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대답 대신 뜨거운 숨결이 그녀를 덮쳤다. 어딘지 모르게 술을 마시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이던 그였다. 유진은 놀라 버둥대던 몸짓을 멈추고 두 손으로 강우의 목을 감쌌다. 그에게 지금 필요한 게 위로라면 기꺼이 위로해 주고 싶었다. 그저 사람의 따뜻한 품이 그리운 거라면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었다.
강우는 거침없이 옷을 벗어던지고 유진에게 돌진했다. 정장을 차려 입은 그의 모습이 반듯해 보였다면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그의 모습은 몹시 야성적이었다. 반듯해 보이던 남자의 흐트러진 모습이 유진을 더 자극했다. 이런 행위에 익숙한 몸짓이 아니었다. 어딘지 모르게 서툴면서도 조급한 모습이 유진을 한없이 너그럽게 만들었다.
“하, 핫…….”
성에 차지 않는 양 깊이, 더 깊이 들어오려고 안달하는 것처럼 그는 유진의 몸 안으로 파고들다 나가기를 반복했다.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잠깐의 여유도 없이 강우는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유진은 자지러지듯 비명을 지르는 게 전부였다.
“좀 천천히, 천천히…….”
그러나 이미 이성을 잃은 강우는 멈출 줄 몰랐다. 두 다리가 들어올려지고 몸이 더 밀착해 왔다. 유진의 안에서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급한 호흡으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던 그가 격한 숨을 토해 내며 뜨거운 액을 뿜어냈다.
“윽, 서경아……!”
강우와 함께 절정을 향해 달려가던 유진은 그의 외침에 그대로 얼음이 되고 말았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몸이 싸늘하게 식어 갔다. 그녀의 귓가에 너무도 분명히 들려온 이름, 서경. 그는 절정의 순간에 그녀가 아닌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 그것도 그녀가 아는 여자의 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