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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산책

아빠와 함께 산책

[ 양장 ]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7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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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쪽 | 256g | 189*230*10mm
ISBN13 9788955824070
ISBN10 8955824076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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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폰스는 잠이 오지 않았어요.
“밖에 나가서 산책하고 싶어.”
하지만 혼자서는 감히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폰스는 아빠를 졸라 함께 나가자고 말했어요.
아빠는 졸리고 너무너무 피곤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폰스랑 함께 나가기로 했어요.
“한밤중에 무얼 하려고! 밤에는 잠을 자야지!“
--- p.7-8

“토끼도 자고, 채소가게 아저씨고 자. 개구리도 자고 황새도 자.
네 친구들도 모두 자고 있단다. 아빠도 얼른 다시 잠을 잤으면 좋겠다.
...
파리들도 가만히 잠을 잔단다. 깜깜한 밤에 날아다니다가는 자칫 길을 잃어버릴지도 모르니까.
심지어는 곰들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잠만 잔단다. 물론 한겨울에 그렇단 말이야.”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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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 에를브루흐의 그림책에서 아빠와 어린 아들은 잠의 문턱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서있다. “한밤중, 폰스는 잠이 오지 않습니다. 폰스가 생각합니다. ‘밖에 나가 보고 싶어.’하지만 혼자서는 감히 그럴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빠가 어쩔 수 없이 폰스랑 함께 나가게 되었습니다.”아들은 단잠을 자던 아빠를 깨우고, 느닷없이 깨어난 아빠에게는 어린 아들의 요구를 거절할 힘이 없다. 그래서 아빠와 아들은 한밤중, 세상 모든 어린이들의 친구인 달님의 안내를 받으며 밤거리를 산책한다. 그리고 그곳에서만큼은 빨간 망토를 두른 미키마우스가 하늘 위를 날아가고, 커다란 고릴라가 손목시계를 찬 손을 내밀고, 토끼와 개와 북극곰과 딸기를 나르는 물고기와 다정한 얼굴의 나무들이 모습을 나타내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밤은 회색과 파란색 그리고 노란색 색종이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만들어내는 하나의 거대한 콜라주이다. 그리고 이 색깔들은 밤의 어둠 앞에 길게 늘어선 집들의 벽과 길들로 나타난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고 잘라내고, 그것들을 색의 조합 속에서 아빠와 아들이 걸어가고 있는 일련의 꿈만 같은 현실의 풍경으로 결합시켜 보여준다.
어른들의 피곤함을 상징하는 긴 외투를 입은 채 졸린 얼굴로, 하지만 다정하게 아빠는 터덜터덜 걸어간다. 그리고 다시금 누리게 될 편안한 휴식과 달콤한 잠을 엿보며, 어린 아들에게 토끼와 개구리와 황새와 파리와 북극곰, 그리고 친구들과 할머니와 할아버지 등, 모두가 잠이 든 밤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한밤중, 주위는 온통 깜깜하기만 하지.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말이다.”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그리 많지 않은 말들이 주어질 뿐이다. 하지만 그 말들은 이내 날개 달린 말이 되어 어린이들이 세계로 훨훨 날아오른다. “인디언도 잠을 자고, 카우보이도 잠을 잔단다. 심지어 곰들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잠만 자지.”
어른들이 말하는 게 다 나름 일리가 있는 말이라 할지라도, 어른들도 물론 잘못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어른들은 늘 그렇듯, 직접 경험한 것이나 가능한 일이란 전제 아래에서만 모든 것을 보고 듣고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인 아빠는 어두운 밤의 세상이 자신의 아들에게만 열어 보여주는 신비로운 세계를 전혀 예감하지 못한다. 신비로운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린이들에게만 허락되어 있다. 그래서 아빠에게는 단지 지루하고 가느다란 선으로만 느껴지는 것들에서 어린 아들은 거대하고 환한 세상을 바라본다. 그렇게 해서 어린 아들은 아빠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그러고는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은 어쩌면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한스 요아힘 노이바우어 Hans-Joachim Neubauer(문학박사,평론가,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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