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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을 위한 서바이벌 요리

싱글을 위한 서바이벌 요리

허선양 | 하서 | 2011년 07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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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378g | 185*225*20mm
ISBN13 9788962591590
ISBN10 896259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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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허선양
섬진강과 지리산 그리고 남해가 가까운 남도의 산골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가난했지만 자연의 살핌과 힘을 듬뿍 받았고, 그것이 삶의 바탕이 된 것을 도시에 20년 넘게 살면서 깨달았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건강한 삶을 살려고 귀농을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삶을 위해 요리는 필수라고 생각해서 조금씩 배웠던 것이 요리책을 내기까지에 이르렀다. 음식을 만들면서 떠오른 추억을 에세이로 써서, 레시피와 함께 정성껏 버무려 이 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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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의 IT강국에 사는 덕분에 포털 사이트에서 음식 만드는 법을 검색하면 수도 없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듣도 보도 못한 양념에, 혼자 사는 집에 있을 리 없는 조리도구, 생전 처음 듣는 ‘큰술’, ‘작은술’ 같은 단위에 지레 포기하고 만다. 설사 그 모든 양념과 조리도구를 어찌어찌 갖춘다 해도 포털 사이트의 요리 블로그나 요리 카페의 레시피를 따라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라면을 끓여 먹거나 배달 음식점에 전화를 하게 된다. 그런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쓴다. 좋은 음식은 몸에도 힘을 주지만 마음에도 힘을 준다. 자동차를 위해서는 좋은 기름, 좋은 엔진오일까지 찾아 쓰면서 그와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우리 몸에는 인스턴트 식품과 배달 음식만 먹게 하는 것은 엄청난 결례다.

(중략)

알고 보니 나는 두 가지 큰 실수를 했다. 첫 번재 실수는 고향에서 먹던 참꼬막은 그냥 씻어서 요리해도 됐지만, 서울에서 내가 산 꼬막은 새꼬막이라 해감을 해야 했는데 안 했다는 것이다. 후에 한 다큐멘터리에서 벌교 토박이인 아주머니가 다른 곳의 꼬막을 비교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그 것은 모래나 황토가 없이 뻘이 좋아가꼬 그냥 씨꺼서 삶으면 된디 쩌그 위에서 난 것은 물에 좀 당가 나따가(해감했다가) 해야 돼요.”
그렇다. 꼬막은 해감을 해야 한다. 그것은 나고 자란 터전에서 인간의 식탁으로 온 꼬막에 대한 예의다. 해감은 꼬막에게 마지막으로 제가 살던 바다를 흉내 낸 소금물을 만들어 대접해서 남은 미련을 깨끗이 털어 버리라고 올리는 감사의 인사다.

(중략)

아버지는 닭발을 아궁이 불에 잠시 넣었다가 꺼내 손으로 쥐고 확 당겼다. 신기하게도 닭발 껍질이 쫙 벗겨졌다. 껍질을 벗긴 닭발을 돌절구에서 보리쌀을 씻을 때 쓰는 돌로 몇 번 찧었다. 그런 다음 내장과 닭발을 석쇠에 올리고 굵은 소금을 뿌려가며 아궁이 불에 구웠다. 내장이 익으면서 고소한 기름 냄새가 퍼졌다. 아버지가 소주를 마시는 동안 닭내장 소금구이를 먹어봤는데 어떤 고기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있었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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