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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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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81쪽 | 520g | 153*224*30mm
ISBN13 9788996043461
ISBN10 899604346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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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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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최근에는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 학업을 그만두고 게으름을 피우며 세월을 보내고 있지는 않느냐?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 나는 너희들 두 아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으니, 끝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느냐? 너는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느냐? --- p.51

특히 네가 돌아갈 곳이 없어서 처가살이를 하며 어렵고 고생스럽다 하니, 매번 너의 편지를 보고 나면 며칠은 즐겁지가 않구나.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너 스스로 살아가는 도리로서는 더욱 굳게 스스로를 지키며 분수를 편히 여기고 천명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러니 괴로워하거나 탄식하고 싫어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뜻밖에 생겨, 잘못된 일을 하여 나무람을 듣게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도 일찍이 처가살이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지만 궁핍한 형세가 그렇게 하였을 뿐이었다. 아비가 가난하여 자식도 가난한 것이니 무엇이 이상할 것이 있겠느냐? 내가 내려갈 것이니 모든 일은 만나서 이야기하도록 하자 --- p.71

무릇 형제들 사이에는 모든 일을 공평하게 한 후에야 집안의 법도가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공평하게 하지 않고도 그 마음이 편안할 수 있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어려운 것이다. 네가 이것에 대하여 마땅히 돌이켜 생각하여 말하기를, “내 동생이 받은 노비를 보니 오히려 나보다 부족하구나. 내가 만일 더 받는다면 내 동생은 또 더 부족할 것이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형제는 한 몸이니 한 몸이란 것은 역시 마땅히 마음도 하나이다. 내 동생의 부족함을 나의 부족함으로 여긴다면, 우애의 마음이 구름과 같이 일어나 다른 생각이 저절로 소멸되어 없어질 것이다. --- p.72

초상에는 슬픔을 주로 하니 모든 일은가례를 참고로 하여 시속에서 행하는 바를 마땅히 물어 힘써 조심하고 다른 사람과 의논하여 나무람을 듣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극히 마땅하고 마땅할 것이다. 더구나 너희들은 모두 너희 어머니의 초상을 치르지 않았으니 이 초상이 바로 너희 어머니의 초상이라는 마음을 가지면 저절로 삼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계모가 친모와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이것은 대개 뜻을 알지 못하며 경솔하게 하는 말로써 사람을 의가 아닌 것에 빠지게 하는 것으로서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 p.81

또한 너희들은 학업은 절대로 내가 없다고 해서 게으름을 피우거나 그만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거듭 마땅히 십분 분발하여 힘써 부지런히 공부하여 공을 이루기를 밤낮으로 바란다. 뜻있는 선비를 보아라. 어찌 모두 부모형제가 곁에서 보살피고 꾸짖은 후에야 공부를 하느냐? 너희들은 모두 가까이에서 본받을 만한 것을 본받도록 하여야 하나, 의지와 기상이 나태하고 게을러 세월을 유유히 보내고 있으니, 스스로를 버림이 어찌 이보다 더 심함이 있겠느냐? 옛사람이 이르기를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다고 하였다. 너희들은 날로 나아갈 줄을 모르니 아마도 날로 퇴보하여 마침내는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말까 두렵다. --- p.88

너 혼자서 제사를 모시고 학업을 닦고 널리 집안일을 다스리자니 골몰할 때가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마땅히 옳은 것을 따르고 순리대로 처신하되 평소 뜻한 바와 항상 공부하는 것을 그만두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만약 세속적인 일에 끌려 학업의 뜻을 그만두게 되면 마침내는 시골의 시대에 뒤떨어진 쓸모없는 사람이 될 뿐이니,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 p.90

