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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물고기 여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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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9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26g | 153*224*20mm
ISBN13 9788996694700
ISBN10 899669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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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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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28 수요일
우박, 돌풍, 황사, 비, 120년 만에 같은 시기 최저 기온

하늘이 노랬다. 앞이 캄캄했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았다. 그녀는 전날 약국에서 사온 임신 진단 시약 탓에 잠을 설친 모양이다. 새벽, 화장실에서 첫 오줌을 받아 테스트 한 뒤 이불 속에 다시 들어오며 말했다.

-임신이야.
-뭐? 너가 성모 마리아야? 왜 임신이야?
-다 원인이 있으니까 그렇지.
-무슨? 언제?
-7주 됐어.
-7주? 그런데도 몰랐단 말이야? ---p.7

-어린이, 너는 손님이다. 물고기 카페에 온 많은 손님 중에 하나일 뿐이다. 다만 걸어 들어온 것도, 안겨서 들어오거나 업혀 들어온 것이 아니고 날라서 들어온, 뱃속으로 들어온 좀 어이없는 손님이다. 네가 떠날 때까지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기는 할 것이다. 학교도 원한다면 보내주겠다. 하지만 나중에 떠날 때 손님답게 계산은 잘 하고 가라. 내가 먼저 가겠지만 그렇다면 엄마한테 계산 잘 해라. 돈으로 지불 못하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할일을 다 마치고 생사를 벗어나라. 태어남도 죽음도 없는 곳으로 너는 가라. ---p.44

‘부다 바’는 우리 집에 있는 이를테면 홈바이다. 이 집을 고칠 때 주방 쪽에 빠데(핸디코트)를 바르면서 바르던 헤라로 한쪽 벽에 ‘Buddha Bar-since 2005’라고 새겼었다. 땔감으로 가져다 준 나무들을 골라서 며칠 걸려 테이블을 짜고, 두꺼운 합판을 상판으로 깔고, 주방에 붙이다 남은 백색 타일을 그 위에 붙였다. 그럴 듯했다. 타일이어서 무엇을 흘려도 괜찮았다. 그 옆으로 선반도 하나 짜서 넣었다. 그리고 거기 앉아 밥도 먹고, 밤이 되면 술도 마셨다. 그녀는 내가 주문하는 대로 안주도 만들어주고 술도 주었다. 그녀는 주모였고, 언제나 그 바에 손님은 나뿐이었다. ---p.46

몽골에서 추진하던 영화 「천개의 고원」이 좌절된 뒤였다. 나는 한때 훈(중국에서는 흉노)처럼 만리장성 넘어 오르도스 초원을 꿈꾸었고, 말달렸고, 고비사막을 헤매었고, 노마드(유목)를 노래했었다. 노마디즘을 사유한 질 들뢰즈의 책 「천개의 고원Mille Plateaux」을 끼고 살았다. 그리고 초원의 악기, 마두금馬頭琴 몽골의 찰현악기. 길이 1m의 대에 두 개의 현이 있고, 위쪽에 말 모양을 조각해 이 이름이 붙었다.을 모티브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스텝이 구성되고, 캐스팅도 끝냈다. 최적의 로케이션 촬영지도 정했고, 미술, 음악 모든 것이 준비되고 있었다. 말들도 훈련이 끝나가고 있었고, 활, 화살, 칼, 갑옷, 깃발까지 만들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만리장성이 문제였다. 한무제漢武帝 역을 맡은 제작자는 만리장성을 둘러싼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나는 만리장성을 넘어야 한다고 고집 부렸다. 우리는 끝내 만리장성은 넘을 수가 없었다. 시나리오의 마지막 장면처럼……. ---p.49

서럽게 나를 원망하며 울고 울었다.
그때 나는 고비사막으로 들어가 실종을 꿈꾸었었다. 주인공 소리처럼…….
고비에서 실종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냥 걸어 나가면 된다. 어디에나 바람에 풍화된 짐승들의 하얀 뼈들이, 형해形骸가 널려 있었다.
그래야 옳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고비 대신 제주를 택했고, 사막 대신 바다를 택했다. 빈집 하나 얻어 귀양살이하듯 이곳에 유폐되고자 했었다.
그리고 그 빈집을 고치면서 나는 ‘서방정토로 돌아가다. 西歸’라고 썼던 것이다. ‘Buddha Bar’라고도 쓰고, ‘서귀선원西歸禪院’이라고 쓰고, ‘천장지구天長地久’라고도 썼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 스스로를 위로하며, 나 자신을 위로하며, 나를 따라 내려온 그녀를 위로하며 낯선 이곳에서의 삶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어린이는 지금 이곳으로 애써 찾아 온 것이라고, 그의 새로운 생애를 위하여……. ---p.52

마지막 기회다. 비록 어린이가 마취제를 맞고, 진통제를 맞았다하더라도, 유산이 될지 몰라도 죽이지는 말아야한다고, 수술을 막아야한다고, 잡초처럼 뽑혀서는 안 된다고…….
그러다가 다시 보내야한다고, 시간을 끌수록 고통은 더 커질 뿐이라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너를 넘겨줄 수 없다고, 아니 어쩌면 뻔한 미래에 너를 던질 수 없다고, 너는 마당 가운데 크는 삼나무가 아니라고, 억새가 아니라고……, 우리는 너의 태어남이 결코 기쁘지 않다고, 너의 태어남을 기뻐하는 곳에 너는 가라고…….

ㅡ부처님, 괴로움은 어디서 옵니까?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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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이 책을 주어진 대로 읽을 것이다. 이미 첫머리에 충분히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일기체로 쓰이기는 했으나 어디까지나 소설입니다. 그 누구도 이것으로 인해 피해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장선우 감독의 근황에 대한 기록으로도 읽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미처 세상을 보지 못하고 떠난 어린이(장선우 감독은 그렇게 불렀다) ‘자희慈悲喜捨’를 미처 세상을 보지 못하고 중단된 영화로 읽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야기를 읽을 것이다. 삶의 이야기. 결국 중단된 이야기. 2010년 그해 55일 간의 일기. 이상한 일기. 나는 중얼거린다. 아니, 내가 미친 게 아닐까. 일기에 관한 독후감을 쓰다니.
정성일(영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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