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당신의 결론에 동의 못 해요. 신분의 차이가 큰 결혼은 수많은 골치 아픈 문제를 만들어요. 사위가 딸에게 처가 흉보고, 손자들이 외할머니를 창피해할 수 있지요. 딸이 거창한 귀족 행차로 친정에 올 때 우리 이웃에게 경황이 없어 인사를 놓치기라도 하면 즉시 나쁜 소문이 쫙 퍼질 겁니다. (…) 딸아이와 결혼해서 나에게 고마워하는 사위, 또 장모가 ‘자네, 오늘 이리 와서 같이 식사하세’라고 허물없이 말할 수 있는 사위를 원해요.” ---「부르주아 귀족」중에서
“전 신사도가 좋아요. 그분이 저를 위해서 뭘 해주셨다고 해서 전적으로 그분을 신뢰할 수도 없어요. 전 성격이 쾌활해서 잘 웃지만 때로는 진지해요. 저를 구해주었다고 해서 제가 그분의 여자가 다 되었다고 믿는다면 그건 착각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다른 게 더 필요해요. 그분이 제 사랑을 모두 갖고자 한다면, 격식을 갖추어 정식 결혼을 해야 합니다.” ---「스까뺑의 간계」중에서
“애인의 변심은 슬픈 일이지요. 그러나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에요.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봐요. 그보다 사랑을 망가뜨리는 무서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전권을 휘두르는 부모의 횡포예요.” (「스까뺑의 간계」중에서
“나리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귀족들 옆에서 의사 노릇 하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저는 언제나 일반 대중을 위한 의사로 남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중은 편하잖아요. 의료 행위에 대해 대답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해져 있는 의술 규정을 따르기만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건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귀족들은 의사들이 반드시 낫게 해주길 바란다는 점에서 아주 난처한 일이 많습니다.” ---「상상병 환자」중에서
“저를 소개하겠습니다. 전국 방방곡곡, 또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니며 환자를 찾아 고치는 유랑 의사입니다. 제가 잘 고칠 만한 환자들만 찾아다니지요. 저는 사소한 병, 예컨대 미열, 류머티즘, 편두통 따위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아주 심각한 고열이나 심한 가위눌림, 요통, 홍역, 매독, 페스트 등이 제 전공 분야예요. 아주 잘합니다. 이런 종류의 병을 몽땅 가지고 계시다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환자가 되시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