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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분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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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선 | 가하 | 2011년 03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5.7 리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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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410g | 128*188*30mm
ISBN13 9788993883497
ISBN10 89938834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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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은 알고 있지?”
밑도 끝도 없이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미간에 주름이 졌다.
“무슨 소리야?”
“알고 있잖아.”
“뭘?”
“전쟁이 일어난 이유. 그리고…….”
여기까지가 자신의 한계였다. 그녀의 눈동자에 슬픔이 내려앉았다. 믿고 싶지 않은데,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빈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막막하기까지 했다. 답을 하지 않는 그를 향해 마른 입술을 핥았다. 그의 눈이 그녀의 모든 행동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지 못했다.
“내가 물으면 질문에 답해줄 거야?”
“나에 대해 알고 싶어?”
간절히 알고 싶어. 머리는 그랬다. 하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런 자신의 갈등을 아는지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빈은 차갑게 말했다.
“물어보기만 하면 알려줄 수 있는데. 알고 싶어?”
갑자기 궁지에 몰린 쥐처럼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가슴 깊이 차 오른 답답함을 밀어내며 자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말을 내뱉고 말았다.
“어……, 아니. 알고 싶지 않아.”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가 적국의 장군이라면, 서로 칼을 겨눠 싸워야 한다면. 왜 이제 와서야……. 만약 이번 전쟁으로 모두가 죽는다면. 가슴이 아려 숨을 쉴 수 없었다. 지금껏 한 번도 자신이 약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며칠 전부터 계속 자신을 괴롭혔던 것은 빈의 정체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음을 오늘에야 알았다.
그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매해 자신이 너무나 빈을 기다렸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진과의 대화에서, 아버지의 눈빛에서 그녀는 의심의 싹을 틔웠다. 지금 이런 짓은 결국 확인하는 꼴밖에 되지 않았다.
“가야겠어.”
챙길 것도 없는데 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묻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조개처럼 입을 꾹 다문 채 엉뚱한 소리를 하고 말았다.
“숨이 가쁘잖아. 천천히…….”
코앞까지 다가온 그를 피해 뒷걸음을 치는데 그는 마치 자신의 행동을 읽고 있었던 것처럼 가까이 다가왔다. 눈앞에서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곤혹감을 감추기 위해 눈을 감아버렸다.
“가…… 야…….”
“무엇이 두려운 것이냐. 너는 내가 너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잖아.”
특별한 감정……. 자신 역시 그에게 그런 감정을 갖고 있다 말하면 되는데 아직 그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사람이 말을 하는 것처럼, 눈이 세상을 보는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지 오래였다. 묻고 싶었다. 정말 내가 너에게 특별한 존재냐고. 자신에게 감추는 것이 없느냐고.
“모…… 몰라. 너는 나의…….”
“지기라 하지 말라. 한 번도 너는 내게 지기였던 적이 없었다. 내게 너는 여인이었으며 함께할 반려였다.”
그의 말이 아프게 심장을 찔렀다. 온몸이 파들파들 작은 새처럼 떨렸다. 지금 하는 말이 심장을 뛰게 해야 하는데 왜 이리 아프기만 하는지……. 자신에 대한 감정을 스스럼없이 토해내는 말이 전혀 기쁘지 않은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지. 돌이켜보면 늘 빈은 이리 말했었지만 그녀는 한 번도 그의 앞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 그냥 장난으로 여인이 그리우면 기방(妓房)이나 가라며 웃음으로 상황을 모면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 자신의 말에 상처받은 것 같은 눈동자가 거짓이 아니었단 말인가. 왜…… 다른 이도 아닌 하필 자신을 담았을까? 류사국의 장군이라면 집안 좋은 이들이 수없이 매파를 넣었을 텐데.
