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1년 01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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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434g | 148*210*30mm |
ISBN13 | 9788963720302 |
ISBN10 | 8963720306 |
발행일 | 2011년 01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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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434g | 148*210*30mm |
ISBN13 | 9788963720302 |
ISBN10 | 8963720306 |
누군가의 아내이었고 누군가의 엄마였던 한 여자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 여인의 죽음은 이 가족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아빠는 벤과 딜런과 제리에게 가족 모두 항해를 떠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한 뒤 다니던 직장에 휴직계를 내고 집과 살림살이를 정리하는 한편, 항해 준비를 한다. 엄마를 잃었다는 것조차 실감이 나지 않는데 엄마의 냄새가 밴 물건들이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벤과 딜런 그리고 제리는 당황한다. 엄마를 잃은 것도 슬픈데 엄마의 흔적마저도 강제 삭제 당한다. 벤은 아빠 몰래 엄마의 사진 한장을 책 속에 숨기는데 성공을 한다.
항해를 나가서도 아빠는 선장의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빠로서, 선장으로서 의무에는 등한시 한다. 아빠가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한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은 언제나 벤이다. 좁은 공간에 갇혀 사는 세상,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없는 답답함, 끝없이 추락하는 기분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어려움들에 대처하다가 보면 엄마를 잃은 슬픔, 아빠에 대한 불만, 좁은 공간에 갇혀 사는 생활에 대한 불만 등 자기 감정을 살필 여력이 없다.
버류다 지역을 지나던 중에 배는 길을 잃었고 아빠는 보호 장구가 풀린 채 사라졌다. 아빠가 있을 때도 많은 부분을 벤 혼자 감당 해 내야했지만 아빠가 사라진 지금부터 배에 관한, 딜런과 제리의 안전에 관한 모든 책임은 벤에게 온전히 주어졌다. 심한 비바람은 계속 되고 배는 결국 작은 섬 사이에서 100M 정도 떨어진 두개의 바위틈 사이에 끼어 버렸다. 섬을 바라보았지만 해변은 보이지 않았다. 바다에 잠긴 선미로 파도가 칠 때마다 물이 넘쳐 들어오고 배는 점점 더 기울어가고 있다. 그들은 작은 구명보트인 딩기에 실을 수 있는 물건들을 갈무리했다. 안전함도 잠시 그들은 외로웠다. 상황이 어떻든 삶이 놀라운 것은 계속 된다는 것이다. 뜨거운 햇살과 굶주림....... 행여 구조 될 수 있을까 해서 바닷가를 떠나지도 못한 채 일주일을 버텼다. 배가 눈앞에서 완전하게 사라지기 전에 뭐라도 건져오고 싶었던 벤과 딜런은 딩기에 제리를 남겨두고 배를 다시 찾았다. 벤이 감춰뒀던 엄마의 사진을 갈무리하고 아빠의 침상 베개 속에서 발견한 엄마의 앞치마를 챙겼다. 엄마가 늘 입었던 것...... 섬에 딩기를 대기 직전 딩기는 파도에 휩쓸렸고 엄마의 앞치마를 비롯하여 딩기에 갈무리 했던 물건들을 잃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주머니 속에 넣은 엄마의 사진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아빠가 사라진 직후에 발견한 종이 한 장에서 벤은 아빠가 자살했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조난 구조 신호 장치다. 그러나 그것은 아빠의 실종과 함께 사라졌다. 아빠가 자살을 한 것인지 단순 사고인지 알수 없다. 그러나 내 마음은 아빠가 자살을 했다는 벤을 따라가고 있다.
지금 있는 곳의 위치를 모른다. 섬에 대하여 아는 바도 없다.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배는 고픈데 먹을 것은 없다. 그들 스스로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을 구해야했다. 어떤 것을 먹어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나하나 먹어보면서 먹을 수 있는 것인지 알아가야 하고 먹는 방법들을 터득해야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막내 제리가 배 속에다 무엇인가 숨겨가지고 오면서 아기가 배속에서 자라는 것 같다는 말을 할 때, 제리의 품에서 물고기가 떨어졌을 때는 모습은 풋 웃음이 난다. 오랜만의 포식에서 오는 행복을 보면서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얻는 자잘한 기쁨들, 평안함의 총체가 행복이란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먹을 것을 구하러 갔던 딜런의 다리가 부러졌다. 부러진 다리는 낫는 것이 아니라 감염되어 덧나고 있다. 감염으로 인해 고열에 시달리는 벤을 보면서 벤은 딜런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러나 벤은딜런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가야만 했다. 아픈 딜런과 다섯살 박이 제리를 두고 떠난 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오직 한 가지만 생각했다. 딜런과 제리를 살리기 위해 어떻게든 사람들이 있는 곳까지 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돌아오는 것뿐이다.
