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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잡은 고래

길에서 잡은 고래

: 그가 사제가 된 것은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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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10g | 140*205*30mm
ISBN13 9788932112435
ISBN10 893211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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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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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박은희
프랑스 파리 신학 대학에서 교회사를 공부하고, 프랑스 툴루즈 신학 대학을 졸업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불어불문학과 석사 과정을 이수하고, 현재는 프랑스 어 통·번역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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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형들이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오고 있었다. 형들은 그 상황에서도 불을 끄려고 노력했다. 엄마는 연락을 받고 재빨리 달려와 있었다.
우리 다섯은 잠옷 바람으로 엄마 주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만 했다. ‘정상적인 가정’이라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은 들었지만, 지금 우리의 상태는 정상적인 가정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불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고락을 같이할 수 있는 우리 여섯 식구가 모두 살아 있다는 것이다! --- 4장 불 속으로 사라진 행복

이 모든 것은 나의 추측이다. 아저씨가 확실하게 말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아저씨는 더 이상 외출하지 않았다. 운동복 차림으로 면도도 하지 않고 며칠을 집에만 있었다. 낚시하러 가지도 않았다. 내 개조차도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집 안에서는 담배 냄새가 진동했고, 벽은 노란색으로 변해 갔다. 아저씨는 거의 매일 나에게 필터가 없는 지탕 담배를 사 오게 했다. 부엌에는 담배꽁초들과 맥주병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긴장된 분위기, 그것도 최고의 긴장감이었다. 우리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마르시알 아저씨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엄마에게 소리를 질렀고, 엄마가 대꾸하면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졌다. 뺨을 때리면 엄마는 울면서 두려워했고, 우리는 공포에 떨었다. 우리 방은 아래층에 있었고, 위층에는 부엌 및 아저씨와 엄마의 침실이 있었다. 엄마는 싸움이 험악해질 듯하면 우리를 내려보냈다.
나는 때리는 소리와 비명 소리를 들었다. 다툼은 점점 더 거칠고 참기 힘들 정도로 발전했다. 나는 엄마를 학대하는 남자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엄마도 그를 미워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태풍이 지나가면 둘은 부엌에 앉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커피를 마시곤 했다. 그런 엄마가 낯설었다.
엄마는 복종하는 여자가 되었다. --- 7장 파괴된 가정

“룰루, 우리 두 사람의 신분증을 잡고 창살에 붙어 있거라. 그러면 첫 번째로 면회할 수 있을 거야.”
엄마는 정확히 보았다. 간수는 열두 살짜리 조그만 금발 아이와 자신을 향해 뻗은 내 팔, 거짓 미소를 띤 내 입술, 그리고 애원하는 듯한 내 눈을 보았다. 마음의 빙산이 녹아내린 그는 엄마와 내 신분증을 가져갔다.
면회 때마다 이는 반복되었고, 우리는 언제나 첫 번째로 들어갔다. 나는 속이는 법을 배웠고, 매번 게임에서 이긴 것처럼 뿌듯했다. 그러나 동시에 창피하기도 했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간수는 속으로 우리와 함께 즐겼을 것이다. 철창에 달라붙어 있는 우리를 보며 즐기고, 철창 너머로 바나나를 던져 주는 작은 은혜를 베풀려고 기다렸을 것이다.
나는 간수들 앞을 지날 때면 속으로 모든 새들의 이름을 빌려 그들을 욕했다. 그곳은 마치 고약한 새장과 같았다! --- 8장 도망 그리고 감옥

나는 사제가 되기 위해 엄격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랑의 언어는 아주 민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두 사람의 몸이 하나가 된다는 것, 입맞춤을 한다는 것도 이미 두 삶이 만난 것이고, 서로에게 자신을 허락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청소년기 때에는 그 엄청난 무게나 아름다움, 선물의 크기, 삶의 교류 등을 책임질 능력이 거의 없다. 카마르그에서 우리는 기수가 너무 어린 말 등에 올라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빠르게 배워 갔다. 어린 말의 허리를 부러뜨려 푸줏간에 보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너무나 일찍 서로를 내어 주면서 ‘사랑의 허리’를 부러뜨리고 있다. 그리고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상처를 안고 어른이 되어 간다. --- 9장 '자유분방한' 삶

돌연 왜 형제들 가운데 나만 금발이었는지 이해가 갔다. 나는 미운 오리 새끼였고 사생아였던 것이다. 어린아이의 출생을 주위 사람들에게 숨겼고, 그래서 모두 나의 아버지는 여동생들의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라고 믿었다. 사생아! 앞으로 교실에서나 다른 곳에서도 그 소리는 매번 내 마음에 울릴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를 모름”이라고 기록할 때 내 마음을 더 답답하게 죄어 올 것이다. 더욱더.
다행히 형들과 여동생들은 나를 한 번도 사생아로 취급한 적이 없다. 오히려 나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더욱 하나가 되었다. 형제들의 사랑 덕분에 나는 내 삶 안에서 이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었다. --- 10장 친아버지 귄터와 가족의 비밀

