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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220g | 125*204*20mm
ISBN13 9788927802051
ISBN10 892780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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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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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인간

그는 괴롭게 서 있다. 그는 과장하면서 성장한다. 한나절의 공포가 그를 밀고할 것이다. 한나절이 아니라 한나절을 버틴 공포 때문에 그는 잘게 부수어진다. 거품과 그의 친구들이 모두 다른 이름이다. 그것은 목적을 가지지 않는다. 공포 때문에.

한 번에 일곱 가지 표정을 짓고 웃는다. 그의 눈과 입과 항문과 성기가 모조리 분비물에 시달린다. 한 명이라도 더 흘러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이다. 정오에.

가장 두려운 한낮에 소란을 베껴가며 폭죽은 터진다. 밤하늘의 섬광이 여기서는 외롭다. 표면까지 왔다가 그대로 튕겨나가는 소음들. 밖에서는 시끄럽고 안에서도 잠잠한 소란을 또 한 사람이 듣고 있다. 그는 전혀 다른 공간이다. 그는 괴롭게 서 있다.

공기가 그를 껴안을 것이다.

--- p.13


사건 현장

그곳에는 사건과 현장이 보존되어 있다. 한번 죽었던 사람은 그 이전에도 죽고 이후에도 계속 죽는다. 그가 죽었던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어제와 오늘 끊임없이 내일이 죽어간다.

웅크리고 죽은 사람은 웅크리고 앉아서 죽어간다. 그는 피를 흘리고 있다. 아랫도리 근처 어제의 피가 말라붙기 전에 오늘의 칼자국이 스윽 지나갈 때 드러나는 그의 애정과 행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어디선가 콧노래를 부른다.

죽기 전에 그가 했던 말은 내일 다시 어느 귓가를 스치고 그가 발견된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그가 출입하는 모텔이 있다. 울기 전까지 그의 성기를 부여잡은 수많은 손들이 있다. 꿈같이 달콤한 침을 발라두고 침이 마르기도 전에 그의 성기를 잘라가는 손이 있다.

하룻밤은 반복된다. 하룻밤은 지치지도 않는다. 그 사건이 있은 후에 머지않아 그날 밤이 바로 오늘이라 생각되는 장소에서 그는 발견되었다. 웅크리고 앉아서 그는 죽어간다. 그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

--- p.32


떨어진 사람

높은 곳에서 떨어진 사람을 알고 있다
죽지 않을 만큼 땅이 파이고 피가 고이고
땅바닥은 뚜렷이 그의 얼굴을 알아본다
죽지 않을 만큼 사람들은 놀라고
괴로워하고 실컷 잊을 테지만,
지상에서 지하로 그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 그를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가 떨어진 자리로부터 땅바닥을 치고
달아난 소문이 끝날 즈음 어디선가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그보다 더
무거운 나이가 되었을 때, 그는 떨어졌다
때가 되면 쏟아지는 비라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한가 싶은 땅바닥엔 그가 남기고 간
얼룩과 행인들의 발 냄새가 간간이 보도블록을 비집고
솟은 엷은 풀 냄새에 섞여 그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다
죽어서 푸른 그의 낯바닥을 꼭꼭 밟아주기 힘들다
올려다보면 무심히 발 씻는 소리 내려와 쌓인다
그는 떨어지고 있다

--- p.103


돌의 탄생

돌 속에서 돌이 자란다. 그 방 안의 공기는 그 방 안의 공기를 향해서 달아난다. 바위 안의 바위가 서로를 탐내고 밀어내고 끝내는 흩어지듯이. 빈틈이라곤 전혀 없는 그 방 안에서 돌이 자란다. 벽지를 걷어내면 맨 먼저 보이는 것. 맨살로 단련된 돌의 얼굴이 맨 먼저 어루만지는 것은 순간순간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얼굴이다. 알 같은 태양이 있는가 하면 식물 같은 성장이 그들의 움직임을 더듬어간다. 윤곽을 더듬어가는 그 방 안의 공기는 그 방 안의 공기로 꽉 차 있다. 바닥에서 천장 끝까지 돌이 쌓아올린 돌의 꼭대기는 미끄럽다. 곧 붕괴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돌 속의 다른 돌들은 태어나기 직전의 그 자세를 이미 익히고 있다. 달아나기 위하여 뿌리를 갖춰가는 발가락이 벌써 보인다. 공기를 향해서.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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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은 있어도 없는 아니, 있어서 없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들은 ‘유령’처럼 시공을 흘러 다니다가 ‘알 수 없는 전화번호’처럼 어느 순간, 불쑥 튀어나온다. ‘뱀사람’같은 혼성 주체(hybrid subject) 역시 ‘꼭 그만큼의 배고픔’처럼 추상적으로 내버틴다. 플라톤 식으로 말하자면 어떻게든 ‘더’있기 위해서, 아득바득 존재하기 위해서.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그 대상들은 죽음에, 소멸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만다. 그는 이런 식으로 이 시대의 역설과 모순을 드러낸다. 남는 것은 오로지 말, 그리고 그 말이 언제 어디선가 존재했었다는 뉘앙스뿐이다. ‘길들일 수 없’고 ‘터지게 마련’인 말들. 따라서 『거인』을 읽는 것은 온종일 가능과 불가능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숨 막히는 일이다. 그는 말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시험하는 것도 모자라 가능성의 불가능성까지 실험한다. 덕분에 우리는 ‘숨쉬는 무덤’에서 ‘숨쉬는 로봇’이 걸어 나오는 뜨악한 장면을 목도할 수 있게 된다. 요컨대, 김언(金言)의 세계에서 금언(禁言)이란 없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 이카로스의 날개를 달게 된 ‘거인’은 마침내 추락하며 상승하는 데 성공한다. 한껏 팽창된 ‘공기가 그를 껴안을 것이다’.
오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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