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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조건

리더의 조건

: 중국통 김영진 교수가 말하는 온고지신 리더십과 인재론

[ 양장 ]
리뷰 총점8.9 리뷰 1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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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55쪽 | 398g | 135*198*20mm
ISBN13 9788985392617
ISBN10 898539261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영진
30년 가까이 삼성그룹에서 근무한 정통 비즈니스맨 출신 경영학자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물산에서 오래 근무했고, 그룹의 핵심인 삼성구조조정본부 기획?홍보팀에서 일했다. 베이징에 있는 삼성 중국본사 기획팀에서 중국의 경제, 기업 경영을 직접 체험한 후 2010년부터 신구대 비즈니스 중국어과 교수 겸 글로벌센터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고려대에서 경영학석사, 베이징 인민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중국경제에 대한 풍부한 현장경험에다 탄탄한 이론까지 겸비한 몇 안 되는 중국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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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녁을 놓아두면 화살이 날아들고 나무가 무성해지면
도끼소리가 들린다. 그러니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부단히 자
신을 담금질하라. 칼은 숫돌로 정성을 다해 갈지 않으면 날이
서지 않는다. 또 아무리 예리한 칼이라도 오랫동안 방치하면
녹이 슬어 사용할 수 없다. 순자(荀子)는 “고기가 썩으면 구더
기가 생겨나고 생선이 마르면 좀벌레가 인다. 따라서 태만하
여 자신을 잃는다면 화를 당할 뿐”이라고 제자들을 훈육했다.
물도 흐르지 않으면 썩듯이 게으름은 둔한 몸을 쇠약하게 만
든다. 탑을 공들여 세우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지만 무너지
는 것은 한순간 아닌가. 그러니 성공을 꿈꾸는 사람은 한시라
도 자기 계발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되새김 부단히 자기계발을 하라

2 태산(泰山)이 처음부터 태산이었던가. 태산은 그 흙을 조
금도 헛되이 버리지 않았기에 그토록 웅장한 자태를 뽐낼 수
있는 것이다. 양쯔강(揚子江)은 어떻게 중국의 최대 강을 이루
었는가. 조그만 시냇물까지 다 받아들였기에 이토록 큰 강이
된 것이다. 세상사도 마찬가지다. 내 품에 들어온 인재를 조그
마한 실수 하나 저질렀다고 버려서야 되겠는가. 식구처럼 살아
온 부하를 쉽게 내친다면 어떻게 큰 산을 이루겠는가. 부하
들을 아껴라. 지금 자리에서는 서툰 직원도 다른 자리에서는
뛰어날 수 있다. 부하들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적재적소에 기
용할 수 있어야 훌륭한 리더다. 이렇게 하면 이들은 나중에 진
정으로 복종하는 부하로 새롭게 태어난다. 그들은 리더가 위
기에 몰릴 때에도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동서고금의 역사는
이런 사실을 잘 증명한다.

되새김 인재를 아끼고 적재적소에 기용하라


3 무더위를 원망하는 사이에 어느덧 가을이 찾아온다. 곧
바로 혹한의 계절인 겨울이 뒤따른다. 몸을 떨며 추위를 한탄
하지만 어느새 따뜻한 봄이 찾아오고 또다시 혹서의 계절인
여름이 뒤를 잇는다. 달 역시 차츰차츰 만월이 되다가 그때부
터 이지러져 삭월이 된다. 언제까지 만월로 있을 수 없는 것이
다. 만물은 변한다. 이것이 우주의 법칙이다. 인간사회를 지
탱하고 있는 구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츰 진급해서 정
상에 이르면,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기다리는 것은 내리막
길뿐이다. 좋은 자리를 얻기는 어려워도 잃는 것은 한 순간 아
닌가. 그러므로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면 그 자리를 날려
버리지 않도록 매사에 충실해야 한다. 가득 차면 이지러진다
는 옛말을 기억하자.

