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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그녀에게 길들여지다
eBook

늑대 그녀에게 길들여지다

[ EPUB ]
김원경 | 가하 | 2011년 09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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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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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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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86MB ?
ISBN13 978896647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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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이주은, 신입생 환영회 갈 거지? 절대 빠지면 안 돼! 선배들한테 이쁨 받고 싶으면 가는 게 좋을 거다.”
이번 1학년 첫 학기에 당선된 과대표 현호가 그녀들을 챙겼다. 그들은 저번에 다녀온 신입생 친목도모 MT에서 같은 조로 배정되어 친분이 두터워졌기에 예쁘고 새침한 주은이 현호를 보며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딘데?”
“학교 앞 학사주점.”
“매번 모이면 거기냐?”
“싸잖아. 그리고 우리 다 들어갈 곳은 거기밖에 없어. 며칠 전부터 예약한 방들인데, 우리가 사람이 몇이냐?”
“오케이.”
주은이 효리의 팔짱을 끼며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효리는 자신의 옆에 딱 달라붙어 있는 주은이 솔직히 불편했다. 예쁘고 날씬한 그녀에 비교되어 자신은 더 뚱뚱하고 못생겨 보일 테니까.
효리는 한 번도 날씬해 본 적이 없었다. 어릴 때 몸이 약해 한약을 많이 먹인 부작용이라고 부모님은 말씀하시지만 그 말을 한의사 분들이 들으면 기가 막혀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부모님을 만난다면 그것이 사실이 아니란 것쯤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강남에서 피자집을 두 개나 운영하시는 부모님은 그 피자 판만큼이나 둥그런 외모를 갖고 계셨고, 그들의 두 딸들이 그들을 닮아 먹성이 좋다는 것쯤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게다가 집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니 얼마나 마음껏 피자를 먹었을까 하는 생각은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어릴 때부터 뚱뚱한 것이 고민이 되어 여러 가지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단식원도 들어가 보았으나, 성공도 못했을 뿐더러 일시적인 체중감량으로 오는 스트레스와 요요현상으로 제자리를 찾는 그녀의 몸무게였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오니 자기처럼 자유로운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키 160이라고 뻥을 치고 다니지만 사실은 158이고, 몸무게는 60킬로그램이지만 작년까지 만해도 65킬로그램이었다. 5킬로그램이 빠진 이유는 고3이라 학교에 오래있다 보니, 간식의 한계가 있었기에 빠진 것이었다. 만일 그녀가 집에서 생활하는 일이 더 많았다면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살들이었다.
사람들은 먼저 전체적인 살들로 눈이 가서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보는 일이 없었다. 그저 그녀는 뚱뚱한 여자아이일 뿐! 뚱뚱한 여자에겐 뚱뚱하고 못생긴 애라는 말이 따르지, 쟤는 뚱뚱하고 예쁜 애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마치 뚱뚱함과 예쁜이란 단어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다는 듯. 그러나 그녀는 뚱뚱할 뿐이지 절대 못생긴 얼굴이 아니었다. 그녀를 자세히 본다면 그녀의 커다란 눈은 호수같이 맑고 초롱초롱 빛났으며 코는 앙증맞았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은 립스틱을 바르지 않아도 앵두처럼 붉었으며 뽀얀 살결은 아기피부처럼 보드라웠다.
뚱뚱한 사람은 머리스타일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녀가 파마를 하면 아줌마 같아 보인다고 했고, 머리를 기르면 키가 작고 뚱뚱해서 더 거추장스러워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항상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어깨에 닿을락말락하는 단발머리를 고수했다. 그녀에게 단 하나, 눈길을 끄는 게 있다면 바로 목소리였다. 만일 눈을 감고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사람들은 그녀와 목소리만으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야, 같이 가. 의리 없게 먼저 가냐?”
현호가 그녀들 뒤를 따라 뛰어왔다. 제법 큰 키에 귀여운 외모를 하고 있는 그는 성격도 활발해 과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있어 과대표로 뽑혔다. 경영학과인 그들은 과의 성격상 사십 명 정원에 일곱 명을 제외한 인원이 남자였다. 그것도 많아진 거라고 했는데, 4학년 선배들 중 여자는 단 세 명이었다. 그렇기에 새내기 여학생들을 보고 싶어 하는 선배들은, 여학생들은 한 명이라도 빠져선 안 된다는 엄포를 놓았던 것이다.
