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라는 수험생은 인문계열이다. 수능 성적은 국, 영, 수, 탐구 백분위 기준으로 400점 만점에 290점이다. 영역별 평균 백분위는 72.5점, 4등급의 애매한 성적이다. 인서울은 꿈도 못 꾼다. 현실적으로 경기권 이하의 대학을 지원해야 한다. 100이면 99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100명 중 단 한 명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 바로 예체능으로 계열을 돌리는 것이다. 현재 A가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은 한신대, 강남대, 성결대 등이지만, 만약 예체능으로 돌린다면 국숭세단-광명상가 선의 대학도 가능해진다. 조금 더 무리한다면 중경외시도 노려볼 만하다. …
예체능 입시 중 가장 저평가된 입시는 바로 체대 입시라고 생각한다. 더 높은 레벨의 대학 입학을 위해 체대 입시를 제안하면, 학부모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
“체대 나와서 뭐해요?”
“… 제가 모 일간지 교육섹션 기자로 일할 때 편집장님이 서울대 졸업생이었습니다. 그런데 미술학과 출신이었어요. 학과에 상관없이 서울대를 졸업한 사람은 서울대 동문입니다. 입학할 때는 학과를 따지지만 졸업하면 학과가 아닌 학교를 따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
필자가 체대 입시 전략서를 출간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필자의 책으로 체대 입시라는 틈새시장을 이해하고, 그동안 생각했던 체대와 관련된 각종 오해를 씻어내보자. 분명히 다른 세계가 보일 것이다.
_머리말


체대 입시는 정말 매력적이다. 머리말에서도 언급했지만 가장 큰 매력은 레벨업이다. 본인의 수능 성적으로는 꿈도 꾸지 못할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 학과 이름도 예전처럼 사체과(사회체육과) 또는 생체과(생활체육과)같이 진부하지 않다. 이제는 레저스포츠, 스포츠의학, 국제레저스포츠와 같이 ‘뭔가 느낌 있는 이미지’의 학과로 거듭났다.
몇 년 전 재수생 B에게 한양대 레저스포츠학과를 권유했다. B의 수능 성적은 국어 2등급, 수학 2등급, 영어 1등급, 탐구 2등급이었다. 일반 학과를 고집하자면 홍익대 경영학과가 안정적이었다. 독자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겠는가?
_1장 누구나 알고 싶은 체대 입시의 비밀


체대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실기과목이라 할 수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체대뿐 아니라 미대, 음대 등 모든 예체능 학과의 특징이기도 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예체능 학과는 실기 때문에 일반 수험생들이 쉽게 넘보지 못한다. 실기가 일종의 진입장벽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100퍼센트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형식적이고 느슨한 진입장벽도 많기 때문이다.
정시에서 실기고사 없이 수능 성적 100퍼센트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체대도 적지 않다. 경희대 스포츠의학/골프산업학과와 한국외대 글로벌 국제스포츠레저학과가 대표적이다. 실기가 없는 대신에 합격자 수능 성적은 실기고사가 있는 대학에 비해 높은 편이다. 경희대 스포츠의학과 합격자의 평균 백분위는 92.8점(2등급), 골프산업학과는 89.9점(2등급)이었다.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과는 평균 83~89점 사이에서 합격자가 결정된다.
실기가 있지만 누구나 합격 가능한 실기고사를 채택한 대학도 있다. 한양대 스포츠레저학과의 실기종목은 30미터 달리기 후 사이드스텝 15회와 모래주머니 들고 달리기(30미터×2회)의 2개 종목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실기고사를 일주일 앞두고 준비해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등급제가 아니고 Pass 또는 Fail만 따지기 때문이다.
_1장 누구나 알고 싶은 체대 입시의 비밀


체대 준비생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10명 중 9명은 관련활동이 적은 것 같다고 대답한다. 오히려 필자는 ‘많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말이다. …
필자는 학급반장, 부반장, 동아리활동, 헌혈로 관련활동의 범주를 확대한다. 먼저 헌혈을 생각해보자. 웬만한 고등학생이라면 헌혈1~2번 정도는 해봤을 것이다. 헌혈은 한 번에 봉사시간 4시간을 인정해주는 데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도 올릴 수 있는 스펙이기 때문이다.
헌혈은 신체 건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다. 그리고 체육학과의 기본은 바로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이다. 넓은 범위에서 체육 관련활동인 것이다. 예컨대 자소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았다고 가정해보자.

2달에 한 번씩 헌혈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헌혈을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살이 쪄서 수치가 높다는 겁니다. 여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그런 창피를 당하다니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때부터 열심히 운동하고 식단관리도 했습니다. 3개월 동안 15킬로그램을 빼서 헌혈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살을 빼니 몸도 가벼워지고 자신감도 생기더군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이어트트레이너가 되고 싶어서 체대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같은 스토리(실제 스토리이기도 하다)를 읽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헌혈도 아주 훌륭한 체육 관련활동이 될 수 있다.
_2장 체대 입시용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써야 할까?


제자 B에게

이 책을 집필하다 보니 그날의 일이 문득 떠올랐단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라니요? 거기는 예체능 아닌가요?”
깜짝 놀라며 되묻던 네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명하구나. 단 한 번도 생각지도 못한 카드였을 테니 말이다. 합격 여부를 떠나, 지원을 결정하는 데까지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너와 나, 정말 고민이 많았지. …
4월 어느 날 새벽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장문의 문자메시지가 와 있더구나. …

학과 생활에 정말 만족하고 있어요. 입학 전에는 똥군기를 걱정했는데, 그런 건 진짜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선배들도 좋은 사람들이고 배울 점이 참 많아요. 졸업 후에도 이렇게 다양한 진출 분야가 있는 줄 미처 몰랐어요.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선생님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스포츠전문기자, 스포츠분쟁전문 국제변호사, 스포츠매니지먼트, 체육관련 공공기관 또는 국제기구 전문가 등의 다양한 꿈을 키우는 모습을 보며 너 또한 자극을 받는다고 했지. 그리고 너도 스포츠외교관이라는 꿈이 생겼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영문과 학생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어. …
하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체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더구나. 그래서 이 책을 집필한 거란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체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풀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말이야.
마치 네가 그랬듯이, 그리고 더 많은 체대 진학생들이 그랬던 것처럼 체대에 대한 오해를 풀고, 체대 입시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면 좋겠구나.
_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