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에서 태어났다. 고향에서 중학교(이동중학교)를 졸업하고 진주 대아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불문과와 행정대학원을 다녔다. 대학을 다니면서 써둔 글을 외교관 생활을 하며 틈틈이 정리해서 필명으로 「안개 속 야행」, 「그대에게 가는 길」, 「회귀」, 「그리운 그대에게」, 「집」 등의 단편소설들을 발표해왔다. 『다리』는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극단과 극단을 오가는 자극적인 소설들이 판치는 요즘 문학계에 드물게 출현한 진정성이 넘치는 소설이다.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오는 아련한 이야기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가치들이 하나둘 되살아나는 감동을 맛볼 수 있다. 친구와 사랑과 예술에 관한 사람 냄새 풀풀 나는 이야기가 한 남자의 꿈과 방황과 회복의 이야기를 통해 진실하게 와 닿는다. 사람과 사람을 잇고, 어제와 오늘을 이으며, 서로 떨어진 것을 결합시키는 다리처럼, 잊어버린 감성과 오랜 가치를 향해 다리를 놓는 이 소설은 읽는 동안 푸근한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작품이다. 성석제(소설가)
반고비 나그네 길. 희망을 가지고 길을 떠났던 나그네가 잠시 뒤돌아본 길, 길, 길들……. 돌이킬 수 있는 소수의 길과 결코 돌이킬 수 없는 대부분의 길들이 혼돈처럼 파문을 일으킬 때, 나그네의 생은 깊어지기 마련이다. 젊은 날의 치기와 열정, 방황과 모색, 사랑과 우정을 가로지르며, 한 세계에서 또 다른 세계로 건너기 위한 ‘다리’를 놓는 고즈넉한 이야기. 순수하고 따스한 감성으로 되돌아보면 의외로 우리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징검다리를 건너왔는지도 모른다고, 소박한 작가는 낮은 목소리로 되뇌는 듯하다. 우찬제(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