가 자급자족하는 나라라는 것, 식물이 산소공장이라는 것 등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경험한다.
광합성의 경험, 해님은 공평하다는 것, 초록나라 아기는 시끄럽지 않다는 것, 초록나라 모두는 햇빛· 흙· 농부의 은혜와 고마움을 안다는 것, 초록나라에 만세를 부를 줄 아는 무궁화가 있어서 한국의 열사들을 이야기한다는 것, 초록나라에는 욕심쟁이가 없고, 게으름 피우는 자가 없다는 것, 자기 몸을 나누어 모든 생명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것 등을 깨닫는다. 그러나 초록나라에도 ‘가뭄’과 ‘해충’ 등 고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이 용철의 ‘해바라기 공부’였다. 꼬마 학생이 된 해바라기는 자기 실체가 노출되지 않게 조심하면서. 사람의 세계를 체험한다. 용철이의 집에서 용철이 노릇을 하면서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한다. 씨름에서 판막음을 하고, 축구에서 인기 선수가 되고, 학교에서 당번도 한다. 사람은 질서를 지키고, 예술을 사랑하고, 과학을 발전시킨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그러나 사람에게 질병이 있다는 것, 서로 다툰다는 것 등에 실망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해바라기의 ‘사람공부’였다. 어느 날 두 주인공은 서로를 찾아와 몸을 바꾸고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