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1년 07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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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72쪽 | 855g | 153*224*35mm |
ISBN13 | 9788950930011 |
ISBN10 | 8950930013 |
발행일 | 2011년 07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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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72쪽 | 855g | 153*224*35mm |
ISBN13 | 9788950930011 |
ISBN10 | 8950930013 |
저자 서문 서론-라셀라스의 의문 1장-경쟁 2장-과학 3장-재산권 4장-의학 5장-소비 6장-직업 맺는말-라이벌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
서양 문명은 어떻게 해서 갑자기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문명이 되었는가? 사실 서양 문명은 오래 동안 '뒤떨어진' 문명이었다. 중국 문명과는 애초에 비교도 되지 않고, 옆에 있던 이슬람 문명과 비교해도 참으로 뒤쳐지는 문명 수준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근대에 들어와서 갑자기 발전하게 된다. 그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이에 대해 가장 좋은 연구를 남긴 이는 사회학자 막스 베버다. 그는 서양 문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합리화(탈주술화)'라고 분석했다. 합리화의 대표적인 예가 근대 과학이다. 그렇다고 그가 말하는 합리화가 그 정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베버의 시각은 그보다 훨씬 더 크다. 그는 합리화의 증거가 바로 산업 혁명과 자본주의라고 보았다. 1세기 가까이 지난 베버의 분석은 지금보아도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도 서구 문명의 급작스런 발전의 이유를 묻는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떨까? 이 책은 서구 문명의 비장의 무기가 무려 6개나 있었다고 '주장'한다. 즉 경쟁, 과학, 재산권, 의학, 소비, 직업이다.
니얼 퍼거슨은 역사학자'였'다. 덕분에 이 책에는 흥미로운 역사 분석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빈 공성전 이후 프로이센의 군대 발전에 관한 얘기였다. 저자는 옆에 있던 오스만 제국에 비해 뒤쳐져 있던 서양이 갑자기 군사력이 강해지는 이유를 분석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프로이센의 군대가 어떻게 과학적 지식을 군사력에 적용했는지 보여 준다.
프로이센의 군대는 뉴턴 물리학을 대포에 적용해 정확성을 높인다. 그리하여 '정확한 포'라는 치명적인 무기를 갖게 된다. 프로이센은 계속해서 탄도학을 발전시켜 더욱 정확한 포를 갖게 된다. 이후 '우월하던 오스만 제국'은 '열등하던 프로이센'의 위치는 바뀌게 된다.
이런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의 주장을 위해 편의적으로 역사를 선택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저자는 '경쟁은 서구 유렵에 역동적인 효과를 가져왔고, 동아시아는 정치적 독점으로 지체되었다'는 주장을 이미 세워 놓고, 그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자료들을 선택적으로 나열하는 식이다.
역사는 기본적으로 일반 서술이 되기 무척 어렵다. 즉 개별 서술이 될 수밖에 없다. 애초 역사학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 독자가 잘못일까?
더구나 저자의 주장하는 문명 발전의 6개의 비장의 무기가 대부분 신자유주의를 합리화하기 딱 좋은 목록이라는 점에서 의문이 커진다. 이 책을 번역한 한국 출판사의 과대 포장에 넘어가서 책을 잡게 되었다는 자괴감이 든다.
IMF 경제위기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용어중의 하나가 바로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의 제도나 관행을 세계적 수준에 맞추자는 것인데 도대체 세계적 수준이란 무슨 의미일까? 당시 글로벌 스탠다드란 바로 서구의 기준을 말하는 것이었다. 분명 서양식 제도와 관행이 세계 제일이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상정한 말이다. 문화(culture)라는 개념과 대비되는 문명(civilization)이라는 말에도 이러한 비교의 의미가 담겨 있다. 문명이란 물질적 발전에 의한 결과물들을 가지고 비교하는 개념으로 문명화되지 못한 곳은 미개한 곳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직접적 우위의 비교가 불가능한 문화란 개념과의 차이도 여기에 있다.
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은 600년간의 세계사를 되짚어가면서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서양문명과 그 이외의 문명을 비교하고 있다. 그 내면에는 서양 문명의 우위의 비밀을 밝히는데 있다. 1500년까지만 해도 지구상의 뛰어난 문명들은 전부 동양에서 이루어지고 있었고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도 중국의 베이징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누구도 서양 문명이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600년이 지난 현재에는 모든 상황이 역전되어 있었다. 과연 그 비밀은 어디에 있었을까?
니얼 퍼거슨은 서양과 나머지 세계의 차이점을 다음 6가지 측면에 촛점을 두고 밝혀나가고 있다. 이 6가지야 말로 서양의 핵심적 성공요인(6 killer application)이라는 것이다. 난징의 대운하에서 이스탄블의 토프카프 궁전까지, 안데스 산맥의 마추픽추부터 아프리카의 나미비아 상어섬까지, 그리고 프라하의 장엄한 성채에서 윈저우의 비밀 예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인류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있다. 이러한 세계사의 진행과정에 숨어있는 서양문명의 6가지 성공요인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총균쇠'의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지적한 것처럼 비슷한 능력을 가진 서구 도시국가간
경쟁체제가 중국과 주변국간의 조공관계에 바탕을 둔 동양보다 변화와 혁신에 유리했다.
