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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책 집들이] 고요의 집 이태원@2014 여름~2017 봄 Part 1. 내가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1 집을 가꾼다, 나를 돌본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행복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저는 센스가 없어서 안 돼요” -“나중에 내 집이 생기면…” -“공사할 엄두가 안 나요” -‘나만의 취향’이라는 지도 한 장 #2 취향, 어디서 찾나요 -멋진 집은 모두 주인을 닮았다 -남의 기준 말고 나만의 것 -그런데 취향, 어디서 찾나요 -나만의 무드보드 만들기 -결국은 ‘나’ #3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도대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집이 가진 최선의 모습 -정리란 무얼 남길지 고르는 일 -돌아갈 곳을 정해주는 정돈 -지금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 책 집들이 ] 고요의 집 자양동@2017 여름~ Part 2. 고요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4 인테리어 계획하기 -“고요 님 집은 어떻게 고쳤나요”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는다는 것 -무드보드로 디테일 찾기 -메인 컬러 정하기 #5 상상을 현실로 -살고 싶은 내 집, 상상스케치 -내 공간의 실제 치수를 안다는 것 -이게 어울릴까? 확신이 안 생길 때 #6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들 -나만의 공간 만들기 -직접 페인팅을 해봤습니다 -벽지 위에 -문과 문틀에 -장판을 걷고 바닥에 -싱크대 문짝에 -타일과 욕조에 -가구와 소품에 -타일도 붙였어요 -싱크대도 주문제작했어요 -좁은 집도 공간을 나눌 수 있어요 -조명을 바꾸면 분위기가 확 달라져요 -마법의 스프레이를 뿌려보세요 #7 좋아하는 것들과 살아가기 -세상에 하나뿐인 의자 -이야기가 깃든 공간 -물건을 신중하게 고른다는 것 -매일 쓰는 물건일수록 Epilogue. 가꾸며 산다 -우리집 사용법 -매일 새집처럼 Q&A. 자주 묻는 질문 고요의 즐겨찾기 Photo Finder |
저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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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꿔볼까요, 외모 말고, 나의 집.
도서2팀 가정살림MD 박은영 (pey1835@yes24.com)
2017.11.02.
재작년, 이사를 계기로 한동안 셀프 인테리어에 꽂혀 인터넷 속 ‘예쁜 집’ 세상을 전전했던 적이 있다. 흔히 아는 북유럽 인테리어나 모던하고 심플한 모노톤의 벽지, 클래식한 곡선의 시계… 마치 어느 잡지에서 나올법한 멋드러진 스타일의 방들이 ‘나처럼 해봐! 아니, 나처럼!’ 이라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고민만 하는 동안, 결국 실제로는 뭐 하나 바꾼 것도 없는데 이미 질려버린 기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누군가의 베스트인 공간을 들러 구경하는 동안 결국 내 것은 무엇 하나도 고를 수 없었던 것이다.
