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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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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128*188*30mm
ISBN13 9788932915210
ISBN10 893291521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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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예원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으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이언 뱅크스의 『다리』, 시배스천 폭스의 『초록 돌고래의 거리』와 『리옹 도르의 여인』, 에드워드 고리의 『윌로데일 핸드카』, 『독이 든 사탕』, 엘리자베스 녹스의 『천사의 와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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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하려는데 전화기가 울린다. 외선 전화다.
프랭크는 미소를 지으며 볼펜을 흔들어 전화기를 가리킨다. 「우리의 아처 씨 전화인지도 몰라.」
나는 자리에 앉아 수화기를 든다. 전화 감이 엉망이다.
「콜리 씨?」 기계적인 목소리, 마치 합성음 같다. 아처 씨가 분명하지만 스티븐 호킹과 통화하고 있다고 믿어도 좋을 정도다. 나는 녹음기를 틀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후 마이크 장치를 수화기에 붙인다.
「네, 콜리입니다. 아처 씨?」
「그래요. 내 말 잘 들어요. 새로 알려 줄 정보가 있어요.」
「그래야죠, 아처 씨.」 내가 말한다. 「저도 갈수록 ─」
「오래는 통화 못 해요, 이 전화로는.」 기계적인 목소리가 말을 잇는다. 「장소부터 받아 적어요.」
나는 연필과 메모지를 낚아챈다. 「아처 씨, 설마 이번에도 한바탕 ─」
「랭홈, 브런트실 로. 공중전화. 같은 시간.」
「아처 씨, 그건 ─」
「랭홈, 브런트실 로. 공중전화. 같은 시간.」 목소리가 반복해 말한다.
「아처 씨 ─」
「그때 이름 하나를 알려 드리죠, 콜리 씨.」 목소리가 말한다.
「무슨 ─」
신호가 죽었다. 나는 수화기를 멍하니 내려다보다가 마이크 장치를 떼기 시작한다. ---pp.29~30

「그날 저녁엔 아무도 안 만났습니까?」 맥던이 묻는다.
「이봐요, 전 여기 에든버러에 있었다고요. 웨일스 「근처에도」 안 갔어요. 여기서 웨일스까지 어떻게 갔다 왔다 한단 말입니까?」
「콜리 씨에게 혐의가 있다는 건 아닙니다.」 맥던 반장이 기분 상한 말투로 얘기한다. 「그날 저녁 「아무도」 안 만났어요?」
「네. 집에 있었어요.」
「혼자 사시나요?」
「네. 일 좀 하고는 밤새 데스폿이란 게임을 했어요.」
「찾아온 사람도, 콜리 씨를 봤을 법한 사람도 없어요?」
「네, 없어요.」 나는 그날 저녁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려 애쓴다. 「전화가 오긴 했어요.」
「그게 몇 시경이었죠?」
「자정요.」
「누구 전화였는데요?」
나는 주저한다. 「저기 말이에요.」 내가 말한다. 「날 기소하려는 겁니까? 만약 그런 거라면 정말 어이없기는 하지만 변호사부터 부르는 게 ─」
「아무 혐의도 없고 콜리 씨를 기소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맥던 반장이 합리적이되 조금 불쾌한 목소리로 말한다. ---pp.138~139

욕조에 앉은 젊은 남자 혹은 여자는 고개를 젖히고 다시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여자 같다. 목선이 매끄럽고 후골도 보이지 않는다.
너는 라디오 전선으로 다시 눈길을 던진다.
입이 탄다. 어찌한다? 힘 하나 안 들이고 단방에 처치할 수도 있다. 그럼 모든 게 수월해질 테지. 마치 운명이 네 귀에 대고 「이것 봐, 내가 널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뒀다고」 하고 속삭이는 것 같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후딱 처리해 버려. 이 남자 혹은 여자의 정체가 뭐건, 아래층의 남자와 연관된 이상 저놈의 실체를 알아야 마땅하잖아.
그래도 결단이 서지 않는다. 이건 네 원칙을 거스르는 행위, 애초에 정한 작전 범위를 위반하는 일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원칙을 따라야 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전시에도 법을 따라야 하지 않나. 이거야말로 운명의 시험일지 모른다. 일종의 리트머스 실험으로서, 장애물을 간단히 비껴갈 방법을 제시하는 척 굴며 실제론 네가 본색을 드러낼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걸지도. 만일 여기서 쉬운 길을 택한다면 그 순간 너는 시험에서 낙방할 테고, 한번 실패한 이상은 어떤 수로도, 제아무리 뛰어난 수완을 발휘해 결연하고 정당하게 행동한다 한들 구원받지 못할 것이며, 스스로 행운을 저버린 셈이라 더 이상의 요행을 바랄 수도 없을 터이다.
---p.203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술과 마약, 섹스에 중독된 속도광 캐머런 콜리. 그러나 그는 한편으로는 돈과 권력으로 부패한 사회 도처의 비리를 고발하는, 상당한 정의감을 지닌 신문 기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날 역겨우리만치 잔혹한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나고, 경찰들은 타락한 언론인, 강간범들에게 솜방망이 판결을 내린 판사, 이란-이라크전을 지지한 국회의원, 안전보다 이윤을 챙긴 사업가 등 희생자들이 모두 캐머런이 쓴 기사에서 언급된 인물들이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어 조사를 받으면서, 캐머런은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 범인의 실체에 접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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