다행히 벤은 사람들을 만났고 딜런과 제리는 제 때 구조될 수 있었다. 병원으로 아빠가 찾아왔다. 아빠는 사고가 있었다고. 아빠가 구조 된후 아빠도 한 달을 넘게 아이들을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았다고 했다. 결국 아빠는 아이들을 포기하고 일을 다시 시작했지만 ....... 아빠는 어제 아이들에 관한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왔다고 했다. 좋아하는 제리와는 달리 벤의 태도는 냉랭하기만 하다. 화가났느냐는 아빠의 말에 대 놓고 벤은 증오한다고 하는데 가슴이 아프다. 뭐가 문제냐고 되묻는 아빠에게 벤은 아빠는 자살을 하려했고 그 덕분에 딜런과 제리가 죽을 뻔 했다며 집에 가자는 아빠의 말에 자신은 아빠와 집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 한다.
벤은 딜런과 제리와 함께 사는 생활을 생각했었다. 아빠가 없어도 동생 둘은 충분히 거둘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빠가 돌아왔다. 그리고 아빠는 우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말하는 등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벤은 항해를 떠나기로 되어 있었다. 아빠는 자기 인생에서 아내가 어떤 존재인지, 아내가 죽자 어떤 심정이었는지 담담히 이야기했다. 벤이 떠난 후 남겨질 동생들을 생각해 보라고 했다. 딜런은 벤만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벤이 없으면 딜런과 제리는 힘들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리고 엄마의 향낭 주머니를 벤에게 내밀었다. 엄마를 데려올 수 없으므로 엄마의 물건을 가져 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부득불 떠나겠다는 벤에게 아빠는 돌아올 때 탈 비행기 표 값을 주었다. 그리고 아빠는 제리를 안고 택시에 올랐다. 부두에 혼자 남겨진 벤은 엄마 사진을 꺼내보고 엄마의 향낭을 얼굴에 갖다 댔다. 그리고 알았다. 자신이 아빠를 닮았다는 사실을. 벤은 기억해 냈다. 아기가 죽은 날 밤 아빠의 목소리를. 다시 그날의 아빠 목소리를 들었다. 하나뿐인 아빠의 목소리를. 그들은 다시 모였다.
처음에는 사라진 아빠에 대하여 내가 느끼던 것도 벤과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빠에 대한 오해를 풀고 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당황스러웠다. 그렇게 완고했던 벤이 아빠에 대한 감정을 풀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다. '벤이 왜 돌아갔을까?' 되물어 보면서 꼼꼼히 이야기를 되짚어 보았다. 벤이 물어 잠기어가는 배에서 엄마의 앞치마를 찾았을 때 잠깐 어느 날 밤 이야기를 떠올렸었다. 그 기억과 엄마의 향낭을 전해주면서 아빠가 했던 이야기, 아기가 죽던 날 밤의 아빠의 목소리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벤은 아빠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아빠가, 동생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믿게 되어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작품 전체에 흐르는 긴장감, 어려움 속에 피어나는 형제애가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상실감은 아이나 어른이나 같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옛날 옛날에, 두려움이 많던 남자가 있었다. 서재 안에 있으면 안전했지만, 외로웠지. 가까이 있는 섬에 아름다운 여인이 살았어. 상어 떼가 밤낮없이 섬 주위를 맴돌았지. 남자는 선택할 수가 있었다. 문을 닫고, 여인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외롭게 사는 거야. 아니면 밖으로 나와 물로 뛰어들거나. 남자는 뛰어들었다.” (332쪽)
결혼을 한다는 것은 상어 떼가 밤낮없이 맴도는 바다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아이라도 낳는다면 바다에서 나올 생각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주인공의 ‘아빠’가 생각하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다. 처성자옥(妻城子獄)의 ‘아빠’식 표현이다. 이 책이 청소년 소설임을 감안하면 여느 성장 소설과 다르게 평가할 수 있는 지점이다. ‘아빠’는 그랬다. 결혼이 두려웠고 평생 아빠로 사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아내한테 기댔다. 그런데 사랑하는 아내가 교통사고로 죽자 자신을 지탱해 줄 아무것도 없게 되었다. 그래서 학교에 휴가를 내고 세 아들과 함께 열두 달 동안 바다에서 보내기 위해 떠난다.
주인공인 열다섯 살 벤은 집을 떠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열한 살 딜런이나 다섯 살 제리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아빠’는 막무가내로 일을 추진한다. 딜런과 제리는 어려서 별다른 의사 표현을 못하지만 벤은 아빠와 사사건건 충돌한다. 그렇다 보니 배에서 보내는 날들은 끔찍하고, 서로를 이해하기는커녕 미움만 더해간다. 그러다가 아빠가 실종되는 사고까지 일어난다. 세 형제는 바하마와 버뮤다 사이 어디쯤에서 길을 잃는다. 9미터가 넘는 파도에 흔들리며 강풍과 싸우고, 배를 산산조각 내버릴 것 같은 폭풍우에 맞선다. 겨우 폭풍우가 물러나자 배는 난파하고 형제들은 물도 없는 무인도에 표류한다. 세 형제는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하나 체득해 나간다. 굶주림에 시달리다 제리가 작살로 고기를 잡아왔을 때의 기쁨이라니!