그들이 학사주점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고 서로 방을 나눠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았다. 마치 주점을 경영학과에서 빌린 듯 많은 인원들이 모여들어 여기저기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방금 도착한 세 사람이 자리가 비어 있는 방으로 들어가자 벌써 그곳도 열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야, 왔냐? 앉아라.”
3학년 대표선배가 그들을 맞이했다.
그 방엔 효리와 주은 외에 두 명의 2학년 여자선배들이 있었다. 그녀들이 주은과 효리에게 말을 걸며 술잔을 채웠다. MT 때 처음 소주를 마시고 뻗었던 효리는 다음날 아침 굉장한 숙취로 고생을 했던 기억에 마시고 싶지 않았으나, 선배들의 권유라 어쩔 수 없이 잔을 들었다. 그런데 그녀가 잔을 받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들어왔다. 3학년인 듯 두 명의 여자선배들이 눈을 빛내며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정준우 선배님, 이리 앉으세요.”
“왔냐? 안 올 것 갔더니.”
갑자기 애교 톤으로 바뀌는 두 여자선배를 바라보다 효리도 눈을 들었다.
‘오 마이 갓! 바로 그 사람!’
자신을 경영학과에 들어오게 만들었던 바로 그 남자였다. 이제야 보게 된 것이다. 효리는 막상 경영학과에 들어왔지만 정작 자신이 반한 남자를 볼 수가 없었다.
‘이렇게 그를 만나다니…… 정말 경영학과 선배이긴 한 거구나!’
그는 소위 말하는 킹카에 꽃미남이었다. 속 쌍꺼풀이 진 약간 투명하다 싶은 눈, 조각을 해놓은 것 같은 높은 콧날, 그것과 조화를 잘 이루는 뚜렷한 입매를 지닌 그가 약간 거만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다듬어진 약간 곱슬거리는 갈색 머리에선 윤이 흘렀고 피부 또한 매끄러웠다. 그런 그가 여자선배들을 보며 웃자 눈웃음이 지어졌다. 그것도 모자라 코트를 벗자 근육으로 다져진 앞가슴이 스웨터 위로 나타났다. 그는 신이 내린 선물이었다.
‘역시 멋있다!’
효리는 큰 키의 그를 넋을 놓고 뒷목이 아프도록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저렇게 잘생긴 인물은 실제로, 그리고 가까이는 처음 보는지라 그에게서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자리에 앉으며 눈을 들어 그녀들을 바라봤다.
“신입생들인가 보지?”
“그래, 야 이제 준우까지 왔으면 우린 다 온 거니까 니들 일어나서 소개 시작해.”
3학년 대표가 말하자 우선 현호가 일어나 자기소개를 했다.
“강현호입니다. 이번 1학년 대표가 되었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선배님들.”
“그래, 녀석 참 잘생겼다.”
“귀엽네.”
여자선배들도 한 마디씩 했고 다음은 주은이 자기소개를 하자 남자선배들이 휘파람을 불었다. 준우는 주은을 쳐다보며 날씬하고 새침하게 생긴 그녀가 마음에 들어 작업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옆에서 잔을 채워주자 소주를 받으며 별로 눈을 둘 필요가 없는 여자후배를 살짝 보고는 다시 옆에 앉은 2학년 여학생에게 집중했다.
“저는 이효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다들 술을 마시다 경기를 했고, 준우도 놀라며 그녀를 다시 바라봤다. 그는 덩치에 맞지 않게 성우처럼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닌 그녀의 이름을 머리에 새기곤 웃었다.
‘참 고생이 많았겠군. 이효리라니…….’
가수 이효리와는 거의 반대되는 외모의 소유자가 하필 이름이 똑같으니 사람들이 얼마나 놀렸겠는가!
“풋, 이효리? 가수 이효리? 비슷하진 않지만 목소리 들으니까 노래는 잘하겠다. 하하하!”
