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리더의 모습
3년 넘게 4평 남짓한 조그만 기숙사 방에서 함께 동거한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지켜본 조영일 과장은 배울 점이 참으로 많은 사람이다.
우선 그는 ‘닮고 싶은 인품’을 가졌다. 그와는 열두 살의 나이 차이가 있지만, 그와 함께 있으면 그런 나이 차가 무색할 만큼 정말 편하고 부담이 없다. 지금까지도 내게 존댓말을 쓰는데, 그것이 억지스러움이 아닌 자연스러운 높임이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 또한 함께 사는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강해 항상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를 할 때는 아주 진솔하고 편하게 대해 주기 때문에 그와의 대화는 꾸밈이 없고 막힘이 없다. 그는 인생의 선배이자 친구였으며, 동료였고 아버지였다.
그는 전략적 사고의 소유자다. 그는 이전 직장에서 과장 직급으로 근무하다가 우리 회사로 이직하면서 대리로 입사했다. 그러나 뛰어난 업무 능력으로 입사 3년 만에 당당하게 다시 과장 직함을 달았다. 그의 기획력과 추진력은 회사 내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 경험할 수 있었고, 모든 일을 계획적으로 문제없이 해냈다. 한번은 그의 업무 노하우에 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반드시 무슨 일을 진행하려면 머릿속으로 큰 그림을 그려 놓고 구상해야 한다고 했다.
일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의 정의를 내린 후 현재의 수준을 파악하여 어떤 상태인지 철저하게 분석한다. 그런 다음 그 이치가 분명할 때 과감하고 빠르게 실행한다고 했다. 그리고 거기서 끝이 아니라 일의 마지막은 ‘관리’라고 했다. 일이 완벽하게 진행되어 마무리가 되었어도 반드시 그 일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모든 단계는 기록으로 남기면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차후 그의 조언은 나의 업무 진행에 매우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독서 습관을 가졌다. 한 달에 반드시 세 권 이상의 책을 읽는데, 업무와 관련된 책에서부터 어학, 여행, 사진, 요리, 운동 등 분야도 다양하다. 그는 책을 사면 먼저 구입한 날짜를 맨 앞장에 적은 후 날짜를 정해서 그때까지 모두 읽는다고 했다. 읽고 나서는 간략한 내용과 읽은 기간, 책의 보관 장소까지 기록해서 파일로 보관하고 있었다. 자신이 읽은 많은 책 중 가장 으뜸이 되는 몇 권을 골라 선물로 주곤 했는데, 나는 그 책들을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그는 근면하고 성실하다. 기숙사 방 안의 알람시계는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울렸고, 그는 단 한 번도 어김없이 그 소리를 듣고 깨어났다. 한참 젊은 나보다 빠르고 바쁘게 아침을 맞이했고, 그렇게 사무실로 출근해서는 가장 먼저 전등 스위치를 켜 사무실을 밝힌다. 간단한 정리정돈을 마친 후 동료들을 맞이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또한 자기 업무 외의 일이나 동료의 부탁, 봉사활동 등에도 가장 적극적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나 앞장서서 일을 시작하고, 잔꾀나 요령을 피우지 않고 열성적으로 임한다.
그는 흔히 말하는 주말부부라서 항상 수요일 저녁이면 서울에 올라갔다가 다음날 새벽 다시 진천으로 내려왔다.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이 있어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매주 서울과 진천을 오르내렸다. 회사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성실한 남편이자 아빠였다. 나는 생각만 해도 피곤한 일인데, 그는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그는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가졌다. 사실 그는 훌륭한 외모의 소유자다. 날렵한 턱 선과 오뚝한 콧날, 매력적인 눈매, 훤칠한 키(?)로 호감이 가는 미남형이다. 게다가 항상 미소를 짓는다. 어려울 때나 난감할 때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동료들을 대할 때는 항상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그런 모습에서 알 수 있듯 매사에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치열하고 충실하게 산다. 비록 결과가 좋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성취가 없더라도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어’, ‘인생은 새옹지마다’, ‘이 결과가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야’라며 매우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맞이한다.
이렇게 조영일 과장은 모든 모습에서 온 몸이 배울 점으로 가득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에코넷에서의 그의 몫을 기대하고 또 기대하며, 여러 서번트 리더들 중 한 사람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은성 | 유니베라 경영지원팀
---‘6장 섬기는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