내가 그리워하는 것들과 보고픈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면 그것이 바로 나의 집. --- p.64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에서 저자 최고요의 공간은 기억에서 시작한다. 누군가가 단순히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값비싼 소품과 장식을 장바구니에 담는 동안, 저자는 켜켜이 쌓인 기억 속에서 먼저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라고 말한다. 무조건 요즘 유행하는 것, 남보기 좋아보이는 것을 택하지 말고 ‘저 깊숙이 각자 좋아해왔던 것, 어릴적 기억, 바라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풍경, 냄새와 촉감’으로 찾아낸, 당신의 취향이 반영된 집이야말로 멋진 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그 ‘취향’이라는 것을 발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집이라는 건 단순히 벽지나 바닥재, 가구재배치와 같은 물리적인 요소들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의 라이프스타일, 이야기, 디테일이 담겨있는, 결국 취향으로 귀결되는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 자신의 취향이란 다 아는 것 같아도 막상 생각해보면, 단번에 이거다! 하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자는 평소 ‘핀터레스트’ 라는 사이트를 활용하거나 무드보드를 만들어 나만의 취향저격 이미지를 모아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고 말한다. 우리가 흔히 인테리어 하면 생각하는 조명이나 가구, 페인팅 선택 등의 기술적인 노하우들은 더 이상 당신이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 아니다. 비싼 헤링본 러그를 두었기 때문에 좋아지는 집보다는 내가 좋아해서 둔 러그로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이 될 때 비로소 나만의 ‘멋진 집’은 완성된다. 어린 시절의 낡은 의자나 삐딱한 타일이 취향이 없는 북유럽 풍의 테이블보다 충분히 좋을 수 있다. 당신의 방 인테리어를 새로 바꿔보고 싶다고? 그렇다면 먼저 좋아하는 것들로 당신의 방을 채워보는 상상을 해보라. 거기에서부터 당신의 인테리어는 시작된다. |
집을 가꾼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을 돌본다는 이야기와 닮았습니다. 방치하지 않는다는 의미죠. 어느 구석, 어느 모퉁이 하나도 대충 두지 않고 정성을 들여 돌보는 것. 그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삶을 대하는 방식이자 행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_#1 집을 가꾼다, 나를 돌본다
어떻게 꾸밀지보다 먼저 이 공간에서 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또는 생활하고 싶은지)를 고민해야 해요. 나 자신에게 꼬치꼬치 물어보는 거예요. 집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생활하는지, 주로 무얼 하는지,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는지, 작업하기에 최적화되기를 바라는지, 요리하는 걸 원하는지, 취미가 있는지, 반려동물이 있는지 등등 나의 하루를 생각해보고 그걸 집에 반영하는 거예요. 집에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생활과 취미, 그리고 가치관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_#4 인테리어 계획하기 직접 집을 꾸미기로 마음먹었다면 완벽하게 모든 공간을 완성하겠다는 패기보다도, 업자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다짐 같은 것보다도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공간을 구현해낼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공간에 대한 애정’입니다. 엉성한 붓질도 그대로 디자인이 될 수 있어요. 완벽해지려고 하기보다 나만의 것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셀프 인테리어의 비법입니다. _#6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들 내게 소중한 물건, 내가 좋아하고 예뻐하는 물건,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들을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면 그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마음속으로 한 번씩 웃게 됩니다. 좋아하는 물건들로 공간을 꾸미는 것, 그게 진정한 인테리어라고 생각해요. _#7 좋아하는 것들과 살아가기 --- 본문 중에서 |
행복을 미루지 마세요
여기서,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좋은 집으로 이사하면, 내 집이 생기면… 언젠가로 미루지 말고 우리 집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바꿔보세요. #지금 당장 변화를 줄 수 있는 쉬운 방법으로 시작합니다. # 북유럽, 프렌치, 미니멀… 무슨무슨 스타일보다 더 중요한 내 취향으로 인테리어하는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 큰 공사 없이 최대한 그대로 두고도 집의 예쁨을 찾고 가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니다. # 디자이너 브랜드의 몇백만 원짜리 테이블이 아니라, 우리가 정말 할 수 있는 일들만 모았습니다. # 공간디렉터의 즐겨찾기 쇼핑몰, 숍 리스트도 정리했습니다. 추천평 “유행하는 똑같은 스타일의 집이 아니라, 자연스러우면서도 개성 있는 고요 님 집을 보고 저희 집 체리색 몰딩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어요.” -hoonmink “인테리어는 내 집을 사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고요님 집 보면서 바뀌고 있어요. 하루를 살아도 내가 살 곳이라는 생각, 너무 좋습니다.” -freda_sh “오래됐다고 버릴 게 아니라, 예쁘게 어루만져주면 이렇게 멋지게 태어날 수 있구나 느끼고 갑니다.” -hyunjilee86 |