가슴속에서 회오리치는 수많은 물음들을 그녀는 어찌 토해내야 할지 몰랐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천천히 눈을 뜨자 저를 바라보고 있는 뜨거운 눈길이 보였다. 그의 눈빛에 자신이 갇힌 것을 보자, 이제는 그가 누구인지 중요치 않았다. 그저 사내라는 것만이 강하게 의식되었다. 뒷걸음질치는 자신을 따라 다가오는 그를 피해 어디든 도망치고 싶었다. 등 뒤에 딱딱한 벽이 와 닿았다.
“갈 수 있으면 가보거라. 내 앞에서 사라질 수 있으면 사라져봐. 하지만 네가 어디에 있든 난 널 찾아낼 것이다.”
“빈아…….”
온몸을 태울 듯한 파란 불꽃을 본 듯했다. 3년 전 그때부터 여인으로 그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팔이 양옆으로 뻗어오더니 자신의 호흡과 시선을 가둬버렸다. 거칠어진 숨결, 붉게 달아오른 얼굴, 오른손이 얼굴에 닿는가 싶더니 손가락이 입술을 쓸었다. 흠칫 숨을 삼키자 희미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네 입술이 얼마나 달콤한지 너는 모르겠지. 오래전 맛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난 여지의 달콤함에 빠져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 세상에 이 맛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지. 문정아……, 네 입술은 그런 맛이었다. 달콤하고 약간 떨떠름하면서……, 그리고 뜨거웠지.”
노골적인 말에 얼벱이 화끈 달아올랐다. 저도 모르게 혀가 입술을 핥았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이 끔찍한 공간에서 구해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입을 열어.”
으음, 입술을 꾹 다문 채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자 엄지손가락이 입술 주위를 쓸었다. 심장이 미친 듯 콩닥거렸다. 자신의 심장소리가 객잔 안에 있는 모두에게 들릴 것만 같았다. 여기에서 입술을 주게 된다면……, 오늘 그에게 여인으로 살아온 자신의 모든 것을 주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진실을 알았다.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빈을 만나러 온 것이었음을. 그에 대한 질문, 의심이 먼저가 아니었다는 것을.
“빈아……, 하지 마……. 안 돼.”
“무엇이 두려운 것이냐?”
사나운 그의 눈동자가 제 가슴에 와 박혔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오늘 자신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으리라는 느낌이 전해졌다.
“모든 것이. 너도, 나도.”
그녀의 대답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그는 자신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의 눈에 갇혀버렸다. 거칠게 오르내리는 가슴을 지켜보는 시선을 피해 가슴 위에 손을 올렸다.
“네 숨소리가 나를 너무나 아프게 하는구나. 치우거라.”
“내게 명하지 마!”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비명소리에 아픔이 고스란히 뿜어 나왔고 눈물이 맺혔다. 세차게 머리를 저으며 무너지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울음이 터질 것 같았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낮은 한숨. 그리고 천천히 무릎을 굽히며 눈높이를 맞춘 빈의 모습이 보였다. 허나 그것도 잠시, 언제나 그렇듯 바라보는 눈길을 피해버렸다. 하지만 곧이어 턱이 빠질 것 같은 통증에 눈을 들자 그가 사나운 눈길로 자신을 쏘아보고 있었다. 그런 그를 입술을 앙다문 채 노려보았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게 보이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이 순간 그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만큼 그가 미웠다.
“내가 미우냐?”
눈물을 참느라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뚝 떨어질 것 같았다. 잠시 망설임을 멈추고 주먹을 움켜쥔 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왜?”
악문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올 것 같아 더 맵게 물었다.
“왜!”
내지르는 소리에 오기가 생겼다. 턱을 잡고 있는 손을 치우며 일어서려는데 놓아주지 않았다.
“노…… 놓아!”
“나는 한 번도 내 것이라 명해진 것을 놓아본 적 없다. 지금껏 어떤 이에게도 인내심을 발휘했던 적 역시 없었다. 오직 한 사람…… 너에게만은 참고 또 참고 참았느니라. 하지만 이제는 아니 참을 것이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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