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늘 낮에 나 청혼 받았다.” 민서의 이성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누구 마음대로! 내가 그렇게 눈 부릅뜨고 지켰는데 대단하다, 정인우. 내 눈을 피해 남자를 만났다고? 청혼을 받았다고? “숨 막힌다. 이 손 좀 풀어.” 갑자기 끊어질 듯 조이는 민서의 팔이 가슴 아래와 허리를 거세게 압박하자 인우가 투덜거렸다. 하지만 민서의 팔이 쇠사슬처럼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거세게 조여 왔다. “누구한테, 뭘 받았다고?” “청혼 받았다고, 남자에게……. 앗, 민서야, 숨 막혀. 손 좀 풀라니까.” 다른 때 같으면 두 번만 이름을 불러도 손을 풀었을 민서가 꿈쩍도 하지 않자 인우는 그의 팔을 콱 깨물어 버렸다. “앗!” 목덜미가 따끔했다. 어느 틈에 민서가 그녀의 목을 깨문 것이다. “네가 먼저 시작했어.” 푹 잠긴 민서의 목소리에 인우의 머리카락이 모조리 곤두섰다. 그녀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민서의 혀가 목에 와 닿았다. 민서가 자신이 깨문 그곳을 느리게 핥은 것이다. 뭐야, 대체. 느닷없이 목에 와 닿은 민서의 입술에 인우의 정신은 혼돈으로 곤두박질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