되새김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


4 춘추시대에 천하를 호령했던 패자 중 진문공이라는 사람
이 있었다. 그는 젊었을 때 후계자 책정과 관련된 내분에 휘말
려 진나라로 망명했다. 무려 19년이나 도피생활을 한 끝에 귀
국하여 왕위에 오른다. 보기 드물게 끈기 있는 인물이다. 하지
만 그에게도 큰 고비가 있었다. 제나라에 머물 때는 망명생활
에 지쳤는지 그만 안일한 생활에 젖어들고 말았다. 고국으로
돌아가 대권을 잡아야겠다는 웅지를 포기한 것 같았다. 그것
을 본 지인들은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안일한
생활을 즐기다가는 이름을 드날릴 수 있겠소?”라며 넌지시 진
문공을 일깨웠다. 이 말을 듣고 그는 다시 절치부심해 일어
섰다. 그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루 종일 세
상 탓이나 하며 세월을 보낸다면 절대로 기회가 오지 않는다.
목표를 정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사람이 돼야 성공
할 수 있다.

되새김 안일하면 기회를 잡지 못한다
5 “군자의 사귐은 맑은 물과 같이 담담하고 소인의 사귐은
단술과 같이 달콤하다.” 장자에 나오는 말이다. 왜 장자는 단
술처럼 달콤한 사귐이 나쁘다고 했을까? 그것은 겉은 화려하
지만 금방 싫증이 나고 사이가 벌어져서 오래 가지 못하기 때
문이다. 사귀기도 쉽지만 헤어지기도 쉽다는 이야기다. 이와
달리 맑은 물과 같이 담담한 사귐은 싫증이 나지 않아서 오래
간다는 말이다.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소인의 사귐보다는 군자의 사
귐을 마음바탕에 두어야 한다. 주위를 둘러봐라. 단술과 같이
달콤한 벗들이 많은가, 물과 같이 담담한 벗들이 많은가. 만약
에 달콤한 벗이 많다면 지금까지의 교유관계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되새김 군자의 사귐을 벤치마킹하라


6 흔히 덕장과 용장, 지장이라는 말을 한다. 다 좋은 말이
고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그러나 부하들의 능력을 이끌어내
적재 · 적소 · 적시에 활용하는데는 아무래도 ?장이 더 유리
하다. 덕(德)이란 공정하며 남을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나 행동을 말한다. 곧 ‘훌륭한 인격’을 일컫는다. 그렇
다면 훌륭한 인격을 만드는 밑바탕은 무엇인가? 좌전에서는
이를 ‘비양(卑讓)’이라고 말한다. ‘비’는 자기 자신은 낮추고 상
대방을 치켜세워 주는 것이다. 또 ‘양’ 은 자신은 한 두 걸음
뒤로 물러서고 상대방에게 길을 양보해 주는 것이다. 공자는
‘비양’은 겸손이며 이것이야말로 덕의 기본이라고 했다. 이
덕목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비
양을 몸에 익힌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
람도 없다.

되새김 덕장이 돼라 ---본문 중에서


필자는 삼성그룹에서 30년 가까운 세월을 일했습니다. 중국 삼성 본사 기획·홍보부서에서 바쁘게 일하면서도 틈틈이 중국 고전의 재미에 빠져들었습니다. 어느날 『송대명신록』을 손에 잡게 됐습니다. 성리학을 주창한 주자가 송나라 명신들의 언행을 기록한 책입니다. 주자는 당대 뿐 아니라 후세에도 이름을 떨친 구양수(歐陽脩)라는 관리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공은 통찰력을 지니고 있지만 사소한 일까지 살피지 않고, 너그럽지만 방종에 이르게 하지 않았다”(明不及察 寬不至縱). 풀이하면 “구양수는 큰 일부터 작은 일까지 핵심을 꿰뚫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부하의 사소한 업무까지 간섭하지는 않았다. 부하에 대해 너그럽고 관용적이었지만 조일 때는 확실히 조였다”는 말입니다.
무릎을 탁 쳤습니다. 구양수의 균형 감각은 오늘날 조직의 허리인 간부 리더들에게 꼭 필요한 조직관리의 요체였습니다. 고전이 주는 향기에 취해 차츰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날이 늘어갔습니다. 책 속의 인물들은 시공을 초월해 저에게 리더십의 정수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귀한 것들을 저 혼자만 듣고 있는 것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쓰고자 했던 첫 번째 이유입니다.
어느 조직이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는 리더가 있으면 그 조직은 번영을 구가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지켜 본 지금의 중국은 문화대혁명의 쓰라린 고통에 허덕이던 30여 년 전의 중국이 아니었습니다.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이라는 탁월한 리더의 지도로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G2로 도약했습니다.
얼마 전 공자의 동상이 천안문 광장 한가운데에 우뚝 세워졌습니다. 한 때는 봉건사상의 상징으로 타도 대상이던 공자가 화려하게 부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중국정부는 국내외에 공자의 사상을 연구하고 전파하는 공자학교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 사상가들의 지혜가 담긴 고전은 단절된 과거의 유산이 아닙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우리도 중국처럼 온고지신(溫故知新)해야 합니다. 제가 이 책을 만든 두 번째 이유입니다.

