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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평사리

다시, 평사리

[ 양장 ] 애지시선-073이동
최영욱 | 애지 | 2017년 10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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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28*188*20mm
ISBN13 9788992219723
ISBN10 8992219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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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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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의 무더위가 키웠을까
지리산 푸른 바람이 달았을까
저리도 달고 붉게 매달려
지리산 푸른 달빛이
개치나루로 하동포구로 흘러드는
길을 밝히는
가로등이었다가
악양골 인심 좋은 농부들 웃음이었다가
허공을 두리번거리는
까치들 밥이었다가
이 가을을 내 손 안에 통째로 얹히고 마는

아직 달이 뜨지 않은 악양골 어느 누마루에서
보았네 온 골을 밝히는 저 따뜻한 호롱불들.
-「대봉감」 전문


느릿느릿 읽어야 한다
사릿물이 백사장으로 차오르기 전
바닥 모래를 깊이 적시듯 적셔 마침내
물아래로 잠기는 모래밭처럼
느리고 깊게 읽어야 한다

피아골도 잔돌평전도 읽어내야 하며 그들이
쓰다듬은 모든 세월도 반드시 읽어내야 한다
이것저것 나누지 않음도 깊숙이 받아들임도 읽어내야
하는 것이다. 차안과 피안이 그렇고 누군가가 할퀴고 간
무너진 하상도 기억 속에서 불러내 읽어야 한다

소리 없는 것들을 들어야 하고 윤슬의 부대낌도 시리게
필사해야만 한다 저무는 것들이사 일별로 보낸다지만
흐르는 것에는 안겨야 하는 것이다
안겨 같이 흐를 때
제대로 같이 가는 것이다 물이 그려낸 곡선도 유장함도
남으로 길을 잡아 바다로 스며들 때까지, 물에 물을
더한 물에 서린 긴 이야기를 읽어내야만 한다

느릿느릿 오래 깊이 읽어야만 한다.
-「강의 독법」 전문


예서 시작이다
바람도 순해 물길이 순한 하동포구 팔십 리가 시작되는 포구
오늘은 보름사리, 그 밀물에 배를 앉히면 뱃길은 편안할 터
여기서 물길 백 리, 팔십 리는 정감의 거리
초저녁에 하동포구 닿아야만 하동장날 대목을 보고
다른 밀물에 얹혀 화개장터까지 올라야 하는 긴 물길

희게 번득이는 달빛에 젖은 포구는 “노량”하고 불러보면
1598년 장군의 피 묻은 갑옷이 노량바다에 어려
한쪽 가슴이 저려오고 멀리 관음포 불빛만
섬처럼 떠 그날만큼 멀었다

예서 팔십 리
하동포구 팔십 리, 바다를 버리고 강으로 드는 길
오백 리 먼 길을 달려온 섬진강이 남해로 스며드는 포구
그 노량포구에 서면
옛 것의 비린내는 멀어 아득하고
사람들은 순해져 정처를 잃고
나 또한 순해져 문장을 놓치는

그러하니
노량에서는 연필을 꺼내들지 말고
부디 묵념만 하시라.
-「노량포구」 전문


스스로 매장해버린
내가 뱉거나 쓴
말들이 단어들이 문장들이
유령처럼 살아나
이승 한 자락을 아귀처럼 그러잡고
달빛서린 백사장을 어슬렁거리고
스스로 힘을 거두는 것도 잃어버린 채
그 말 그 단어 그 문장들과 놀아난 세월

길다

돌아보면
오소소 소름 돋아 떨치고픈 부끄러워 도망가고픈
반쯤 자르고픈 혓바닥과 잡지 말았어야할 수많은
펜들과 먼지 낀 자판들과 환청처럼 기어들던 산만한
잡소리까지가 그렇다

다시 생각하면
달빛서린 백사장에 적막처럼 눕고 싶은 것이다.
-「되살기」 전문

차밭에 든다
든다는 것은 인기척이다
늘 먼저 와 있는 손님 때문이기도 할 터
고라니가 주인일 때도 그렇고
멧돼지나 뱁새의 둥지도 그렇다
그러므로 늘 “듭니다”라고 고함치지만
이는 사람의 말이라서
그들은 언제나 나를 기겁하게 하고
손님과 손님들이
서로가 늘 놀라는 차밭

그래도 차밭에 엎드리면 세상은 멀어
아득한데
차밭에 무릎 꿇으면 찻잎은 더욱 선명하여
연두로 물결치는데
그 연두색 멀미에 열이 뜨는데
달뜬 손놀림은 허방을 짚기 일쑤

찻잎의 목을 꺾는다는 것은
한 모금의 차를 얻기 위함이나
염치를 가르쳐준 잎이기도 하여

봄날의 차밭은
나만의 법당이었다.
-「차밭 법당 1」 전문


야윈 곳간이 늘 문제였다
비우면 언젠가는 채워질 거라는 말은
꽃이 피면 다시 올 거라는 말처럼
헛된 것이라서 쓸쓸했다

날이 저물면 저녁이 찾아들 듯
날이 새면 어김없이 오르던 평사리 - 行
늙은 자동차도 길을 다 외워 차도 나도 편안했던
평사리 - 行 이십여 년

이젠 늙어 기다릴 사람도, 받을 기별도 더는 없어
빈 곳간들을 사람으로, 문장으로 채워놓고

내 언젠가는 최참판댁 솟을대문을 등 뒤로 두고
개치나루 쯤에서 나룻배 하나 얻어 타고
흐르듯 떠나가겠지

나는 늘 평사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렸지만
이제 평사리가 나를 기다려도 좋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평사리 - 出
-「다시, 평사리」 전문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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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평사리의 봄밤을 아름답게 하는 시인. 20여 년 동안 평사리에서 누군가를 늘 기다린 기다림의 시인. 이제는 평사리가 나를 기다려도 좋지 않을까 하고 고백하는 영혼의 시인. ‘차밭 법당’에서 쓴 시편마다 ‘왕의 녹차’ 향기가 저절로 나는 시인. 지리산과 섬진강의 뜨거운 사랑을 늘 가슴 깊이 새기고 경외하는 시인. 그 시인이 시의 신발 한 켤레를 신고 하동포구 나루터마다 물결처럼 다니면서 눈물의 시를 쓰고 평생 혼자 울었구나. 때로는 강화에서 남해 노도까지 너덜너덜 신발이 다 해지도록 김만중의 눈물도 대신 울어주었구나. 그러나 시인이여 이제 울지 마시라. 평사리가 달빛처럼 시인을 기다리고 악양골 대봉감이 호롱불처럼 불을 밝혀 가난한 시인의 가슴을 환히 밝혀주지 않는가. 시는 바로 삶의 토지이거늘, 그 토지에 뿌리 내려 매화처럼 열매 맺는 시인의 시적 착지는 참되고 황홀하다.

정호승(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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