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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의 판타스틱 CSI 여행

캘리의 판타스틱 CSI 여행

: 드라마 속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학수사 이야기

리뷰 총점9.7 리뷰 19건 | 판매지수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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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748g | 152*225*30mm
ISBN13 9791185585413
ISBN10 118558541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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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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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교과서 속에 갇힌 과학만을 줄곧 지켜봐왔다. 마치 장검을 허리춤에 차고 갑옷으로 무장한 기사와 불시에 맞닥뜨린 것처럼 과학과 만나는 순간, 모두들 잔뜩 겁을 집어먹게 된다. 더구나 ‘기술’이라는 말 위에 올라탄 과학이 ‘숫자 병정’들의 철통 같은 호위를 받으며 긴 행렬로 눈앞을 지나쳐갈 때면 우리는 최면에 걸린 듯 멍해지고 어쩐지 압도적인 분위기에 몸과 마음이 얼어붙는다. 이제부터 주인공 캘리가 나서서 과학 기사의 무장해제를 시작한다.
학창 시절 누구나 한번쯤 과학 기사들의 기세등등한 모습에 움츠러들었던 경험이 있기 마련이다. 한참이 지나도 이 거북한 감정은 좀처럼 해소되기가 쉽지 않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 뉴스를 보거나 스타들이 등장하는 쇼를 보며 환호하는 것처럼 과학을 배우는 일이 흥미롭고 신나는 일이 될 수는 없을까? 이 책은 과학과 청년들의 껄끄러운 대면을 강단에서 오랫동안 목격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이기도 하다.
-머리말, 9~10쪽

갑자기 비가 억수 같이 쏟아져 내렸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계속 달려가도 어쩐 일인지 도로에는 오가는 차도 없었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 길가에 선 나무들이 출렁거렸다. 의사가 한 말이 반복해서 마음에 떠올랐다. ‘남겨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가속페달에 올린 발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속도계의 숫자가 점점 올라갔다. 그보다 빠른 속도로 수많은 생각들이 뇌리를 스쳐갔다. 뺨 위로 흘러내린 눈물에서 서늘한 감촉을 느끼며 텅 빈 도로를 거침없이 내달렸다. 차라리 지금 세상을 떠난다면 적어도 마지막 순간을 기다려야 하는 고통은 없으리라. 병원에서 힘겹게 생을 마감하는 것보다 그 편이 낫겠지.
그 순간 고라니 한 마리가 도로로 뛰어들었다. 이 속도로 계속 달리다간 부딪힐 것 같았다. 급히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차가 제자리에서 빙글 돌아 바닥에 떨어졌다.
숲속 나무들이 일제히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하늘이 번쩍이며 천둥이 울렸다. 다음 순간 나는 돌풍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다. 돌풍은 자석처럼 나를 집어삼켰다. 어떻게 해볼 새도 없이 거대한 힘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그 힘은 정신이 희미해져 의식을 잃을 때까지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나를 끌어들였다.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따뜻하게 불을 지펴놓은 벽난로 앞에서 젖은 몸을 말릴 때처럼 잠이 밀려왔다. 더 이상 눈꺼풀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쯤, 나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SEASON 0 여기서 우회하십시오, 27~28쪽

“시신과 혈흔들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으면 사람들 가슴 속에 맺힌 사연들, 욕망들이 한데 섞여서 웅성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하지. 그 수많은 소리 중에서 진실의 소리를 골라내는 일은 쉽지 않아. 자, 이제부터 자네는 이 카메라를 들고 나를 따라오게나.”
나는 그의 지시에 따라 사진을 찍고 증거물을 정리했다. 아직 얼떨떨했지만 과학수사관이 된 것이 비로소 실감 났다.
“로건 반장님과 함께 일하게 되다니 꿈만 같아요. 그런데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요?”
그는 콧잔등까지 내려온 안경을 눈 가까이로 끌어 올리며 말했다.
“두말할 필요도 없지. 자네가 누구 딸인가? 캘리가 회복해서 업무에 복귀하니 나도 무척 기쁘군. 그리고 우리 둘이 있을 때는 편히 말해도 된다네.”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사고로 기억이 나지 않는가 보군. 자네는 나를 삼촌이라고 불렀지.”
- SEASON 2 진실의 베일을 벗기는 피의 증거, 61쪽

‘바로 이거였어.’
사실 내내 마음에 걸리는 점이 하나 있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두꺼운 암막 커튼으로 온몸이 둘둘 감싸져 있었는데 이는 리암의 집 거실에 걸려 있던 커튼으로 밝혀졌다. 용의자는 시신과 분리되지 않도록 침실의 시트로 말아 감싼 후 외부를 암막 커튼으로 한 번 더 단단히 묶었던 것이다. 현장에서 매듭을 풀 때의 상황을 되짚어보았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내 책임인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이 들었다. 당시 라스베이거스로 급하게 출장을 떠나면서 브루노 박사에게 이 점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던 것이다. 범인이 시신을 넣어둔 어두운 전기 가마 속은 파리의 접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 SEASON 3 증인석에 오른 곤충들, 127~128쪽

얼마 전 강변에서 채취한 뼈들을 배열하며 그 특징을 유심히 관찰할 때였다. 이 유골은 폐차장에 세워둔 한 트럭의 운전석에서 발견되었다. 누군가 피해자를 땅속에 묻으려 했다가 추적을 피해 이곳에 버리고 급히 도주한 것 같았다. 유골은 팔다리 부분이 천으로 꽁꽁 묶여 있었다. 더구나 유골의 머리맡에는 곱게 수를 놓은 명주주머니가 놓여 있었고 그 안에 100달러가 들어 있었다.
“경찰이 발견할 당시 팔다리가 묶여 있었어요. 범인이 왜 이런 짓을 했을까요?”
한눈에 보기에도 팔과 다리를 염포로 묶어 염습을 하는 우리의 장례 의식이었다. 우리에게 당연한 관습도 다른 문화에서 성장한 이방인들의 눈에는 기이한 행동으로 비칠 수 있을 것이다.
“제 의견은 좀 다릅니다. 박사님.”
나는 염습에 대해 매컬리 박사에게 설명했다. 인류학자인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아시아의 장례 관습을 이해하고 있으며 내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 SEASON 4 뼈 있는 이야기, 159~161쪽

“오크통에서 발효와 부패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었네요.”
“에구머니나, 그렇군요. 분해되어 생활에 이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면 발효라 부르지만 불필요하거나 유해한 물질이 생성되면 부패라고 하잖아요.”
스펜서는 죽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아 보였다. 그의 이런 행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그가 매일 부검실에서 시신만 만지다 신기가 든 것은 아니냐고 뒤에서 수군거렸다. 오늘 오전 레이의 시신에서 신분증을 찾을 때도 누군가가 곁에 있는 것처럼 지금부터 실례를 해야겠다고 정중하게 말했고 시신의 옷을 벗기거나 증거 사진을 찍을 때도 혀를 차며 자신이 꼭 알아내고야 말겠다고 혼잣말을 했다. 이번에는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오크통 시신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어쩌다 이렇게 되었느냐고 묻는 것 아닌가. 또 방금 전에는 좋은 와인을 고르는 법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의아해 하며 시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스펜서, 지금 이쪽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맞나요?”
“음, 뭐 그런 셈이죠.”
“당신이 물으면 대답을 한다는 거죠?”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거나 충격을 받고 혼란한 상황인 경우에는 대답하지 않을 때도 있어요. 레이가 바로 그런 경우였죠.”
- SEASON 5 시신이 알려주는 사건의 단서들, 182~184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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