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기타 치는 노인처럼

기타 치는 노인처럼

문예중앙 시선-003이동
리뷰 총점5.0 리뷰 1건
정가
8,000
판매가
7,2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43쪽 | 216g | 125*204*20mm
ISBN13 9788927802037
ISBN10 892780203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승강
1959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경성대학교 중어중문학과와 경상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03년 〈문학 판〉으로 등단했고, 시집 『흑백다방』(2006)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백년여인숙

(...)
나는 이 여인숙에 백 년 전에 투숙한 적이 있다. 이 역에 내린 이유와 이 여인숙에 투숙하게 된 이유는 순전히 그것 때문이었다. 백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이 여인숙은 백 년 전 그대로다. 주인 여자도 늙지 않고 그대로다. 주인 여자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조금 섭섭했지만 곧 이해했다; 그 때문에 주인 여자는 늙지 않았을 것이다. 여인숙 마당 백일홍도 백 년 전 그 여름날처럼 붉다. 나는 어젯밤을 함께 지낸 내 옆의 여자에 대해 생각한다. 그가 처음으로 낯설다. 그는 왜 이 역에 내렸고 나를 따라 이 여인숙에 함께 투숙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는 어젯밤 함께 울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생각나지 않는다. (기차가 온다.) 그는 아직 잠들어 있다. 기찻길 옆 오두막집 딸처럼 잘도 잔다. 나는 그를 두고 혼자 떠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기차가 지나갔다.) 누가 화장실에 갔다 오는지 화장실 냄새가 내 방까지 밀려온다. 나는 잠든 그를 기다리기로 하고 벽의 낙서를 읽는다. 백 년 전에 쓴 낙서들이다: 동림 사랑해 영원히 1986/12/23; 승강과 미경 여기서 하룻밤을 묵다 1993/6/19. (그러나 나는 이번에는 아무 기록도 남길 수 없다.) 나는 속옷 차림으로 쪽마루에 나와 앉았다. 문득 기차 시간이 궁금하다. 나는 습관적으로 왼쪽 가슴 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티켓을 끊어두었던가, 하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다. 백 년 전에도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 p.14-15


기타 치는 노인처럼

노인의 기타 연주는 시원찮았다 공원에 가서 옛날 소싯적에 기타 좀 치신 분 손들어보세요, 한 뒤 뽑아 데리고 온 사람 같았다 양복은 말끔히 차려 입었지만 오래전에 맞춘 양복이었다 그게 오히려 더 그럴듯했다 노인은 공원에서 뽑힌 뒤 집으로 돌아와 기타를 꺼내어 오랫동안 어루만졌다 기타를 잘 칠 필요는 없었다 노인이면 되고 기타를 조금이라도 칠 줄 알면 되었다 무대 위에 기타를 안고 앉은 노인 위로 한 줄기 조명이 떨어졌다 노인은 앙상한 손으로 기타줄을 뜯기 시작했다 베사메무초 베사메무초, 그때 무대 반대편에 또 한 줄기의 조명이 떨어지면서 젊은 여자가 나타났다 그 여자는 바이올린을 켜고 있었다 베사메무초 베사메무초, 젊은 여자가 노인이 앉은 쪽으로 바이올린을 켜면서 다가왔다 조명도 함께 움직였다 베사메무초 베사메무초, 두 사람을 따로 비추던 조명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젊은 여자는 노인 바로 옆에 섰다 두 사람은 마주 보며 함께 베사메무초를 연주했다 노인은 앉고 젊은 여자는 섰다 젊은 여자가 노인의 연주를 받쳐주고 있었다 그게 젊은 여자의 역할이었다 노인의 연주는 프로의 연주는 아니었지만 훌륭했다 한순간 바닷속같이 어두운 관중석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관중들은 기타 치는 노인을 보고 싶었다 공원에 가서 옛날 소싯적에 기타 좀 치신 분 손들어보세요, 한 뒤 뽑아 데려온 기타 치는 노인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기타줄을 뜯으며 베사메무초를 들려주는 아주 오래된 노인을

--- p.18


상처를 이야기하는 누이들에게

너희는 상처를 이야기해라 나는 술을 마시겠다 어제는 통닭튀김에 생맥주가 간절히 생각나 생맥줏집에 갔다 통닭튀김에 생맥주가 놓인 풍경은 주기적으로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너희는 상처를 이야기해라 나는 술을 마시겠다 비가 내린다 긴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 나는 반가워 또 술을 마신다 어제 한 맹서는 하루 만에 거둔다 너희는 상처를 이야기해라 나는 술을 마시겠다 (…) 나에게는 상처가 없으니 그리움이 전부 그리움 앞에 술은 얼마나 큰 위안인가 나는 간신히 중년 주기적으로 통닭튀김에 생맥주의 풍경이 떠오른다 너희는 상처를 이야기해라 나는 술을 마시겠다

--- p.56


골목에 꽃을 사열하다

(...)
담장을 허물고 이참에 서로의 마음의 수문을 열어젖히고 사랑의
저수를 방류하자는 네 말에 동의할 수 없다;
떨리는 가슴으로 너를 대문 앞까지 데려다준 수많은 날들을
포기할 수 없다;
담장 안의 네 작은 정원에 가꾼 장미를 꺾어버리겠다는 네 말은
위험하다;
내 정원의 목련을 베어버리라는 네 말은 무섭다.

내가 키운 꽃은 물론
네가 키운 꽃의 열병을
나는 포기할 수 없다.

--- p.78-79


새와 나무

(...)
새가 앉았다 간 흔적은 없지만
새가 앉았다 간 자리는 있다;
네가 왔다 간 흔적은 없지만
네가 왔다 간 자리는 있다.

네가 오지 않았지만 네가 왔다 갔다.

기적같이
나는 또 봄을 맞을 것이다.

--- p.96-97


늙은 여가수

(...)
사랑 따라 떠났다
사랑이 떠났어도
늙은 여가수 말매미 목청껏 울어대는 이 여름날에는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매미 허물처럼 노래는 남겨두고
떠나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떠나가서 별이 되었어야 했다.

어쩌자고 간신히 잊힌 사랑 노래가 이제 와서 다 늦은 이 저녁을 붉게 물들이는가

--- p.119-12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7,2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