사람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공간을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꾸미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소망을 간직하기만 할 뿐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일단 집을 꾸미려면 기존의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것부터가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하겠다. 이밖에도 새로운 실행에 방해가 되는 요인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기에, 그저 상상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자기 소유가 아닌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는 경우, 공간을 전면적으로 다시 꾸민다는 것은 더욱 난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 자신의 집이 생긴다면, 평소에 생각했던 바를 시도해보겠다는 꿈을 꿔보는 것에 만족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집의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점유하는 동안 자신만의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자신이 겪었던 ‘공간 디텍팅’에 대해서 설명하고, 저자만의 노하우들을 이 책을 통해서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공간디렉터 최고요의 인테리어 노하우북’이라고 붙였을 것이다. 어떤 물건이든지 그 쓸모는 결국 사용하는 사람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내가 사용하는 공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쉽게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저자는 공간을 꾸미기 위해서는 먼저 정리와 정돈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누구나 오랫동안 점유한 공간에는 각종 물건들이 무질서하게 있는 듯 보이지만, 그것을 사용해 온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 그 속에 반영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어떤 물건이든지 일단 공간을 차지하게 되면, 그로 인한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존의 공간을 재배치하는 것은 엄청난 의지와 과감한 실천력이 요구된다. 저자도 그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처음 집에 입주하면서 공간의 활용과 인테리어를 구상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취향’이 잘 드러나도록, 소품들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때로는 직접 전문가들에게 주문을 하여 필요한 물건들을 구했다고 한다. 아마도 이러한 노력이 있기에 ‘공간디렉터’로서의 능력이 갖춰질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나는 독자로서 이 책을 읽으면서 상상하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저자가 안내하는 방법들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만의 ‘취향’을 고민하고, 그에 맞추어 인테리어를 계획하고 이전부터 생각해왔던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들’(#6)의 내용들은 전면적인 인테리어 작업이 아니더라도, 낡은 가구를 손질하거나 교체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팁이라고 하겠다. 나 역시 다른 항목들은 그저 저자가 안내하는 ‘상상의 세계’로 치부했지만, 이 부분만큼은 나중에 집을 부분적으로 손봐야 할 때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차니) |
최고요는 집을 꾸민다고 말하지 않고 “가꾼다”라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 “집을 가꾼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을 돌본다는 이야기와 닮았습니다. 방치하지 않는다는 의미죠. (중략) 그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삶을 대하는 방식이자 행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p41) 부모님이 집을 가꾸는데 무신경해서 저자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집안 살림살이를 바라보며 ‘어떻게 해볼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됐고 조금씩 스스로 손보기 시작하고 공부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그의 센스를 칭찬하는 말에 이렇게 답한다. “『센스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센스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절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훈련의 결과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100퍼센트 훈련의 결과라고요. 그 말에 마음 깊이 공감합니다.”(p49) “염두에 두는 것만으로도 훈련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p50) 많은 사람들이 월세 집에 그토록 공을 들이는 것을 ‘사치’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공간 관련 일을 하면서 ”나중에 내 집이 생기면, 돈이 더 모이면, 좋은 집에 이사 가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아닌 곳’에서 ‘언젠가’ 행복하게 살겠지,라는 생각보다 지금 내가 사는 집에서 행복할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꿈에 그리던 그 집, 지금 사는 집에서 최대한 비슷하게 이뤄보는 거예요.”(p53) 원한다면 ‘지금’ 해야 하고, ‘유난’을 떨며 전체 조화를 생각해 물건을 들여 ‘중구난방’이나 ‘과함’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가 추구하는 건 필요한 부분만 손보고 최대한 있는 것으로 자신의 취향을 살리는 인테리어다. 첫 번째 과제는 취향 찾기 ①‘따라 하고 싶은 공간’의 이미지들을 모으며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파악. 유의할 점은 모은 “사진을 보면서 뭐가 좋은지 자신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p73) ②이미지를 내 마음대로 분류하고 보관할 수 있는 www.pinterest.co.kr 활용하기. ③ 모아둔 이미지들의 공통점 찾기.