나는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고 고릴라처럼 가슴을 두드리고는 제리를 들어 올려 무등을 태웠다. 딜런은 우리 뒤를 따라오며 손으로 나팔을 부는 시늉을 했다. 제리는 웃으면서 가늘고 높은 목소리로 나에게 명령을 내렸다. 우리는 소리를 지르고 빙빙 돌면서 모래를 헤치고 나뭇잎을 색종이조각 뿌리듯 뿌리고 언덕 위를 달려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다. 그러고 제리는 바위 위에 우뚝 서서 작살을 휘둘렀고 딜런과 나는 개처럼 울부짖었다. 그러다가 힘이 빠졌다. 우리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고기가 모래 위에 누워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고기가 우리 저녁거리고 이제 요리를 할 생각이었지만, 일단 서서 고기를 감상하며 그 물고기가 우리 발치 모래 위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기적 같은 현실에 감탄했다. (250쪽)
무인도에서 자생력을 키워갈 무렵 딜런이 절벽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난다. 상처가 심각해져 벤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선택을 해야 한다. 어린 동생 제리를 보살피며 죽어가는 딜런을 지켜봐야 할지,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난파당할지도 모르는 바다로 나가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돌아오지 못한다면 딜런과 제리가 죽을 수도 있다. 벤은 마침내 엔진과 선실을 갖추지 않고 주로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항해하는 소형 요트인 딩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다행히 이튿날 발견되어 구조되고 잇따라 동생들도 구하게 된다. 죽은 줄 알았던 아빠도 돌아와 사고였음을 밝힌다. 그렇지만 적대감을 키워가며 아빠만큼 키가 큰 벤은 아빠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다가 아빠의 진심을 알고 홀로 떠나려던 것을 그만둔다.
2010년 미국 도서관협회의 ‘올해의 청소년 책’ 로 선정된 가족표류기는 사춘기 남학생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15소년 표류기나 로빈슨 크루소와 같이 항해, 무인도 표류 등 흥미진진한 모험이야기도 관심을 끌 만 하고 한창 사춘기 시절에 마치 군대처럼 절대복종을 강요하는 아버지의 행동에 대한 반발과 어린 두 동생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책임감등은 한창 피가 끓고 뭐든지 가능할 것만 같은 고 나이또래 아이들에게 많은 공감대가 형성될 듯 하다.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큰 슬픔에 빠진 벤의 가족에게 견디기 힘든 더 큰 시련은 바로 아빠의 갑작스런 행동이다. 아내의 죽음을 견디지 못하는 아빠는 현실도피의 하나로 1년동안의 항해를 강행하게 된다. 15살의 벤, 11살의 딜런, 5살 꼬마 제리를 데리고 떠나는 이 장기간의 항해에 있어서 아이들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빠는 일절 상의도 없이 혼자 모든것을 결정해버린다. 이러한 반발은 항해내내 계속되는데 특히 아빠에 대한 벤의 감정은 극을 달하게 된다.
좁디좁은 배안에서 자신만의 공간도 없이 아빠의 독재적인 명령에만 따라야 하는 그 생활들이 지긋지긋하기만 하다.
그런 그들은 어느 날 아빠의 실종과 함께 큰 폭풍우를 만나게 되고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삼형제의 무인도생활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두 동생에 대한 벤의 사랑과 책임감은 더 강해지고 그들을 살리기 위한 행동도 감행하게 된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삼형제에게 있어서 아빠의 존재는 매우 따스하고 소중한 존재일꺼라 생각했다. 그러나 책 속의 아빠는 전혀 반대이다. 한창 감수성 예민할 때 특히 이런 강압적인 아빠의 존재는 큰 반항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아빠의 그러한 행동은 아내의 죽음에 대한 충격과 슬픔을 견디지 못한 하나의 돌파구일수는 있겠지만 남은 자녀들에 대한 책임감과 엄마잃은 슬픔을 다독여줄 수 있는 아빠의 모습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러나 비록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도 힘든 시기였지만 그래도 이런 크나큰 고난과 경험을 통해 벤은 아빠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고 동생들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게 되면서 한층 성숙된 자아가 형성되리라 생각된다.
작가가 항해에 대한 많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벤의 가족이 겪는 항해의 모습은 굉장히 리얼하고 흥미진진하다. 영화로도 나온다면 참 좋을 내용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