우리는 두려움에 휩싸인 채 서둘러 아저씨 가까이 다가갔다. 총은 엉덩이 쪽에 놓여 있었다. 아저씨가 들릴락 말락 하는 소리로 엄마에게 말했다.
“당신 잘못이 아니야, 당신 잘못이…….”
“가서 대야에 물을 담아 와라, 룰?, 빨리!”
나는 수건도 가져갔다. 엄마는 아저씨를 닦아 주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침내 경찰이 도착했다. 구급차 경보등의 붉은빛이 거리의 벽들을 비추었다. 순식간에 마르시알 아저씨는 들것 위에 누였고, 구급차 안으로 사라졌다.
엄마는 초췌한 모습으로 카쿠 형과 나, 그리고 꼼짝도 못하고 방에만 있는 여동생들을 안심시키고 경찰서로 떠났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총소리가 내 몸을 울리는 것만 같았다. 피투성이가 된 아저씨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아저씨는 살아날까? 엄마는? 경찰은 아저씨를 어떻게 할까?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붉은 밤이었다. 피의 밤. --- 12장 아저씨의 자살

1980년 2월 방학 동안, 나는 내 생활을 스스로 주도해 보고 싶었다. 독립심을 갖고 싶었다. 나는 어디로 가는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친구 집으로 갔다. 가끔은 집에 늦게 들어오기도 하고, 어느 날은 아예 들어오지도 않았다.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학생들의 그룹과 자주 어울렸고, 외박도 했다. 대마초를 돌렸지만 관심이 없었기에 피우지는 않았다. 그러나 꿀리지 않기 위해 담배는 피웠다. 여자 친구들과 극장에도 갔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엄마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 즉시 말다툼이 시작될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13장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고, 그분을 알지 못했다

나는 대부, 대모나 사제, 교리 교사, 부모, 조부모 등 깊은 신심이 없으면서도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모든 사람들을 격려하고 싶다. 자신이 심은 나무들이 열매를 맺는 것을 볼 수 없을지라도, 그들이 뿌린 씨앗은 이곳 아니면 다른 곳에서, 금방이 아니더라도 다른 세상에서 싹이 틀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께 드리는 어떤 기도도 헛된 것은 없다. 하느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반드시 응답해 주실 것이다. --- 16장 사생아의 대모님

빛! 나는 두 개의 이름을 합친 내 이름이 영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알았다. 두 이름이 합쳐진 의미는 나의 신앙과 새로운 삶을 대변하고 있었다. 정말 우연이란 없다. 그 빛이 나에게로 와서 예수님을 알게 했고, 그분은 어둠 속에 있던 나의 삶을 점점 더 빛으로 인도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나는 이 새로운 삶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 삶은 벌써 내 안에 커다란 소망을 갖게 했다. 나의 새로운 삶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빛으로 다시 태어나게’ 도와주는 것이다. --- 17장 젊은이들 앞에 서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하느님이 등불이 되어 주시기를 기대한다. 먼 장래에 우리 삶의 배를 저어 폭풍우나 안개 또는 밤바다를 지날 때 움직이지 않는 빛을 원하는 것이다. 그 빛을 알아보지 못하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가질 수 없다. 하느님은 우리가 항해할 때 빛을 비춰 주시지만, 커다란 등불이 아닌 자전거의 불빛처럼 아주 작은 불을 비추신다. 4, 5미터 앞에서 빛을 주시는데, 내가 페달을 밟는다는 조건으로 비추어 주시는 것이다. 만약 달리기를 멈추면 더 이상 빛은 없다!
하느님과 함께하는 길을 시작할 때, 우리는 자주 까마득히 펼쳐진 광활한 해변을 걸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모든 방향으로 뻗어 나간 흔적들을 본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잘 알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조금씩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다 작은 길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것을 느끼게 되면…… 바로 그곳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우리의 삶의 길인 성소를 찾은 것이다! 용기를 가지고 바로 그 삶을 살아가도록 하자. 자, 앞으로! --- 18장 하느님은 똑똑한 사람들을 부르지 않으신다

내가 혼미한 상태에서 벗어났을 때 차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데레사 수녀님을 만난 그 짧고 기묘했던 순간은 내 삶에서 가장 대단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언제나 미소 짓는 그분의 주름진 얼굴과 밤샘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다. 사람들은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것을 보면서 근심한다. 그러나 주름살은 과거에 미소 짓거나 숙고하던 삶의 흔적이기에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 데레사 수녀님은 나에게는 아름다움의 전형, 즉 ‘ 타고난 사랑의 모델’과도 같다. --- 25장 로마, 그리고 마더 데레사와 요한 바오로 2세

“너, 아니 르네 뤼크 신부님, 나는 많은 아이들을 가르쳤지요! 그러나 신부님만은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답니다. 가장 기억나는 것은 신부님이 그린 그림들이에요. 매번 신부님은 종이 위에 검정색을 가득 그렸지요. 그러나 항상 한쪽 구석에는 파란 하늘을 그렸어요.”
그것은 미래에 대한 예시였을까?
--- 26장 마침내 사제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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