작은 시작은 “침구부터”(p86).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되는데 모든 사람들의 경험담이라고 전한다. “지금 당장 집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땐 바꾸기 어려운 것보다 쉬운 것부터, 그리고 면적을 많이 차지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침구나 커튼, 러그 같은 패브릭이 1순위 교체 대상이에요. 그것만 바꿔도 집 분위기가 달라지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은 의욕이 생깁니다.”(p87)
저자는 예전에 가족과 살던 집의 문제를 제시하는데 아마 대부분의 가정이 이런 상태이지 않은가 싶다. “그 집의 문제는 다름 아닌 취향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가족의 특성이 드러나지 않는 그 공간이 알 수 없는 무력감의 이유였던 거죠. 지금의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청소 외에 우리 가족에게 더 좋은 공간이 되기 위해 해야 했던 일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제대로 된 정리정돈이 필요했습니다. 취향을 찾아줄 ‘진짜 정리정돈’요.”(p91) “정리하는 것의 포인트는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남기는 것’입니다.”(p96) “수건을 정리하고, 이불을 정리하고, 옷을 정리하고, 그릇을 정리하고, 책을 정리합니다. 정해진 기준은 없어요. 쉬운 것부터 하면 됩니다.”(p96) 좋아하는 물건이 중구난방이면 참 곤란한 상황이겠다; 부지런히 중고시장에 팔지만 거의 매일 사는 책도 문제군;_;) ‘버리고’ 난 다음엔 ‘정돈’ “사용 빈도가 높지 않은 물건이나 청소용품, 생활용품, 옷 등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곳에 수납하게 되는데요. 이때 염두에 둘 것은 수납장을 100퍼센트 꽉 채우지 않는다는 거예요. 물건은 자기 자리가 없어지면 어떻게든 밖으로 나오게 돼 있어요.”(p100) 그리고 ‘인테리어’ “어떻게 꾸밀지보다 먼저 이 공간에서 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또는 생활하고 싶은지)를 고민해야 해요. 나 자신에게 꼬치꼬치 물어보는 거예요. 집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생활하는지, 주로 무얼 하는지,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는지, 작업하기에 최적화되기를 바라는지, 요리하는 걸 원하는지, 취미가 있는지, 반려동물이 있는지 등등 나의 하루를 생각해보고 그걸 집에 반영하는 거예요. 집에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생활과 취미, 그리고 가치관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p133) 본격적으로 집을 고치는 후반부는 책에서 확인^^/ 최고요 씨의 블로그 글을 자주 본 사람은 짐작하겠지만 이 책은 고난도 셀프 인테리어 안내서가 아니다. 소소한 팁, 담백한 삶의 자세가 담겨 있다. 한참 집 꾸미기에 빠졌다가 넌더리를 냈던 예전 생각이 나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어느덧 꾸역꾸역 늘어난 살림살이들을 정리할 의욕이 생긴다. 어쩌면 더 많은 걸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 삶의 ‘지금’을 살리기 위해.
ps) 인스타그램에서 최고요 저자를 만나게 돼 뜨끔하면서 반가웠다^^; 인스타그램은 많은 내용을 올릴 수 없어 줄인 건데도 이렇게 자세한 리뷰 첨 본다고 고맙다고 칭찬받았음(*ㅎ0ㅎ*)! 표지 속 궁금했던 저자의 거실 그림 출처를 물어볼 수 있었는데 김찬송 작가 그림이라고^^ https://www.opengallery.co.kr/artist/A369/#art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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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곳. 인근에 서점, 극장, 카페, 다양한 병원이 있는 동네. 외관적으로는 그러하다. 나의 최소 필요 공간이 있는 그런 곳. 집 안으로는 책장이 가지런히 잘 정리되어 있고 그네의자가 있는, 침실과 서재가 분리되지 않은 그런 공간. 하지만 책장은 정리를 해도 금세 지저분해지고 그네의자는 방이 좁아서 도저히 가져올 수가 없었으며, 침실과 서재가 분리되지 않았지만 책만 들면 자꾸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공간이 내가 살고 있는 방이다. 그건 아마도 방 탓이 아닌 방을 잘 관리 못하는 주인의 탓이겠지.. 그리고 그건 아마도..가 아닌 진실일테고..^;;;ㅋ
p.41 집을 가꾼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을 돌본다는 이야기와 닮았습니다. 방치하지 않는다는 의미죠. 어느 구석, 어느 모퉁이 하나도 대충 두지 않고 정성을 들여 돌보는 것. 그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삶을 대하는 방식이자 행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려운 일이다, 내게는. 치우기 싫어서 어지르지 않는 족속이라..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방치가 내 삶이다. 씁.