준우가 효리를 보며 장난기를 참지 못했고, 그로 인해 방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그의 농담에 효리의 얼굴이 무안함으로 벌게지자 주은이 준우를 째려봤다.
“선배님, 장난이 너무 지나치시네요.”
주은의 말에 선배들이 웃음을 멈췄다. 준우도 맹랑하게 말하는 그녀를 보며 웃음을 멈췄고, 그제야 주은의 옆에 얼굴을 붉히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효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표정에 잠시 자신이 너무 심했나 싶었다.
“야, 농담이야.”
‘뚱땡이 소심하긴.’
준우는 1학년 신입생들에게 미움을 받을까 봐 효리에게 다가가 술을 따라줬다.
“야, 이효리. 한 잔 받아라.”
“네.”
조용히 대답하던 효리는 준우가 주는 술을 받아 단번에 마셔버렸다. 항상 듣던 얘기라 면역이 될 때도 되었건만 준우의 입으로 들으니 너무 창피했다. 그녀는 빨리 이 자리를 벋어나 자신의 아지트인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술자리는 지금 시작이라 효리는 할 수 없이 선배들이 주는 대로 술을 받아 마셨고, 다섯 잔째부터 약간씩 취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거기다 세 잔을 더 받아 마시자 갑자기 정신이 없었다. ‘웅웅웅’ 마치 벌떼들이 몰려다니는 듯한 소리만 들릴 뿐 아무 감각이 없었다. 술자리는 한참 무르익어 취한 사람들도 있어보였고, 다른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야, 괜찮아?”
옆에서 현호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효리에게 걱정스러운 투로 물었다.
“어? 어.”
주은이 옆에서 그녀를 보며 조용히 말했다.
“바보같이 그걸 다 받아 마시냐? 나처럼 마시는 척하면서 물하고 바꾸면 되지. 집에 가자.”
둘 다 강남이라 주은이 효리를 챙겼다. 둘이 슬쩍 나오려는데 역시 눈치 빠른 남자선배들이 두 명의 여자후배가 나가는 걸 단번에 알아차리고 만류했지만 주은은 효리가 많이 취했다며 무시하고 밖으로 나왔다.
“넌…… 참, 대단해.”
효리는 술이 취한 와중에서도 주은의 대담한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
“야, 괜찮니? 똑바로 걸어봐.”
둘이서 지그재그로 걷고 있는데 뒤에서 그녀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현호였다.
“야, 내가 웬만하면 같이 가겠는데, 과대라고 절대 안 된단다. 택시 타.”
“너희들 집이 어딘데? 나도 가야하니까.”
어느새 뒤에서 나타난 준우가 두 여자를 보며 물었다.
“효리는 청담동이고, 저는 반포동이요.”
“그래? 그럼 나랑 같은 방향이네. 나도 청담동인데. 그럼 같이 택시 타고 가다 내려줄게.”
“제가 제일 먼저 내리니까 선배님이 먼저 들어가세요.”
택시를 잡은 준우는 효리를 가장 먼저 태우려 했으나, 주은이 준우를 먼저 타게 하고 효리를 가운데로 밀어 넣더니 자신이 탔다. 술이 취해 졸고 있는 효리를 보며 준우는 혀를 내둘렀다. 주은에게 작업을 걸기 위해 빨리 나온 것인데, 하필이면 뚱땡이가 같은 동네일 게 뭔지. 준우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오늘 작업은 뚱땡이 덕에 망쳤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의 어깨에 자꾸 기대어오는 효리의 머리를 한 손가락으로 받쳐 들고 살짝 옆으로 밀었다. 택시가 한강을 건너 반포동에 다 와서 주은을 내려주고 청담동으로 향했다. 주은이 내리자 준우는 효리를 옆으로 밀어버리곤 넉넉하게 자리를 잡았다.
‘역시 뚱땡이 때문에 자리가 비좁았군.’
택시가 청담동에 다가가는데도 효리가 일어날 생각을 안 하자 그는 그녀를 흔들어 깨웠다.
“야, 이효리 일어나! 야! 진짜.”
할 수 없이 그녀의 가방을 뒤져 주민등록증을 찾은 그가 주소를 댔다. 그리고 너무 취한 효리를 혼자 내려주고 갈 수 없어 같이 내리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그의 집과는 가까운 거리라 걸어가기에도 충분한 거리였다.
