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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는 아배를

엄니는 아배를

황현욱 | 띠앗 | 2011년 02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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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91쪽 | 300g | 130*210*20mm
ISBN13 9788958540830
ISBN10 895854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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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황현욱
소설가이자 시인인 황현욱(본명 황주상)은 경북 풍기에서 출생했으며 부산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20여 년 동안 KOLON상사 직원, COTLER 한국 지사장, (주)신화 IT 사장 등을 거치고는 1999년에 미국으로 이주하여 10여 년 동안 꾸준히 집필활동을 해오는 한편 창업 자문과 아파트 임대업에 종사 중이다. 문우회 ‘돌멩이(소석)’회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집필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GOD FREE』, 『혼령숙주』와 중·단편소설 『변명』, 『눈물 많은 남자』, 『세월이 약이라더니』 등 다수가 있고, 출판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혼령숙주』와 영문 장편소설『GOD FREE 1(Pathfinder)』, 『GOD FREE 2(Metamorphosis)』 시집 『엄니는 아배를』, 『식인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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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연


에덴동산이 가슴을 내밀어 유혹을 안기던 날
창틀을 비적거리며 햇살 아래 나앉았더니
무화과의 바람에 휩싸인 여인은 고양이가 되었고

낙원에서 쫓겨난 반쪽을 찾아 헤매던 수컷들은
씨 내릴 명당을 가늠치 못해
아무 곳이고 킁킁거리다가
남정네라 불리우는 원죄를 덮어쓰게 되었다는데

두 몸을 한 마음으로 섞자 초야를 밝혀 보았지만
여인은 따사롭던 창의 온기를 잊을 수가 없고
천방지축 날뛰던 남정은 길들여지지 않으려기에

곰과 천자였어야 할 부부는
태초부터 종자와 밭으로 갈렸던 탓이었을까?
성을 뒤집고 생명을 찍어 내대다가
수캐와 고양이로 앙숙된 패설이 되어 버리고

칼로 물 베기란 말을 곱씹고도
쌈박질을 끊어내지 못하는 것은
강에 구슬 목걸이를 빠뜨렸다는 전설 까닭이라 하고
물고 빨아 봤자 계륵 같은 새끼라면서
그들을 엮는 애틋한 보물이라 고집한다

--- p.36



남도 기생


그 해 이월
남도 물길 끝자락에
삼신할미 여느 꿈 따라
가시나이 하나 점지하셨더니

별 닮고 달을 품으며
봉긋 가슴으로 따사론 햇살이 안기더니
어느 때 되어
고웁게도 피었구나

꽃술 영글면 너보다 아릿다울까?
이슬 맺힌데야 네 눈같이 영롱할까?

향이야 어디랴 다르려만
손길 씀씀이 나누어 마음은 천리를 닿고
깊은 속내 명경같이 세상을 밝히려니
부르노라
청해의 꽃이여!
바람 있어
좋은 집 안에 술 익고
정자에 양지 밝거든
꽃 띄워 어르신네 고이고파

겉만으로도 넘치게 화사한데
마음까지 향기로우니
천지신명이여 들을지라
뜻대로 이루소서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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