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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

예쁜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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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640쪽 | 814g | 152*225*35mm
ISBN13 9788925562353
ISBN10 892556235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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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버려진 게 아니었어. 길을 잃고 헤매 다녔거나, 우연히 목줄이 풀려버렸던 거야. 녀석의 보호자가 잠시 장을 보러 나갔거나 휴가를 떠났을 때, 가정부가 우연히 정문을 열어놓았을 수도 있고, 또 녀석이 울타리를 뛰어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문 하나가 빼꼼히 열려 있었을 수도 있는데, 어쩌다 보니 이 사랑받던 동물은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길거리를 하염없이 걷고 있었을 테지. 어느 길로 가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전혀 알지도 못한 채 말이다.
그러다가 한 무리의 꼬마 녀석이, 또는 극악무도한 괴물이, 혹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의 합이 그 개를 발견해서 한때는 사랑을 듬뿍 받았던 반려견을 사냥당하는 짐승으로 바꾸어버렸던 거야.
내 아버지처럼 나도 일생을 동물 돌보는 데 헌신해왔지만, 인간이 동물에게 저지를 수 있는 끔찍한 행위와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저지를 수 있는 더 끔찍한 행위를 관련지어 생각해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단다. --- p.16~17

“글쎄…….” 리디아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를 읊어내릴 참이었다. 물론 진실은 집어넣고, 거짓은 빼버리고, 약간의 윤색을 곁들인 후, 한꺼번에 흔들어서 내놓을 작정이었다. “난 조지아 주 애선스 카운티 출신이야.” 비록 내 후안 발데스 콧수염이 널 착각하게 만들었겠지만 말이야. “디의 아빠 로이드는 남부 다코타 출신이었어.” 아니면 미시시피 남부 출신일지도 모르지만, 그나마 다코타가 덜 싸구려처럼 들리잖아. “그는 양부에게 입양돼서 자랐어.” 그 양부라는 사람은 로이드의 엄마가 법정에서 반대증언을 못 하게 하려는 한 가지 목적으로 결혼했을 뿐이었지만 말이야.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구치소에서. “로이드는 조부모님에게 그 사실을 전하려고 혼자 멕시코로 갔는데…….” 코카인 20킬로그램을 가지러 갔던 거야. “그의 차가 화물차에 치이는 사고가 났어.” 콧구멍 속으로 코카인 한 덩어리를 흡입해 넣은 후 화물 자동차 휴게소에서 시체로 발견됐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야.” 그는 자기 구토물에 질식해서 죽었어. “디는 그를 만나보지도 못했어.” 그게 내가 딸에게 해주었던 최고의 선물이라 할 수 있지. “이게 끝이야.” --- p.49

“그는 충격을 받았었죠. 우리 둘 다 충격을 받았어요.” 클레어는 양손을 맞잡고 비틀지 않으려고 깍지를 껴서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게 소위 우주의 주인 콤플렉스라는 거예요.” 그녀는 폴의 목소리를 흉내 내고 있었는데, 그 말 자체가 남편이 해준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사회적인 지위와 돈이 비극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리라고 믿는 증상이죠.”
“그게 사실이라고 믿으시나요?” 놀란이 물었다. “제가 보기에 부인은 다른 누구보다도 더 많은 비극을 목격하신 분 같거든요.”
“형사라 그런지 관찰력이 상당히 예리하시네요.” 클레어는 현재에 머물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있었다. “정말 형사가 맞으세요? 아까 차량 진입로에서 처음 뵀을 때, 직함도 말씀 안 하시고, 신분증도 안 보여주셨잖아요.”
“맞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놀란은 자신의 신분증을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클레어는 다시 요구했다.
“신분증 좀 보여주세요.”
놀란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가 코트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으며 그녀 쪽으로 걸어왔다. 그의 지갑은 반으로 접는 싸구려였다. 형사 방패 문양 대신, 코팅 막을 입힌 두 장의 카드가 지갑 비닐 커버 안에 들어 있었다. 위쪽 카드에는 황금색 잉크로 연방 수사국이라는 글자와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과 흰머리 독수리 문양이 찍혀 있었다. 아래쪽 카드에는 푸른색 잉크로 FBI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고, 프레드 놀란의 컬러 사진과 그의 이름, 그리고 그가 웨스트 피치트리에 있는 애틀랜타 현장 사무소 소속 특수요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FBI. 대체 FBI가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 p.113~114

