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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은 언제나 옳다

암컷은 언제나 옳다

: 인간보다 복잡하고 은밀한 새들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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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145*215*20mm
ISBN13 9788901119182
ISBN10 8901119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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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정해영
성균관대 불문과,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세계 챔피언』, 『빌리 엘리어트』, 『인류학- 하룻밤의 지식여행 22』, 『사드- 하룻밤의 지식여행 27』, 『카뮈- 하룻밤의 지식여행 38』, 『사계절 리더십』, 『몸 사냥꾼』, 『반자본주의』, 『리버보이』, 『정복자 펠레』, 『더 미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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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디아딱새 암컷 중 절반을 조금 넘는 숫자가 비밀 파트너의 정자로 알을 수정했다. 어떤 수컷들은 문란한 암컷과 교미한 결과로 생식 성공률을 두 배로 늘리는 반면, 어떤 수컷은 영역을 지키고 가족을 부양하느라 열심이지만 유전적인 측면에서 실패한다. 불륜으로 태어난 새끼들의 사분의 일만이 바로 옆 이웃이 친부이고, 나머지 새끼들은 네다섯 개의 영역을 넘어 수치적으로는 평균 500미터나 떨어진 곳에 있는 수컷이 친부였다. 이것은 이론적으로 아카디아딱새 암컷이 스무 마리 이상의 수컷 가운데에서 짝짓기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음을 뜻한다. --- p.36

호주의 요정굴뚝새 수컷은 우아한 차림새와 꽃 선물로 암컷에게 어필하기 때문에 특히 낭만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문제는 이런 것들을 배우자가 아닌 옆집 암컷들을 위해 이용한다는 것이다. 까만 가슴과 목, 그리고 이와 대조를 이루는 윤기 나는 연푸른색 정수리와 뺨과 목덜미를 가진 수컷의 번식깃은 눈부신 턱시도를 연상시킨다. 수컷들은 탁한 갈색의 비번식 색상에서 짝짓기 색깔로 털갈이를 끝내자마자 매력을 풍기며 이웃한 영역에 사는 암컷들을 방문한다. --- p.37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 많은 새들에게 수컷의 목소리는 암컷에게 색깔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명금류 새들은 인상적인 새벽 합창으로 유명하다. 그것은 동트기 전에 시작하여 해가 뜨면 속삭임처럼 작아지는 합창 교향곡이다. 암컷이 수컷의 에너지와 스태미너를 판단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은 공복 기간 이후, 다시 말해 동틀 무렵이다. 노래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므로, 암컷들은 단순히 노래의 양과 질에 귀 기울임으로써 수컷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 pp.97-98

새들의 이혼 중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작은 유럽산 명금류인 유럽오목눈이에게서 나타난다. 이 새들의 경우 이혼이 워낙 쉽게 일어나서 파트너들 간의 결합을 부부의 결합으로 보기 힘들 정도다. 유럽오목눈이 수컷은 노래를 통해 짝을 유인하여 자루처럼 매달리는 형식의 정교한 둥지를 짓기 시작한다. 암컷은 수컷이 둥지를 짓는 것을 돕는다(여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암컷이 알을 낳기 시작하자마자, 둘 중 하나가 관계를 청산한다. 이혼율은 100퍼센트이며 알과 새끼는 늘 한쪽 부모, 대개의 경우 암컷이 돌본다. --- pp.127-128

수컷들이 혹시 제 짝의 부정을 의심할지라도, 자신의 양육 의무를 게을리 할 수 없다. 외도로 출산한 새끼가 포함된 대부분의 둥지에는 혈통이 섞여 있었다. 두세 마리는 남의 자식이었지만, 최소한 한 마리는 그들을 돌보는 수컷의 실제 자식이었다. 수컷은 어떤 새끼가 자기 자식인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먹이 조달을 줄인다면 둥지 내의 다른 새끼 새들뿐 아니라 자기 자식에게도 해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수컷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마치 간통이 전혀 일어나지 않은 듯 행동하는 것이다. --- p.139

내가 목격한 것은 한 자식이 다른 자식을 죽이는 형제살해의 장면이었다. 이런 경우는 왜가리의 세계에서는 흔한 일이다. 부모 새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새는 혹시나 알이 수정에 실패하거나 사고로 알을 잃을 것에 대비하여 첫 번째 알을 낳은 지 며칠 뒤에 ‘보험용’ 알을 낳아서 애초에 그런 상황을 만들어낸 원인제공자이기 때문이다. --- p.144

여러 해 동안, 번식하지 않는 새들은 떠돌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들이 집을 소유하기 위한 전술은 무작정 방랑하는 것을 넘어 훨씬 더 정교한 경우가 많다. 몇몇 종들은 번식하지 않는 새들이 여분의 공간을 소유하고 있는 새를 괴롭혀서 남는 자원을 포기하게 만들기도 하고, 어떤 종들은 영역을 물려받을 때까지 얌전히 줄을 서서 기다리며, 어떤 종들은 철저히 비열하게 남의 집을 훔친다. --- p.164

해수 온난화의 문제는 전 세계의 군집성 바닷새들을 위협하고 있다. 임금펭귄은 짧은 하절기 동안 구애에서 부모 역할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생식 시도를 완수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해양 먹이 공급이 가장 적은 겨울에도 여전히 번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작은 기후변화도 개체군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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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새들의 행동 특히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수컷을 고를 때 암컷은 상당히 까다로운데 이는 우수한 배우자를 얻을 때 새끼의 생존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새들의 번식행동 이외에도 이 책에는 둥지 찾기, 형제간의 다툼, 철새의 이동 등 야생동물이 자연에서 살아가고 후손을 이어가기 위하여 선택하는 다양한 생존전략과 진화의 과정이 유쾌한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다. 동물의 행동과 생태에 관한 고급 지식에 목마른 독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훌륭한 대중서이다.”
이한수 (동물행동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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