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그렇게 서두르세요? 굿나잇 키스 정도는 해 주고 가셔야죠. 키스가 얼마나 몸에 좋은지 아세요? 키스하고 자면 머리가 굉장히 맑아져요. 자, 해 줘요. 이번엔 당신이 해요. 난 가만히 있을 테니. 너무 겁먹지 말고요. 내가 잡아먹을 것도 아니잖아요. 아시다시피 이대로 꼼짝도 할 수 없어요. 자, 음?”
눈을 깜박이는 그녀를 홀린 듯 바라보고 있던 그는 손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 그녀의 긴 다리 위에 그대로 두었다.
매끈한 피부에 찰싹 달라붙은 그의 손바닥은 나비처럼 파르르 떨고 있었다.
“뭐 해요? 날 원한다면 어디 표현 좀 해 봐요. 그럼 혹시 아나요, 내가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할지?”
그녀가 그의 입술 위로 가볍게 입을 맞췄다 떨어졌다.
그리고 입술을 열어서 혀를 내밀었다.
입 안에서 쉴새없이 들어갔다 나오는 빨간 혀가 이브의 사과처럼 그를 유혹하고 있었다.
“너무 기다리게 하시네. 좀 문제가 있네요. 겉으로 봐서는 누가 알겠어요? 당신이 여자를 보고도 아무런 반응……흡!”
그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그 말은 사실 그녀를 알기 전부터 있던 그의 오랜 콤플렉스였다. 하나, 이제는 아니었다.
그도 여자를 보고 흥분할 수 있었다.
‘이렇게 불끈 달아오르는데, 욕망이 끊임없이 꿈틀대며 고문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그는 순간 이렇게 흥분하는 자신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