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_ 비의노래. 1977년생. A형에 물고기자리. 친구들과 수다떨고 늦잠자는 걸 즐겨하는 지라 약간은 게으른 몽상가.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읽는 것도 좋아함. 로설을 읽을수록 나날이 높아지는 눈 때문에 혼자 노처녀로 늙어가고 있음. 데뷔작 『뉴욕 러브스토리』완결작 『너의 의미』,『마인 어게인』,『적애』. 현재 로망띠끄 사이트에서 『귀도 엘리』 연재 중.
“뭐가? 그러게 누가 날 건드리래?”
현우는 자신의 입술에 묻은 소현의 립스틱을 와이셔츠 소매로 살짝 지우며 물었다.
“누가 그, 그렇게까지 하라고 했어요?”
“네가 먼저 키스하자고 달려들었잖아? 난 단지 거기에 응한 것뿐이야. 지금까지 좋아라 했던 게 누군데 이제 와서 딴소리야?”
소현은 분한 마음에 씩씩거리며 아무 말 없이 그를 노려보았다. 그랬다. 얄밉긴 해도 그의 말이 맞았다. 그녀가 먼저 달려들었다는 건 반박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 또한 그가 자신의 몸을 잡고 가까이 끌어당겼어도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그의 말대로였다. 하지만 애인도 아니고, 전혀 안면도 없는 사이에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기 같은 건 하지 말걸. 그깟 돈 좀 아끼겠다고 이런 짓을 한 내가 미쳤지!’
립스틱이 반쯤 지워진 그녀의 화난 모습이 마치 엄마의 립스틱을 가지고 놀다가 들킨 어린 아이처럼 보여 현우는 더욱 약을 올려 주고 싶어졌다.
‘고작 키스 가지고 저렇게 난리라니, 이런 말을 들으면 아예 숨이 넘어가겠군.’
그의 입술이 삐딱하게 위로 올라가며 하얀 치아가 드러났다.
“이봐, 원한다면 내 방으로 2차 어때? 돈은 원하는 대로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