“야, 진짜 정신 안 차려?”
준우의 부축으로 차에서 내린 효리는 정신을 차리기는커녕 아예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는 효리를 일으키려다 아무래도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할 수 없이 이를 갈며 그녀를 등에 둘러업었다.
“끄응. 너, 이씨! 뚱땡이, 내가 내일 학교 못 나가면 너 때문에 입원한 줄 알아라. 진짜 무겁네.”
‘하필이면 또 2층이냐?’
2층짜리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천장이 높은지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도 엄청 길었다.
“흐음.”
그 때, 갑자기 효리가 그녀의 덩치에 비해 너무나 섹시한 신음소리를 내었고, 준우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전율을 느꼈다. 그런데 이번엔 그녀가 그의 목 부분에 얼굴을 부비기 시작하더니 한숨을 내쉬며 따뜻한 입김을 내뿜었다. 목뒤로 느껴진 뜨거운 열기에, 준우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릴 정도의 짜릿한 흥분을 느끼고 말았다.
‘으으으,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준우는 이를 꽉 물고 식은땀을 흘리며 계단을 올라갔다. 힘들어서 나는 땀인지 흥분을 참느라 나는 땀인지 분간을 못하며 효리의 집 문 앞에 도달해 초인종을 눌렀다. 안에서 문이 열리자 마음씨 좋게 생긴 뚱뚱한 아저씨가 업혀온 그녀를 보고 놀라며 받아들었다.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지? 자넨 누군가?”
안에서 또 다른 뚱뚱한 아주머니가 나오고 그 옆에 학생으로 보이는 뚱뚱한 여자애가 그를 황홀한 듯이 쳐다보며 서 있었다.
‘정말 이 가족은! 후후.’
만일 그가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었다면, 아니 앞에 사람들이 없다면 포복절도를 했을 것이다.
‘이 집은 유전인가 보군.’
그래도 그나마 뚱땡이가 제일 날씬해 보였다.
준우는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헉, 헉, 저는 효리와 같은 과 선배 정준우입니다. 후, 그리고 오늘 신입생 환영회가 있었는데 술을 좀 많이 마셔서 제가 같은 동네라 데리고 온 겁니다. 후.”
“그래? 좀 앉지. 여보 마실 것 좀 내와.”
“네.”
“아니요. 괜찮습니다. 집에 가봐야 하거든요.”
핑계를 대며 인사를 드리고 나온 준우는, 거대한 가족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층계를 내려오다 웃음을 터트렸다.
‘아마 몇 달은 저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즐겁게 보내겠군. 우하하하.’

다음날 심한 숙취로 아침에 2시간짜리 수업을 제친 효리는 겨우 점심때가 되어서야 오후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로 갔다. 강의실로 들어가자 주은과 현호가 그녀에게 다가와 아침수업 대리출석에 성공했다며 반가운 소식을 알려주더니 어제 집에 잘 갔는지를 물었다.
“그게, 기억이 안 나고 아침에 엄마 말씀이 내가 준우 선배님 등에 업혀 들어왔데.”
주은과 현호의 표정이 경악에 가깝게 창백해졌다. 그리고 잠시 후 주은이 침을 꿀꺽 삼키며 중얼거렸다.
“준우 선배 보기보다 꽤 근육질인가 보다. 보기엔 기생오라비 같이 생겼는데.”
“야아. 기생오라비는 무슨 터프해 보이던데.”
효리가 그렇게 반박을 하고 나오자 주은이 알아봤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현호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야, 니들 준우 선배 소문 아직 못 들었구나? 모여.”
셋이 머리를 모으자 현호가 목소리를 죽이며 말했다.
“야, 여자 킬러래. 같은 여자랑은 3번 이상 안 하고 거의 주마다 사람을 바꾼다더라. 그리고 전엔 연예인도 사귄 적 있대. 우리 학교 연극영화과 다니는 여자였다는데, 그 여자도 차였다더라? 게다가 오래 사귀어봐야 3개월이래.”
“3번 이상 뭘 안 해?”
효리가 묻자 두 사람이 그녀를 노려봤다.
