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1년 04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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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324g | 130*196*20mm |
ISBN13 | 9788975279690 |
ISBN10 | 8975279693 |
발행일 | 2011년 04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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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324g | 130*196*20mm |
ISBN13 | 9788975279690 |
ISBN10 | 8975279693 |
달에서 떨어진 사람들 초원에서 얼룩말이 생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치광이들의 배 우주의 연대 밀림의 법칙 코끼리 발 천국과 지옥 사이 티투스 이제 더는 못 하겠다 새들을 사랑한 허수아비 일요일에는 절대로 추로를 사지 마세요 제국의 왕과 두 도시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지만 말해줘 |
두툼한 노트가 함께 왔네요. :D
<달에서 떨어진 사람들>을 보면, 우리가 낯선 존재에 어떻게 다가가는지를 알게 된다.
어쩌면 그들에게 우리와 다른, 뿔이 있을 수도 있고 잠을 자는 곳이 축사일지라도
우리는 서로를 알아갈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거 같다.
봄이 왔는데, 마음은 여전히 건조했을 때 만난 이 책은
내게 환상 소설이 주는 기쁨을 온전히 느끼게 해 주었다.
여의도에서는 대모가, 종로에서는 시위가 있었지만
잠시나마 책을 통해 우주의 연대를 느끼는 독서였다.
이 책을 읽고나니 피뇰에 대한 매력도가 더 높아졌어요. '차가운 피부'에서 돋보였던 소름끼치는 반전은 물론이고, 사회비판적인 시선이 깊이있게 여러 작품에서 묻어납니다. 간접적인 비판을 통해 이야기의 재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독자들로 하여금 피고의 입장에 서게하는 작가의 글쓰는 비법은 매력적입니다. 13편의 작품을 담은 이유도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그 의도가 두드러집니다. 우리에게 4가 주는 불길한 느낌을 13에게 주입한 것이겠지요. 가슴아픈 현실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하는데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리얼리즘에 다가가는 작품들이 우리문학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인 듯합니다. 김영하, 한강 등과 같은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매정하면서도 잔인할 정도로 현실비판적인 이야기를 과감히 묘사하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그 진하면서도 잔인한 현실에 그 소설이 가진 강한 흡입력이 가져다 주는 매력과 함께, 때론 거부반응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는 때론 문학에서 현실도피를 느끼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이 작품은 리얼과는 먼 환상소설입니다.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작품, 기욤뮈소의 작품등에서 잘 풍겨져 나오는 환상적인 이야기들 말이죠. 하지만, 그 환상이 풍자와 연결될 때 우리는 리얼보다 더 리얼함을 깊이있게 느낍니다. 반전에서 급격한 소름을 느끼듯이, 환상이 결국 우리의 삶의 단편에 대한 투영임을 느낄 때, 그 더더욱 현실적임에 소름이 돋는거죠. 바로 이 작품의 매력은 거기에 닿아 있습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접어둔 구절들을 옮겨봅니다. 짧은 문구로 공감을 이끌어내긴 어렵겠지만, 살짝 들여다 볼 수 는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____________ P36_ 잠깐 사이에 고갈된 힘이 되살아난다. 이제 얼룩말은 날렵하고 거드름 피우는 가젤처럼 지그재그로 달리면서 비극에서 멀어진다. 얼룩말은 행복하다. 그렇다. 왜냐하면 오늘 다른 얼룩말이 죽었지만, 죽은 얼룩말은 자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얼룩말은 다른 얼룩말들과 함께 애도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것은 진심 어린 눈물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살아 있다. 살아 있는 것이다. 얼룩말은 초원의 최고 가르침을 배웠다. 그 가르침을 자식에게 전수해 줄 것이다. P57_ 그 순간 우리에게는 머레이 박사도, 그의 부인할 수 없는 가치도 화성 공화국의 메시지만큼 흥미롭지 않았다. 그날 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고 있는 것이 우리를 흥분시킨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는 죽지 않았다. P60_ "하지만 논제를 분명하게 해주시오. 그 화성의 동지들은 대체 뭡니까? 