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식업과 식자재 유통업은 서로 ‘상생관계’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국토면적 대비, 인구 대비 외식업체 수가 많은 나라는 없다고 본다. 사업자등록증이 없이 하는 외식업체까지 합하면 6십만 곳 정도로 추정된다. 인구 80명당 외식업소 한 개 업소라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4인이 한 가구라 할 때 20가구당 외식업소 한 곳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면 인구의 50%가 아침식사를 제외하고 점심이든, 저녁 식사든 한 끼를 100% 밖에서 해결한다고 할 때 한 끼당 6,000원씩만 계산하면 80인×6,000원×30일×50%=720만 원이 된다. 물론 호텔에서 식사를 하던, 분식집에서 하던 주류, 음료를 합쳐 평균으로 계산할 때 외식업체당 평균 매출액이 720만 원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외식업체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어렵게 경영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최소 천만 원 정도의 매출은 되어야 집세, 인건비, 관리비 등을 감안할 때 손익분기점이 될 수 있다.
어쨌든 외식시장 규모는 720만 원×60만 개=43억 2천만 원×12개월=51조 8천4백억 원이 된다.
그리고 단체급식시장이 9조 원 가까이 되므로 총 외식 시장 규모는 60조 원 정도로 보면 되겠다. 그렇게 되면 외식시장에 있어서 식자재 시장 규모는 식재료 구성비를 평균 33%로 볼 때 60조 원×33%=19조 8천억 원이 된다. 사실 2008년 기준 식자재 시장 규모가 18조 원이고, 2010년에는 20조 3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2년 만에 거의 13%가 신장한 것이다. 외식업계에서 보면, 향후 식자재 시장의 최소 10 ~20%인 2~4조 원 규모는 산지 개발, 해외 소싱,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 있는 공산품 개발로 절감할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다. 외식업소에서도 평균 매출액이 720만 원일 때 지금보다 최소 10%를 싸게 구입하면 평균 임대비의 50%, 평균 인건비의 50%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게 된다. 그렇게 하려면 외식 업주들은 공산품 유통, 농산물 유통, 수산물?축산물, 해외 소싱 등의 프로세스를 이해하여야 한다. 기존의 납품업자로부터 무조건 싸게 달라는 것보다는 정확히 유통단계를 이해하고 요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외식업소는 이제 시작한 대기업형 식자재 유통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존의 개인사업자나 중소업체에서 공급받고 있다. 식자재 유통업체가 직접 영업사원을 고용하며 거래하는 경우와 식자재 유통업체가 구매, 중상 소사장들이 영업, 배송으로 역할 분담하는 경우가 있다. 외식업소 입장에서 보면 큰 차이는 없지만, 공급업체의 규모와 시스템에 따라서 가격이 적게는 5%에서 때로는 15% 이상의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리고 품목 또한 가정용제품은 브랜드가 중요하지만, 업소용에 있어서는 때로는 중소업체 제품이 더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들이 의외로 많다. 예를 들면 고추장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식품업체의 경우 가격에 따라 다르고, 대체로 고추분의 함량에 따라 가격이 크게는 100% 이상 차이가 난다. 과연 고추분이 많은 고추장이 좋을까? 정말 중국산 함유량이 많은 것은 믿을 수 없는 걸까? 자신의 메뉴 레시피(recipe)에는 어떤 고추장이 맞을까? 모든 동종업계의 제품들을 테스트해서 ‘가격 대비 품질 궁합 레시피’에 맞는 제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누구 말로는 ○○○이 좋다고 하던데…??와 같은 그런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자신의 여러 가지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여 선택하여야 한다.
쌀도 마찬가지다. 이천쌀, 여주쌀 등 경기미와 호남미는 50% 이상 가격차가 난다. 호남미라도 어떤 지역에서, 어떻게 재배되고, 어떻게 도정되는가에 따라서 품질이 확연히 달라질 수도 있다. 자신의 여건과 품질 테스트를 통하면 지금보다 더 경쟁력 있게 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야채류도 그렇다. 갈수록 기상이변으로 작황이 어려워지고 있다. 과연 작황이 어려울 때도 수급을 원활하게 해줄 수 있는 공급업체인지? 더 나아가 마늘, 양파, 감자, 배추, 무 등을 연간 계약 품목으로 계약할 능력이 있는 거래처도 있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농산물 유통에 대해 이해하면 가능하다.
축산물?수산물, 과일은 정말 고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품질에 민감한 품목들이다보니 직접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감각 등으로 챙겨야 한다. 예를 들면 해물탕에 들어가는 새우를 먹다보면 짜증이 날 때가 있다. 속이 비고 말라 있어 껍데기만 있는 냉동 새우! 차라리 두세 마리보다 똑똑한 한 마리라도 있었다면…. 그리고 호프집 과일안주도 그렇다. 안주의 경우 원가구성비가 낮은 품목인데도 불구하고 덜 익은 키위라든가 바람 빠진 배라든가? 이런 불쾌한 경험을 하였다면 다음에는 가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을 것이다.
육류도 마찬가지다. 쇠고기, 돼지고기는 누가 먹더라도 판단할 수 있는 품목들이니까 아예 등급별로 가격 차별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 원가를 절감하여 더 좋은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고객이 원하는 음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관련 공부를 통해서 이룰 수 있다.
이렇듯 외식업소와 식자재 유통업은 중요한 파트너십이 되어야 한다. 이제 한 번쯤 현재 공급받고 있는 업체를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물류창고를 방문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업체가 과연 구매 경쟁력이 있는지? 좋은 품질의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지? 상품 위생처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세금계산서를 통한 은밀하게 거래하는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고 투명하게 경영하면서 매출을 늘리고 이익을 낼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세금을 절감하는 여러 가지 방법도 숙지해야 한다.
식자재 유통업체 또한 유능한 주방과 홀 서비스 인력을 찾아서 소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세무 문제나 외식업소에 대한 적절한 진단을 통한 컨설팅 및 클리닉을 해주는 기능까지 갖추어야만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제1장 외식업과 식자재 유통업의 파트너십(Partnership)’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