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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는 풍경

해 뜨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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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5쪽 | 390g | 153*224*20mm
ISBN13 9788971155660
ISBN10 8971155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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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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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해남 두륜산 자락, 명지봉 너머 까막골짜기 중턱 언덕바지에 흙집이 한 채 있다. 자칫 흙무더기처럼 보이는 흙집은 폭삭 삭은 채로 꺼져들어 있다. 아무도 찾아오는 이 없는 그 흙집에 평생 소리공부로 늙은 한 여인이 살고 있다. 잘 빗어 넘긴 쪽진 머리에 무명저고리와 남청색 치마를 입고 북통을 두드리며 청을 가다듬고 있는 것이다. 참빗으로 쓸어내린 듯 정갈하고 도깨비불이라도 매단 듯 활달한 그 소리에는 오랜 독공의 진기가 서려있다. 소리에도 정절이 있다고 배웠던 여인은 제 몸 간수하듯 올곧게 소리를 지켜왔다. 여인은 소나무 널빤지로 짜인 흙집의 마루에 앉아 시린 겨울이 몇 번 지나는 지도 잊고 그렇게 한 세월 소리공부로 늙어났던 것이다. 흙집에 소리꾼 일행이 찾아든 것은 산벚이 한창 피어오르던 봄날 해거름이었다. 짐꾼인 듯 지게를 걸머멘 사내가 먼저 들어서고, 뒤이어 불에 그슬린 탱자나무 지팡이를 짚은 늙은 사내와 북통을 멜빵걸이 한 열예닐곱 앳된 처녀가 들어섰다. 짐꾼은 우북하게 자란 마당의 풀을 작대기로 휘-휘- 저어 길을 내더니 어깨에 걸고 있던 지게의 짐들을 토방에 부렸다. 겉보리 한 섬과 짠지 한 독, 누비이불 한 채였다. “소리에 고름이 배이기에는 딱 그만이시.” 흙집이 맘에 들었는지 노인은 흡족한 표정이었다. 여러 해 사람 손이 타지 않은 흙집은 빗물과 바람에 여기저기 씻겨나간 채 --- 「득음(得音)」 중에서

극장 수위와 청소부 여자가 매표소 앞에서 종이박스를 깔고 앉은 채 자판기 커피를 홀짝거린다. 궁상맞은 입성에 표정까지 일그러진 두 사람은 참말로 쓴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같다. 곱지 않은 시선으로 놈을 쳐다보는 두 사람의 손에서 종이컵이 구겨진다. 분위기로 봐서는 깔고 앉은 종이박스라도 구겨버릴 기세다. 커피에 카페인 성분이 들어 있다는 말은 참말인가 보다. 한눈에 보기에도 흥분한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은 놈을 향해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만 같다. 제발 그래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한 달 동안 마실 커피를 한꺼번에 털어 넣고 미친 듯이 놈을 물어 뜯어버렸으면 좋겠다.놈을 외면한 채 얼른 지나쳐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나는 자전거 페달에 바짝 힘을 준다. 엉덩이까지 들어서 힘껏 눌러 밟은 페달이 철거덕 소리를 내며 헛돌고 만다. 발에 힘이 너무 들어갔나, 그만 체인이 벗겨지고 만다. 이놈의 자전거는 중요한순간에 꼭 말썽을 부린다. 젠장, 오늘도 초장부터 꼬여든다. 나에게 언제 재수 좋은 날이 있었던가? 되는 일 없이 얽히고 꼬이는 것은 내 지나온 삶이자 앞으로 펼쳐질 내 미래다. 쉽게 말하자면 사는 게 만날 그 모양 그 꼴이란 얘기다.
--- 「해 뜨는 풍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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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현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작가다. 그의 작가적 시선은 냉소적이지만 가슴은 넓고 뜨겁다. 그는 우리 사회의 밝은 곳보다는 어두운 면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인간애의 정신으로 껴안는다. 「서울의 달」에서 보여주듯 오늘의 현실적 삶에서 실패한 루저들은 절망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서울에 와서 만나본 고향 친구나 선후배들이 고통스러운 삶의 현실 속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해뜨는 풍경」역시 신문배달부의 눈에 비친 오늘의 현실을 시니컬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와 강자들 틈바구니에서 세상을 보는 화자는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손병현은 점액질의 전라도적 정서를 잘 살려내는 작가이기도 하다. 특히「득음(得音)」에서는 서정적 문체로 남도의 한을 성공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문순태 (소설가)
손병현의 소설에서는 고단한 삶의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희망을 알지 못하는 하릴없는 청춘들은 그가 즐겨 선택하는 단골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청운의 꿈을 품고 상경한 서울의 배반에 괴로워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부당한 편견의 희생양이 되어 사회의 암적 존재로 치부되기도 한다. 어디에도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허덕허덕 살아갈 뿐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들이 내뿜는 단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벌거벗은 삶의 진경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걸쭉한 남도 사투리로 재현되는 그 삶은 한국 근대문학 백 년의 전통이 쌓아올린 소설의 저수지이기도 하다. 해학과 풍자, 그리고 진한 삶의 페이소스가 우러나는 그의 소설은 이 잃어버린 한국 소설의 근원을 상기시킨다. 그 모습은 (이제는 갈채가 사라진 길이기에) 애처로우면서도 (여전히 득음을 향한 소리꾼의 자세를 잊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쾌하다.
신수정 (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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