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밥과 국, 반찬들로 차려진 한식을 먹는다. 한식은 우리의 오랜 역사 속에서 늘 우리 곁을 지켜왔다. 배고픔을 달래주며, 먹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때로는 가족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늘 곁에 있었다.
한식은 단순한 먹을거리의 차원을 넘어 민족의 생활과 혼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정치, 경제, 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역사적 유산이자 우리의 문화적 산물이다.--- p.16
한식을 Healthy, Attractive, Natural, Sensible, Imaginable, Korean cuisine의 약자로 영어식 HANSIK으로 표기한 시도도 재미있고 의미 있다.‘최고의 건강식으로, 매혹적이며 자연에 가깝고, 오감을 만족시키면서,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한국 음식’이라는 풀이에는 한식의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 요즘 트렌드인 최고의 건강식, 웰빙음식으로 세상 모든 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매혹적이며, 자연에서 재료를 얻어 자연 그대로의 건강을 담아내어 입과 눈, 코 등 오감을 만족시키며, 세계로 힘차게 뻗어가는 우리의 음식이 한식인 것이다.--- p.19
한식의 장점 중 하나는 웰빙음식이라는 점이다. 우리 선조들은 예전부터 생활 속 먹을거리에서 건강을 추구하여 왔다. 웰빙, 일찍부터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트렌드가 오리라고 내다보았던 것일까? 채소 위주의 식단 구성으로 열량이 높지 않으며 발효음식, 절임음식 등 사시사철 균형 잡힌 영양을 제공하는 것이 한식이다.--- p.36
우리 한식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음식들이 많다. 조상들은 음식을 단순히 음식에 그치지 않고 생각과 의미, 사상을 담아 함께 먹었다. 비빔밥, 탕평채, 구절판, 숙깍두기 등 여러 음식들은 저마다의 의미를 담아 맛을 더하였다. 비빔밥은 섞임의 미학, 융합의 미학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p.57
우리는 고향하면 어머니,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맛있는 음식을 많이 떠올린다. 눈대중으로 대충대충 양념을 해서 무쳐내는 음식들이 어머니의 손을 거치면 새로운 맛으로 태어나, 고향의 냄새가 물씬 풍겨 오르는 맛으로 기억 저편에서 새록새록 떠오른다. 어린 시절 먹었던 그 음식들은 추억이 되고 이야깃거리가 되어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그리운 맛으로 남아 있다.--- p.72
강화순무밴댕이김치
갓 지은 뜨거운 밥에 잘 익은 순무김치를 한 입 베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강화순무밴댕이김치의 아삭하고 시원한 맛은 강화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맛이다. 삼국시대 이전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순무는 일반 무와 달리 수분이 적고 단단한 질감을 가지고 있다.--- p.78
한식의 세계화가 지니는 의미는 한국문화의 세계 전파라는 점이다. 단순히 한식의 홍보와 국가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식의 관광상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이미지를 높여 ‘코리아’라는 브랜드 파워와 가치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 p.122
한식의 세계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정부, 지역 향토음식 및 문화 관련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유기적으로 협조하여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각 지역의 독특하고 풍부한 향토음식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특색 있는 한식점과 연계하는 음식관광코스를 개발하거나 지역식품운동과 연계하여 상품화 및 산업화하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p.125
TV의 한 오락프로그램에서 《뉴욕타임스》에 비빔밥 광고를 싣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뉴욕타임스스퀘어광장의 전광판에 상영된 비빔밥 영상광고가 인터넷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가고 있다.--- p.170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넘어, 하늘을 넘어 이제 불고기는 우주로 가고 있다.(중략)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는 러시아가 진행하고 있는 화성 탐사 모의실험프로젝트 ‘Mars-500’에 김치, 수정과, 한우불고기, 전주비빔밥, 미역국, 부안참뽕음료 등 한국 식품 여섯 종을 공급하기로 최근 러시아연방국립과학센터 산하 IBMP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p.176
옛 맛 그대로가 생각난다면, 시골스러운 풍경에서 자연과 소통하며 정성이 가득한 정갈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질상과 못밥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면 서지초가뜰이 안성맞춤이다. (중략) 우리의 음식뿐만 아니라 생활의 모습, 그 속에 담겨진 수많은 이야기들도 하나의 관광자원인 것이다.--- p.206
뉴욕, 파리, 빈,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를 비롯하여 세계 여러 곳에서 한국인보다 외국인 손님이 더 많은 한식당이 늘고 있다. 미국 뉴욕 미드타운에 위치한 ‘반’이라는 한식당은 세계적인 스타 마돈나, 샤론 스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우리 한식을 맛본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 한식의 우수성을 인?하고 많이 찾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 헤쳐나가야 할 커다란 정글이 앞에 있다. 음식전쟁이라는 정글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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