대개 나는 항상 나의 병으로 인하여 사람으로서 사람들 사이에 지켜야 할 예의를 매번 지키지 못하는구나. 최근에 큰 변고를 당하였을 때 나의 병 때문에 유명을 달리해도 가보지 못했으니 한스럽기 짝이 없구나. 나 자신을 되돌아볼 때마다 자책감이 들 뿐 되돌릴 길이 없구나. 너도 마침 병을 얻어 분수를 다하지 못하는 고통 역시 나와 같구나. 저 충의 댁의 초상은 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너는 나의 뜻을 알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 말을 하는 것이다. --- p.141

산소를 보는 일이 이미 끝났거든 곧 절로 올라가서 독서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만약 사람이 할 도리와 남과 교제하기를 다하기를 기다린 뒤에 전적으로 독서를 일로 삼으려고 한다면 날이 거듭 지나더라도 하루도 그러한 날을 얻을 수가 없을 것이다. 네가 생각하기에 삼춘 90일 가운데 며칠간 절에서 독서를 하였으며, 며칠간 사람이 할 도리에 골몰하였느냐? 네가 읽은 바가 몇 권의 책인지도 알지 못하겠고, 지은 바는 다만 시와 부 각 일 편에 그칠 따름이다. 본래 아름답지 않은 바탕으로써 옛 습관을 고치기를 기다리지만, 지리멸렬하기가 이와 같으니 어찌 변화되기를 기다릴 수 있겠는가? --- p.161

같이 공부하는 사람 중에 불행하게도 남을 나쁘게 인도하여 여럿을 망치고 온 집안까지도 망하게 하는 것을 즐겨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니 삼가 그 무리에 빠져들지 말고, 정신없이 그런 자들과 함께 어울리지 않도록 하여라. 또 그 가운데는 유익한 친구도 있어 정중하고 간절하게 충고해 주거든 그런 사람과 비슷하게 될 것을 생각하여서 함부로 경박하게 행동하여 관계를 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p.171

공부하는 날은 적고 세속 일은 많아서 얻었던 것도 곧 잊어버리니 비유하자면 칼 가는 사람이 칼날이 겨우 날램을 보자마자 가는 것을 치우고 마구 써 당장에 무디어지게 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옳다고 하겠는가? --- p.178

네가 시험 칠 때 착용할 귀마개는 값이 비싸다고 핑계대고 막동이가 질질 끌기만 하고 바로 구해 오지 않는구나. 시험을 친 후에도 또 겨울이 깊어져 모피들이 아주 적거나 전혀 좋은 물건이 없어서 사러가서도 좋은 물건을 구하지 못하였다. 끝에 가서 다시 임영수 하여금 간신히 조금 나은 것을 구하였기에 만들어서 보낸다. 네가 몹시 기다릴 것을 알고 있는데 이렇게 늦어졌으며, 또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니 안타깝구나. 그러나 일반적으로 착용하는 물건에 대하여 꼭 좋은 것을 구하는 것이야말로 큰 병통이니 이 정도라도 무방할 것이다. --- p.209

네가 비록 일이 많지만 책 읽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요컨대 공부는 계속해서 외우는 것과 문장을 짓는 것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나가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금군과 외내의 여러 김씨 자제들이 모두 다 착실하니 너는 모름지기 그들과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p.218

식구는 많고 양식은 부족하니 굶주린들 별수가 있겠느냐? 걱정되고 걱정되는구나. 앞서 바꾼 김백영 집의 곡식 섬은 보내왔느냐? 금년의 일은 평상시와 같이 처리해서는 안 되고 모름지기 매우 절약할 생각을 해야만 겨우 연명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p.240

아몽이 퇴계로 왔다고 들었다. 그 놈이 읽은 것은 모름지기 하루 이틀 안에 차례대로 익혀 외우게 하고, 매번 한 권을 마칠 때마다 또한 앞서 읽은 것을 복습하도록 하는 것이 지극히 옳을 것이다. 지난번에 이 아이가 오로지 이와 같이 숙독하지 않은 것을 보았는데, 비록 천 권의 글을 읽더라도 끝내 무슨 소득이 있겠는가?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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