무정부주의자들입니까 아니면 공산주의자들입니까?" P65_ 밀림의 모든 마을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았고, 내 뒤에서 썩은 시체가 가장 역겨운 악취를 풍기고 있었을 테니까. 나에게 마체테는 자유를 의미했다. 나는 그들에게 내 목을 내밀었다. "고맙소"가 내가 한 말의 전부였다.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온 세상이 너를 알아보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들은 목을 자르는 대신 줄을 잘라 버렸다. 그리고 말했다. "가라. 형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P91_ 나노초 동안에는 무엇을 생각하고, 또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삶 전체를 생각할 수 있다. 특히 그 나노초가 존재의 마지막 시간이라면. 그리고 우스꽝스럽게도 잠수복을 입고 불에 타는 숲 속으로 떨어지는 동안, 스킨스쿠버다이빙을 하는 샐러리맨은 영광과 허영 사이의 거리는 극히 적다고, 그것은 연기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결론 내린다. P101_ "아들아, 진실을 알고 싶으냐? 온전한 진실 말이다." 녀석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여섯이 아니었다."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넷도 아니었고." 나는 몸을 굽혀 입술을 아들의 귀에 가져가 속삭였다. "단 두 명이었단다." 나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 죽은 다키아인들이 여섯이나 넷 또는 단 두 명인 것이 너한텐 그렇게 중요하단 말이냐? 말해 보거라, 너는 얼마나 죽였느냐? 네가 지니고 있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너는 무슨 일을 했느냐?" P106_ 절망적인 순간은 이상한 상황을 초래한다. 곰이 도망간다! 그는 인간이 모르는 북극곰의 감춰진 속성을 발견한 최초의 에스키모인이다. 북극곰들은 툰드라에서 다른 동물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추격하는 것에만 익숙해져서 무엇인가가 자기를 공격하면 당황해하며 달음박질로 도주하는 것이다. 에스키모는 한참 동안 포효하면서 신나게 그 동물을 뒤쫓는다. 그는 그때까지 곰의 엉덩이를 그토록 탐욕스럽게 바라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 그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P127_"괜찮아? 속임수였어? 아니면 기적 같은 일이 맞아?"라고 새들이 까마귀에게 물었다. 까마귀는 머뭇거리며 마치 질식할 듯이 부리를 세 번 열었다. 그리고 결국 이렇게 말했다. "가지 않는 게 좋겠어." 그렇게 해서 그 허수아비는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허수아비가 되었다. 결국 그는 사람들의 신망을 얻어 영생을 보장받았다. P157_ "머리에 부상을 입었는데 왜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겁니까?"......"지나치게 강한 압박을 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십니까? 갈비뼈가 부러져요. 그리고 내부 출혈이 생겨서 희생자는 대책 없이 죽게 됩니다."......"어린아이가 성인보다 가슴이 더 연약하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 꼭 의사가 될 필요는 없겠지요."......"나가세요, 나가서 기다리세요." P141_ 그 '그래서요?'는 그 어떤 공식보다도 상황을 잘 요약해준다. 즉 사고는 사고일 뿐, 아무에게도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조르디 조안은 울음을 터뜨린다. 도덕적인 규범에서도, 법적인 영역에서도 자유로워진 그는 이제 죽은 아이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우는 것이다. P184_ 부인하고 싶어도 언젠가 그녀는 돌아올 것이고, 그의 가정은 뿌리채 흔들릴 것이다. 세월은 흘러갔고, 가족이 함께한 시간은 마르타를 사랑 이상의 존재로 각인시켰다. 가족으로 엮은 유대감은 이제 부부의 것보다 더 견고하고 더 친밀해져서 알프레드는 마르타가 공급해주는 안정감에서 멀어지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 옷장이 여전히 집 안에 존재하는 한, 그 옷장의 존재가 쿠바 여인에 대한 사랑 같은 감정이 가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그는 마음 편히 살 수가 없었다. 만일 그의 결혼이 사기극이었다면? 어느 날, 쿠바 여인이 돌아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P195_ 그 남자들이 모두 떠나가버렸을 때, 알프레드는 마르타를 보았다. 그는 평생에 걸쳐 수천 번, 수십만 번 그녀를 바라봤는데, 그녀를 진정으로 바라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녀는 자기 남편에 대한 속죄가 의미를 잃어버렸는지 혹은 여전히 유효한지 알지 못한 채, 교수대 위에 있는 죄수처럼 몸을 떨고 있었다. 이쯤이면 흥미가 생기셨는지??? - MMartini M, 2011.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