“내숭이야?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데이트?”
“호텔!”
현호가 답답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 쉬었다.
“진짜?”
“그 선배가 그렇게 잘났어?”
주은도 놀라며 물었다.
“집안도 장난이 아니래. 제이엔에스(J&S)가 선배네 거래.”
“제이엔에스 백화점하고 스포츠클럽? 그래서 여자들이 파리처럼 꼬이는구나?”
“특히 주은이 너 조심해.”
“왜?”
“어제 준우 선배가 너 쳐다보는 눈빛이 마치 먹이를 노리는 뭐 같았다니까.”
“치, 그럼 좋지. 나도 사모님 한번 돼볼까?”
자신의 농담에 효리의 얼굴색이 창백하게 변하자 주은은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
“농담이야. 난 바람둥인 질색이야.”
강의시간이 가까워져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들도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턱을 괴고 앞을 바라보던 효리에게는 강의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준우의 모습만이 아른거렸다. 그녀는 어제 자신을 놀렸던 준우를 미워할 수 없는 자신이 너무 싫었지만 처음 그를 본 순간부터 그에게 반해 버린 터라 어쩔 수 없었다. 항상 그래왔듯이 그녀의 짝사랑은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수업이 없는 토요일, 효리는 전날 밤 늦게까지 슬픈 영화를 보느라 아침에 부은 눈으로 늦게 일어났다. 그녀는 영화를 좋아해 주로 금요일 밤에 디브이디나 비디오를 빌려봤다. 만일 남자친구가 있었다면 함께 영화를 보러 갔을 터였으나, 그녀에게 그런 기회가 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한 번도 남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었다. 뚱뚱한 외모에 그녀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없기도 했지만, 남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주말이나 휴일은 그녀에겐 별 의미가 없었고 그냥 남아도는 시간을 때우기에 불과했다.
효리의 취미는 주로 집에서 혼자 즐길 수 있는 영화보기나, 책 읽기, 음악 감상이었다. 그녀는 주로 로맨틱 코미디와 오래된 영화들을 좋아했고, 영화에서 나오는 멋진 남자 주인공들 같은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보는 것이 꿈이었다.
애수에 나오는 비비안 리나, 사브리나에 나오는 오드리 햅번은 아니었지만, 그녀들의 영화처럼 슬픈 사랑과 멋진 로맨스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이 남자친구를 사귈 기회를 얻는다면 중경상림에서처럼 남자 집에 들어가 몰래 청소도 해놓고, 에밀리에서처럼 그가 모르게 문제를 해결해놓는 그런 일도 해보고 싶었다.
또 다른 취미인 독서는 그녀의 지적수준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그녀의 상상력을 증가시키기도 했다. 소설을 통한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 그녀는 고전문학부터 에세이, 또 만화까지 모든 책을 골고루 읽었고 그중에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역시 로맨스 소설과 만화책이었다. 어려서부터 눈물이 많던 그녀는 슬프거나 감동적인 장면에서 항상 눈물을 흘렸다. 그런 그녀를 보며 식구들은 혀를 내둘렀다. 게다가 그녀는 겁이 많았다. 특히 무서운 영화나 텔레비전을 보면 잠을 설쳤고 어렸을 땐 높은 곳이나 빠른 롤러코스터를 타면 항상 울곤 했었다.
효리는 오늘 아버지 이만수 사장의 부탁으로 ‘피자피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기에, 아침식사를 한 뒤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없어 일찍부터 가게로 나갔다. 주말엔 바쁘기 때문에 종종 이렇게 가게로 나가서 부모님을 도와 카운터를 보거나 가끔은 배달을 나가기도 했다. 가게에선 아르바이트하는 언니, 오빠들이 효리를 좋아했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기 때문에 이 사장도 그녀가 도와주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효리가 전화 주문을 받으면 사람들이 항상 그녀의 목소리를 칭찬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의 목소리에 반해 그녀를 보기 위해 배달을 취소하고 직접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뭐, 목소리로만으로 상상하던 그녀가 그들의 기대에 못 미쳐 실망을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다였지만, 이제는 그녀도 익숙해져서 그들의 실망한 모습을 보아도 그렇게 많이 상처받지는 않았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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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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