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팥죽 한 그릇 주면 호랑이를 쫓아 주지.”
옛날, 산 아래 팥 농사를 짓는 할머니가 살았다. 어느 가을날 집채만 한 호랑이가 나타나 팥죽을 쒀서 자기만 달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쎄, 할머니를 잡아먹겠단다. 할머니는 너무 분해서 팥죽을 만들며 꺼이꺼이 운다. 그러자 밤톨이 떼구루루, 맷돌이 쿵쿵쿵, 동아줄이 스르르, 멍석이 둘둘둘, 지게가 뒤뚱뒤뚱 다가와 할머니가 왜 우는지 묻는다. 그러고는 팥죽 한 그릇만 주면 호랑이를 쫓아 주겠다고 한다. 팥죽을 먹은 밤톨은 아궁이 속에, 맷돌은 부엌 바닥에, 동아줄은 부엌문 옆에, 멍석은 마당에, 지게는 마당 귀퉁이에 숨는다. 그러다 호랑이가 나타나자 힘을 합쳐 커다란 호랑이를 멋지게 쫓아 준다. 다섯 친구가 저마다 특성과 기능을 살려 호랑이를 물리치는 장면들은 그야말로 유쾌하고 통쾌하다. 『팥죽 할멈과 호랑이』는 호랑이 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 민담이다. 해학과 재치가 넘치는 이 이야기를 소중애 작가가 특유의 구수한 입말체와 리듬 있고 간결한 글로 새롭게 구성했다. 재미나고 풍성한 의성어, 의태어가 반복적인 이야기에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가는 기존 책들과 달리 할머니를 좀 더 씩씩하고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공들여 농사지어 동네 사람들과 나눠 먹으려던 팥죽을 저만 달라는 호랑이가 괘씸해 눈물을 후드득후드득 떨어뜨리는 할머니의 억울함에 공감이 절로 생겨난다. 아이들은 억울한 할머니와 다섯 친구가 펼치는 통쾌한 승리에 함께 기뻐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살아 있는 그림 김정한 작가는 자유로운 먹 선과 과감한 붓질, 밝고 화려한 색으로 색다른 ‘팥죽 할멈과 호랑이’를 보여준다. 가난하지만 유쾌하고 씩씩한 할머니, 무시무시한 호랑이, 의인화된 밤톨과 맷돌, 동아줄, 멍석, 지게의 캐릭터가 유머 있고 생생하게 살아 있어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낸다. 그중 특히 빨강, 노랑, 초록색으로 무장한 개성 있는 호랑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장면마다 할머니와 함께하는 강아지를 찾아보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