p.56 의뢰를 받아 다른 분의 공간을 인테리어 할 때면 제가 주인이 된 마음으로 소품을 놓고 공간을 매만집니다. 하지만 진짜 주인이 그곳에서 한 달 정도 지내고 나면 그제야 공간의 진짜 색깔이 나옵니다. 더 다정해지기도 하고, 때론 약간 어수선해지기도 하고요.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게 그 사람의 공간인 거죠. 공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살면서 하나씩 채워나가는 것. 제가 생각하는 인테리어는 그런 것입니다. 살아가는 방식 같은 것요. 이쁜 공간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지만, 또 생각보단 쉽다. 하지만 삶의 공간은 모델하우스가 아니기에 항상 이쁠 수가 없다. 그 공간을 사는 사람의 삶이 채워지는 곳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삶의 때가 묻어난다. 하여 그 사람의 스타일이 조금씩 생겨난다. 그게 진짜 그 사람의 공간이다.
p.87 의욕이 생긴 김에 침구에서 더 나아가 창문에 하늘하늘한 커튼도 걸어보세요. 패브릭 한 장이 만들어내는 포근함과 아늑한 느낌, 그건 내 손으로 직접 해보고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실감 나지 않거든요. 지금 당장 집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땐 바꾸기 어려운 것보다 쉬운 것부터, 그리고 면적을 많이 차지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침구나 커튼, 러그 같은 패브릭이 1순위 교체 대상이에요. 그것만 바꿔도 집 분위기가 달라지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은 의욕이 생깁니다. 최근 종이상자를 재활용해서 책장처럼 다 읽은 책을 채워넣었다. 그리고 침대 밑에 넣었다. 대략 3~40여 권의 책들을 따로 정리했더니 기존의 책장이 조금 여유가 생겼다. 책장에 여유가 생기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또 채우고 싶기도 하고 안 읽은 책들이 한 눈에 보이니 빨리 읽고 싶은 욕구도 생기고.. 이런 맛에 책을 정리한다.^ㅎ
p.133 어떻게 꾸밀지보다 먼저 이 공간에서 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또는 생활하고 싶은지)를 고민해야 해요. 나 자신에게 꼬치꼬치 물어보는 거예요. 집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생활하는지, 주로 무얼 하는지,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는지, 작업하기에 최적화되기를 바라는지, 요리하는 걸 원하는지, 취미가 있는지, 반려동물이 있는지 등등 나의 하루를 생각해보고 그걸 집에 반영하는 거예요. 집에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생활과 취미, 그리고 가치관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p.163 내 공간의 실제 크기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 책상을 우리 집에 두고 싶은데 얼마나 꽉 찰까? 이걸 놓고 나면 나머지 그때그때 가구 사이즈와 집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릴 수는 없어요. 무엇보다 먼저 공간의 사이즈를 정확히 재야 합니다. 어디에 기둥이 있고 얼마나 튀어나와 있는지, 문은 어떻게 열리고, 창문은 어디에 어떤 높이로 있는지 자세히 기록할수록 좋아요.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연필로 슥슥 그리세요. 그러고는 써넣는 거예요. 이 벽은 몇 센티, 창문은 몇 센티, 자세한 사항들, 이를테면 천고, 창문 높이, 기둥의 깊이 등을 메모해요. 그 도면을 휴대폰으로 찍습니다. 그러면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볼 수 있어서 좋아요.
