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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고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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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462g | 140*225*30mm
ISBN13 9788932473611
ISBN10 893247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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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일기』 1월 호를 뭔가 좀 더 유쾌한 내용으로 끝맺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꽤 우스운 주제가 하나 있는데, 중요한 점은 그것이 유행 중이라는 것. 그것은 바로 귀신들, 귀신들에 관한, 강신술에 관한 주제이다. 실제로 뭔가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젊은이가 다리를 오므리고 팔걸이의자에 앉아 있는데, 팔걸이의자가 팔딱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페테르부르크, 이 나라의 수도에서 말이다! 모두가 열심히 근무하고 소박하게 자신의 관등을 받을 뿐, 왜 이전에는 팔걸이의자에서 다리를 오므리고 앉아 있던 누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일까? 어떤 현에 사는 부인 집에는 귀신들이 얼마나 많은지 심지어 에디 아저씨네 오두막에도 그 절반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을 믿게 하고 있다. 우리들 집에도 귀신들이 없으라는 법이 있는가! 고골이 저승에서 모스크바로 편지를 보내며 이것이 귀신들이라고 하지 않았나. 나는 편지에서 그의 문장을 읽었다.
--- p.43~44

그건 그렇고, 나는 “보고 듣고 읽은 것에 대해” 쓴다. “보고 듣고 읽은” 모든 “것에 대해” 쓴다는 약속으로 자신을 압박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점점 더 이상한 일들이 늘어난다는 소문을 듣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제각기 따로 놀고 무엇으로도 한 묶음으로 묶이지 않으려 할 때, 이것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겠는가! 정말 내가 보기에는 우리에게 어떤 일반화된 ‘고립’의 시대가 닥친 게 아닌가 싶다. 모두가 고립되고 외로워지며, 자신의 고유한 무엇, 새로운 것, 들어 보지 못한 것을 생각해 내고 싶어 한다. 누구나 이전에는 생각과 감정에서 공통적이었던 것들을 모두 한쪽으로 미뤄 놓고 있다. 누구나 처음부터 시작하기를 원한다. 미련 없이 옛 관계를 끊고, 저마다 자체적으로 행동하며, 이로써만 위안을 얻는다.
--- p.56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악독한 인간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인간이다. 간이 아픈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긴 해도 나는 내 병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데다 어디가 아픈지도 잘 모른다. 의학과 의사를 존경하긴 하지만 나는 치료를 받고 있지 않고 받은 적도 결코 없다. 게다가 나는 극도로 미신적이기까지 하다. 바로 의학을 존중하는 만큼 말이다. (미신적이지 않을 만큼 충분히 교육을 받았지만, 나는 미신적이다.) 아니, 나는 심보가 뒤틀려서 치료받고 싶지 않은 거다. 당신들은 분명 이해 못하실 거다. 뭐, 나야 이해하지만. 나는 물론 이 경우에 내 뒤틀린 심보로 대체 누구를 괴롭히려는 건지 설명할 수가 없다. 의사한테 치료받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그를 ‘엿 먹일’ 수 없다는 건 나도 아주 잘 알고 있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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