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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사진여행

베트남 사진여행

박동철 | 행길 | 2011년 06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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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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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6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70g | 153*224*30mm
ISBN13 9788996668121
ISBN10 8996668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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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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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처음 오셨어요?”
쉬웬이 오렌지 같이 생긴 과일을 까서 내게 건네주며 물었다.
“아니요, 이번이 두 번째인데, 2년 전에 왔을 때는 하노이에서 머물며, 근처의 하롱베이와 흐엉사를 둘러봤었어요. 베트남 여행은 제겐 아주 행복한 추억이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메콩델타의 껀터에서부터 중국과의 경계지역에 있는 까오방까지 남북을 종단하며 여행을 하는 중인데, 너무 멋진 곳들이 많아서 사진 찍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어요.
“와, 저는 베트남에 살고 있지만 그렇게 멋진 여행을 해본 적이 없어요. 부러워요. 아저씨는 그럼 전문적인 사진가겠네요?”
“아뇨, 나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사진을 찍는 건 일종의 취미 생활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면서 책을 쓰기도 하고, 때론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쓰기도 하고, 휴가 때는 이렇게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나라를 둘러보기도 하지요.”
한국 사람이라는 말에 무척이나 호감을 가지고 딸과의 대화를 지켜보던 쉬웬의 아버지는 영어를 잘 못하시기 때문에 대화 내내 쉬웬이 통역을 했다. 그러던 중 쉬웬을 통해 뭔가를 물어보고 다시 내게 통역을 해준다.
“아버지께서 맥주 한 잔 하겠냐고 묻는데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술을 잘 못해요. 먹으면 얼굴이 금세 빨개져서.”
술을 먹으면 얼굴도 빨개지고 불편해서 거의 마시지 않는데, 가끔씩 술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술이란 사람과 사람을 금세 친해지게 만들기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술을 못 마신다는 것이 꼭 사람을 사귀는 방법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마음을 열면 대부분의 상대방도 내게 마음을 열어준다. 진심이란 건 언제나 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콜라는 어떠냐고 물으시네요.”
“네, 좋아요.”
쉬웬의 아버지는 객실을 오가며 간단한 간식거리를 파는 아저씨를 불러 맥주 두 캔과 콜라 하나를 시켰다. 내가 돈을 내려고 하자, 이 방에 초대한 사람이 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한사코 말리신다. 유교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나라와 같이 그들의 정서 역시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 맥주를 마시며 쉬웬의 아버지는 한국에 대해 궁금했던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 또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 꼭 가보고 싶은 나라라고 말씀하신다. 어느덧 시간은 자정에 가까워져 쉬웬과 연락처를 주고받고 나는 내방으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어야만 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며 밤을 꼬박 샐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베트남 사람들이 마음껏 한국 관광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와서 이렇게 순수하고 좋은 사람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베트남 통일열차 SE4는 8월의 마지막 날 밤을 지나 하노이를 향해 기적을 울려대며 달려간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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