명나라 영락제 때 정화의 아프리카 원정 중단 이후 더 이상 동양문명은 진보가 없었다.
2.17세기 이후의 과학혁명(science): 서양과 이슬람문명의 차이
서양의 계몽주의와 과학혁명은 교회와 국가의 분리, 종교계혁, 인쇄술의 발달로 17세기부터 수학,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분야의 주요 혁신이 가능했다. 중세까지 과학기술이 앞선 이슬람문명
과의 차이가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3.법치와 대의제 정치 확립(property): 서양(북미)와 남미문명과의 차이
다수에게 재산권을 분배하고 민주주의를 핵심가치로 하는 영국정책모델(북미)이 소수에게 부와
권력을 집중시켰던 스페인 모델(남미)에 비해 우월했다. 만약 남미가 영국의 식민지였고 북미가
스페인 식민지였다면 오늘날 세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4.19세기 이후 의학발달(medicine):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서양문명간 격돌
식민지 개척과 영토 확장 과정에서 풍토병을 퇴치하기 위한 의학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19세기
이후 의학기술은 서양의 가장 훌륭한 비장의 무기가 되었다. 의학 발달로 평균 수명을 높아졌지만,
우생학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하였다.
5.소비지향 사회체제(consumption): 서양문명과 소련경제의 차이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지면서 품질좋게 값싼 상품의 대량소비가 가능하게 되었다.
청바지와 재봉틀로 대표할 수 있는 의복의 변화는 서양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어 ‘의복 혁명’을
불러왔으며 소비사회와 자본주의의 꽃을 피웠다. 서양식 옷차림 확산은 서양 생활양식의 확산이다.
6.프로테스탄트 직업윤리(work) :자본주의 성공토대
종교개혁 이후 근검절약과 성실한 직업 활동을 신앙의 표현이라 보는 신교의 부상이 자본주의
발전을 촉진시켰다. 집중적인 노동과 높은 저축 금리의 결합은 자본축적으로 이어져 자본주의의
대량생산 체제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믿바탕이 되었다.
서양문명의 부상에 촛점에 두고 있지만, 수많은 이야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마치 서양근대사를 듣는 듯하다. 그 바탕에는 서양문명의 우수성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최근 중국의 부상에 대한 은근한 경계심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사적으로 본다면 어느 문명도 영원한 적이 없었고 부침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과연 서양문명의 지속적 발전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 금융 위기의 일상화와 유럽의 문화적 쇠퇴, 그리고 중국의 부상이 서양인들에게는 서양 문명도 황혼이 가까워졌음을 시사하는 징표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을 감안해 본다면 니얼 퍼거슨의 이 책은 현명하게 서양 문명의 황혼을 맞이하는 자세를 제시한다고 볼 수 있겠다. 서양 문명이 하루아침에 붕괴하거나 대혼란이 찾아올 것을 막연하게 걱정하기보다는 그간 세계를 지배해왔던 서양 문명의 강점과 약점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라는 것이다. 그러자면 먼저 서양문명을 가능하게 했던 강점들부터 역사속에서 공부해 보자는 것이 저자의 의도인 것 같다.
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
니얼 퍼거슨 지음 구세희·김정희 옮김 21세기북스 刊
차이메리카란 말을 유행시킨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하바드대학 교수이며 앵글로색슨이다.
전세기말부터 세계사의 조류가 서구의 침체에 반하여 동북아, 특히 중국의 급부상은 고착화
돼 가며 그야말로 도광양회에 대국굴기다. 서양문명의 침체는 리덕스redux 동양의 결과물이
며 600여년 전으로 회귀에 다름아니다. 그 시기의 유럽은 흑사병과 백년전쟁으로 인구수의
급감으로 참담했잖은가' 말이다.
저자는 동서양의 역전의 재역전의 원인으로 서구의 치열한 경쟁이 발전을 가져왔고, 근대과
학의 발전상과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민주주의, 그리고 서양의술의 발전을 든다. 뭣보다 산업
혁명으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든다. 마지막으로 프로테스탄트의 근검절약과 근로 윤리를
동양에 비해 비교우위로 치켜든다. 아주 그럴싸하며 맞는 말이며 논리적인 전개다.
청바지와 코카콜라가 한 수 거들며 표준 칫수에 의한 서양 의복은 세계 시장을 휩쓸었다지만
바야흐로 문명의 전환기는 문턱을 넘어섰다. 전형적인 앵글로색슨족인 퍼거슨은 의기소침할
만한대도 여전히 서양 문명의 우위에 대한 믿음은 철통같다. 서양 문명의 근간으로 고전과 연
결시킨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과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과 성경, 세익스피어의 희곡까지 거
들먹거리며 르네상스의 부활을 꿈꾸며 아시아에 대한 우위를 다짐하느라 아시아적 가치를 애
써 외면하는 것이 서운하다.
하버드, 옥스퍼드, 런던 정경대 교수인 명실이 상부한 세계 최고의 역사학자이며 지성인 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이 영국 채널4에서 연속 방영된다니 언제쯤 EBS나 KBS에서 방송해
줄런지 학수고대한다. 문명은 흐르는 것이며 골고루 융합돼 생산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야
지 동·서양의 비교우위 측면은 무색한 시대가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