p.246 그렇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청소가 아니라, 그것을 유지하는 '생활'입니다. 작은 습관, 즉 작은 정리를 익히는 생활요. 작은 정리를 하는 법을 익히면 고된 대청소는 우리 삶에서 사라집니다. 매일의 수고로움과 청소라는 큰 짐을 바꿀 수 있을까 싶지만 막상 시작해보면 별로 어렵지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일단 나는 읽은 책은 읽은 책이 있는 곳으로 꽂아두기로 했다. 예전엔 늘 그랬었는데.. 책을 꽂을 공간이 없다는 핑계로 여기저기 막 두었던 요근래의 나.. 먼지만 치우던 나의 예전 습관을 되찾아야겠다.^;;
p.270 목표는 언제나 '가장 멋진 공간'이 아니라 '조금 더 나은 공간'이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이 책을 덮고서도 언제라도, 문득 집 안 구석구석에 눈길을 주다가 작게 웃음 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그런 것처럼요. 그리고 그때도 저의 이 물음을 떠올려주세요.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 음.. 아마도 지금은.. 아니다,라는 대답이 내 진심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계속 책과 책장을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럴려면 좀 쓸만한, 이왕이면 침대 밑에도 들어갈만한 공간박스 같은 것이 필요한데.. 기왕이면 바퀴가 달려서 쉬이 이동할 수 있고, 또 문을 달거나 뺄 수 있는.. 흠.. 그런 공간박스?!! 나에게 책정리는 늘 소소하지만 큰 공사다. 살짝만 정리해도 만족감이 꽤 크다. 해서 '정리'를 떠올리면 1순위가 항상 책과 책장이다. 일단 요것부터 시작을 해볼까..하는데.. 흠.. 침대 밑에 들어갈만한 사이즈의 공간박스를 구하는 게.. 쉽지가 않네..^;;;;ㅋ
2020.08.26 |
집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으로 구입해 읽어보았습니다. 책이 얇고 다양한 사진으로 되어있어 금방 가볍게 볼 수 있고 활용하기도 좋은 팁들이 가득해요. 최고요라는 사람에 대해 모른채 책을 읽게 되었는데 블로그도 보게 되고 관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따로 돈을 들이지 않고도 내 집을 내가 좋아하는 공간으로, 주로 작은집 인테리어에 사용하기 좋은 팁들이 많습니다. 추천해요. |
고요 님처럼 공간이 주는 힘을 느끼고, 공간에 관심이 많아요. 내 공간을 가져본 적이 겨우 두세 번 될까 말까, 매번 경제적인 제약( 게으름)이 있었기에 마음껏 꾸며본 적은 더 적어요. 그렇다보니 인테리어 이미지들을 보며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다고 느꼈었죠. 최근, 딱 고요 님께서 추구하는 공간이 내가 원하는 곳인 것 같다고 생각을 좁혔어요. 따뜻하고,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곳이요.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오래쓰는 첫 살림” 책과 이 책을 골랐어요. 두 책에서 인테리어에 관해 얘기하는 논조는 비슷했어요. 성급하게 공간을 채워넣을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정말 내 마음에 드는, 오래 할 수 있는 것들로 하나씩 갖추어나가라는 것이지요. 한 줄평에 이미지 크기에 대해서 불평하는 글도 있던데, 사실 저도 이 책을 비롯해서 인테리어 책을 볼 때 이미지가 뚜렷하게 안 보이는 점은 좀 아쉽긴 해요.(다소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만) 하지만 책의 구성, 종이의 질감, 심지어 출판사 로고까지 많이 신경을 쓴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다 읽고나서는 직업인으로서 너무 영업 기밀을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들더라니까요.(물론 개개인의 취향과 솜씨가 다르기에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은 천차만별이겠지만요) 인테리어 디자인을 직업으로 하는 다른 분들의 인테리어 책을 보면 포트폴리오 같은, 자신의 작업을 자랑하는 느낌인데 고요 님의 책은 본인은 직업인이지만 정말로 소소하게 자신의 공간을 ‘가꾸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낌없이 노하우를 알려주시네요. 알려주신대로 저와 제 가족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시간을 들여 천천히 살펴보고(지금도 마음 속에서는 저 커튼을 어떻게든 빨리 떼어버리고 싶다는 소리가 들려오지만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워가고 싶어요. 좋은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의 고요 님의 공간 디자인도 궁금해집니다. 더 크고, 웅장한 느낌의 공간은 고요 님의 손길이 닿아 어떤 곳으로 변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