저는 지금 대학에서 대중(對中) 비즈니스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무한경쟁시대에는 협상에서, 대인관계에서 전략과 전술이 허술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전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참고하면 위기가 닥쳐도 배짱 두둑하게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당태종의 용인술과 관중의 지혜, 손자의 병법과 노자의 처세, 공자의 학문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지혜와 함께 필자가 기업과 대학에서 조직생활을 하면서 겪은 경험도 녹여서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나와 같은 길을 걷는 후배와 제자들에게 실무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이 책을 만든 세 번째 이유입니다.

나름대로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애를 써봤습니다. 그러나 고전의 빛을 제대로 전했는지 되돌아보면 두렵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제 얕은 지식으로는 대양(大洋)과 같은 고전 속 성현들의 깊은 뜻까지 전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밝힙니다. 책 집필을 계기로 고전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에 그저 만족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이 작은 책이 우리 시대의 리더들과 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끝으로 이 책의 출간을 흔쾌히 맡아준 문학마을 편집진 여러분과 다방면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은 전 문화일보 베이징특파원 홍순도 인형에게 감사드립니다. 또 이 책의 추천사를 써주신 존경하는 삼성생명 박근희 사장님, 이인실 통계청장님, 삼성경제연구소 이범일 부사장님, 한국자산관리공사 장영철 사장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평생 그림자처럼 나를 내조해 준 아내 향식과 아들 한준, 딸 연수에게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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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년 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작금의 시대 상황을 예언하는 것처럼 정곡을 콕 찌른다.
장영철(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리더십의 핵심적 요소들을 잘 정리한 꽤 괜찮은 자기계발서다.
이인실(통계청장)
단 몇 줄의 짧은 글로 인생을 통찰하고 역사를 음미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정세혁(전 두산 의류부문 사장)
고전 속 이야기를 현실에 대입시켜 응용할 수 있는 실천적인 지혜가 가득하다.
강영철(풀무원 미주본부 사장)
요즘 세상은 엄청나게 변화무쌍합니다. 이런 세상에 어떻게 발을 담그고 살아야 할지 몰라 허둥대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생살이의 기본 원리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人間)이라는 말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존재를 의미하듯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의 큰 줄기는 사람들이 살아온 삶 속에 다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옛 성현들의 지혜와 경험에서 방책을 구해야 합니다.

『중용(中庸)』에 ‘인일능지 기백지’(人一能之, 己百之)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풀이하면 ‘남이 한 번에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나는 그것을 백번을 해서라도 이루어내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목적한 바를 이루겠다는 인간의 집념과 각오 그리고 겸손을 보여 주는 말입니다. 『중용』은 이어 “이처럼 해나가면 우(愚)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명(明)이 되고 유(柔)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강(强)이 된다”라고 덧붙입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둔재라고 하더라도 이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지혜롭게 되고 아무리 유약한 사람도 강자(强者)로 우뚝 설 수 있다는 말입니다. 즉 반드시 이루어 내고야 말겠다는 도전정신이 있으면 그 어떤 일에서도 성취할 수 있다는 이 구절을 통해 성현들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지금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일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자고이래(自古以來)로 성공한 이들은 누구나 그러한 덕목과 자세로 자기의 길을 묵묵히 갔던 사람들입니다. 성공의 길에 어찌 왕도가 따로 있겠습니까!