리디아는 묘지에서 만났던 클레어가 얼마나 황폐해 보였는지 떠올렸다. 그녀는 확실히 비통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클레어는 늘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기대하는 태도를 정확히 보여주는 데 뛰어난 재주를 보였다. 그건 모방이 아니라, 자기 보호에서 나오는 행동이었다.
“내가 날씬하고 예뻤던 시절에는 폴 같은 남자들이 주변에 차고 넘쳤었어. 난 그들을 조롱하고, 놀리고, 이용했어. 그래도 남자들은 내가 자기들을 이용해먹게 그냥 내버려뒀어. 내 옆에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자기가 패배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었으니까.”
“맙소사, 자기야, 그건 너무 못됐잖아.”
“그게 진실이야.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여자들은 짓밟혀도 가만히 참고만 있는 미련한 남자 안 좋아해. 특히 예쁜 애들은 더 그래. 왜 그런지 알아? 전혀 새롭지가 않잖아. 남자들은 늘 그런 여자애들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녀. 길을 걸어가다가도, 커피를 주문하다가도, 길모퉁이에 서 있다가도 예쁜 여자만 봤다 하면 수작을 못 걸어서 안달나잖아. 그러면 여자들은 그냥 웃어주지. 왜 그런지 알아? 꺼지라고 말하는 거보다는 그게 훨씬 쉬우니까. 훨씬 덜 위험하기도 하고. 만약 남자가 어떤 여자를 거절하면, 그 여자애는 집에 가서 며칠 밤낮을 울어대. 그런데 여자가 남자를 거부하면, 그는 그 여자를 강간해서 죽일 수 있거든.” --- p.187

“내가 그 여자 무릎을 탈구시켜버렸어. 분명히 엄청나게 고통스러웠을 거야. 결국 무릎을 제자리에 끼워 넣느라고 수술을 두 번이나 했대.” 클레어의 표정은 후회하는 듯이 보였지만, 목소리는 그렇지 않았다. “그냥 실수였다고 말할 수도 있었을 거야. 그리고 실제로 거기 코트에 서서 별의별 변명거리를 머릿속에 수도 없이 떠올리고 있던 게 지금도 기억나. 앨리슨은 바닥에서 몸부림치면서 나한테 살인마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어. 나는 정말 끔찍한 사고였다고, 내가 멍청했다고, 내가 가는 방향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지도 않았다고, 그러니 다 내 실수고 잘못이며 어쩌고저쩌고, 어쩌고저쩌고 등의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는데, 내 입에서 그런 사과의 말 대신에 ‘테니스를 친 것 자체가 네 잘못이야’라는 말이 튀어나왔어.”
리디아는 추운 부엌 전체에서 진동하는 그 행위의 충격을 고스란히 느꼈다.
“다른 여자들이 날 바라보는 시선이 마치…….” 클레어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도 그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했다. “사람들이 날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 걸 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혐오감이 파도처럼 일어나고 있더라. 내 심장 한가운데서 그 사람들의 역겨움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 이 얘기는 아무에게도 안 했어. 심지어 폴에게도. 하지만 나쁜 년이 되는 게 그렇게 기분 좋은 건지 새삼 깨달았다니까.” 적어도 이 말에서만큼은 클레어의 확신이 느껴졌다.
--- p.23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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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 슬로터의 등장인물과 플롯과 속도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_마이클 코넬리

“독특한 목소리, 영리하게 설계된 플롯…… 극한의 곤경에 처한 가족을 바라보는 숨이 멎을 듯한 고통과 철저한 악마의 적나라한 묘사…… 슬로터는 ‘독자의 시선을 움켜잡아 몰입하게 하고(게다가 전개도 빠르다!),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두 눈에는 눈물이 차오르게 하는 범죄 소설’의 창작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이루어냈다. 어떤 소설도 이보다 더 뛰어날 수는 없다.” _제프리 디버

“세부사항과 진실을 찾아내는 슬로터의 눈은 비교 대상이 없을 만큼 뛰어나다. 그녀의 작품이라면 망설임 없이 펼쳐볼 것을 적극 권한다. 카린 슬로터는 두말할 필요 없이 현재 활동 중인 최고의 스릴러 작가 중 한 명이다.” _길리언 플린

“충격적인 가족의 비극과 숨죽인 채 전력 질주하는 스릴러가 카린 슬로터의 전매특허라 할 만한 열정과 강렬함과 인간미를 통해 마법처럼 버무려졌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_리 차일드

“현재 활동하는 작가 중에 가장 대담한 추리물을 쓰는 두려움이라곤 모르는 작가.” _테스 게리첸

“혹독하고 신랄하며 감동적이다. 뛰어난 재능의 작가가 창작해낸 괄목할 만한 성과물. 카린 슬로터의 모든 소설은 축하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간단히 말해, 《예쁜 여자들》은 그녀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 _캐시 라익스

“이리저리 꼬인 복잡한 플롯을 통해 강인한 여자 주인공들이 이끌어가는 실로 흥미진진하고 탁월한 스릴러.” _[뉴욕타임스]

“새로운 수준의 찬사가 필요하다.” _[허핑턴 포스트]

“또 한 편의 걸작. 팽팽한 긴장감이 마지막까지 유지된다.” _[털사 월드]

“긴장감 넘치고 무서울 만큼 흥미진진한 작품.” _[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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