신묘년 새해 들어 곁에 두고 읽을 만한 책을 찾던 중 『리더의 조건』초고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특히 “세상을 덮을 만한 공로도 뽐낼 긍(矜)자 하나를 당하지 못한다” “인생의 가장 큰 병폐를 한 글자로 말한다면 ‘오(傲)’ 라는 단어다. 겸허함은 모든 선의 기초이며 오만함은 모든 악의 선구이기 때문이다.” 이 두 구절을 만났을 때는 머리가 서늘해졌습니다.
“교만하지 마라” “리더는 절대 겸손해야 한다” 라는 덕목의 중요성을 잊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는 순간 새롭게 제 폐부에 깊숙하게 다가왔습니다. 저자 김영진 교수가 중국인을 상대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전문가답게 그 난해한 고전을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이 책은 중국 고전에서 길어 올린 251가지 이야기를 통해 사회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지녀야 할 덕목들, 즉 신뢰력·소통력·포용력·통찰력·단결력·겸손·성실성 등을 이해하기 쉽게 잘 버무려놓았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에 수록된 중국 고전의 에센스를 몸에 익히는 순간 독자는 이미 성공하는 리더의 대열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보고되는 자료를 보면 앞으로는 수많은 사람과 정보, 재화가 중국으로 간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경제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인 중국을 잘 알아야합니다.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마음을 열어야 하고 그들과 친해지기 위해 그들의 습성까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인들의 처세와 대인관계, 용인술과 상술, 내밀한 속마음까지 알려주는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자기계발서로 손색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정중하게 일독을 권하는 바입니다.
이범일(경영학박사,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
산에 가면 정상을 밟고 싶다. 그렇듯 비즈니스맨이라면 누구나 강자가 되기를 원한다. 강자의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시간을 내어 최신 경영이론을 펼치는 구루들을 찾아다니면서 발품을 팔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강자라도 100%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세상 일이다. 그래서 일본 바둑계의 전설인 기타니 미노루(木谷實) 9단은 이런 말을 남겼다.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긴 자가 강한 자다’라고. 생각할수록 맞는 말이다. 아무리 강자라도 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 수 한 수 최선을 다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와 원소의 ‘관도대전’(官渡大戰)은 강자가 얼마나 허약하게 무너질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사례에 속한다. 10만 대군을 이끌고 화북지방 관도에 진을 치고 있던 중원의 실력자 원소는 병력이 10분의 1밖에 안되는 신흥 무장 조조에게 허무하게 패하고 만다. 병력이나 병참, 인재 등 모든 면에서 조조를 압도했으나 끝내 명문 귀족출신이라는 자만심을 버리지 못해 무너진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한나라 황실의 승상이 되어 떵떵거리던 천하의 그 조조가 적벽대전에서는 80만 대군을 이끌고서도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 10만에게 궤멸당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강자라도 방심하면 화를 부른다는 것,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는 교훈을 얻는다. 이렇듯 고전은 인류가 시간의 체로 걸러낸 보석인 것이다. 고전을 몸으로 익힌 사람이 어떤 위기의 국면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영진 박사는 대한민국이 알아주는 삼성맨이었다. 지금의 지지않는 삼성을 만들어낸 숨은 공로중 한 사람이다. 나는 평소 그의 강점이 어디서 나왔을까 궁금했는데 그것이 고전의 힘이라는 것을 이 책을 보고서야 알았다. 나와 함께 베이징 중국 삼성 본사에 근무할 때 그는 직무에 충실하면서도 시간을 아껴가며 중국의 역사, 문화 등과 관련된 책을 독파하던 학구파였다. 부지런히 고전을 익힌 것이 그의 성공요인이었다. 그는 또 부단한 자기계발로 자신의 가치를 올렸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나 재무학으로 방향을 바꿔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중국의 명문 런민대학(人民大學)에서 경영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처럼 현장과 이론에 두루 밝은 중국비즈니스계의 강자인 그를 상아탑에서 부른 것은 산학협력의 모범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다.

『리더의 조건』은 내용도 짧고 부피도 작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한 줄 한 줄에는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가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예컨대 그는 우리에게 “집요(執拗)한 사람이 되지 말고 허원(虛圓)한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허원이란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정세의 변화에 따라 유연히 대응할 수 있는 자질로 허원한 사람은 위기관리에 강하다. 집요란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완고한 성격으로 과거의 성공방식에 안주하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에 신속히 적응하기 어렵다. 젊었을 때는 허원하더라도 나이가 들면 집요하게 되기 쉽다.”는 것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리더가 될 것을 주문하는 저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렇듯 김박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집중하면 강자가 되는 길이 보인다. 이기는 방법이 떠오른다. 최소한 지지 않는 싸움을 할 자신감이 생겨난다. 아무쪼록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고전에 흠뻑 취해보기를, 그래서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박근희(기업인,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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