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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량의 위험한 물질이다

나는 다량의 위험한 물질이다

[ 양장 ] 모:든시 시인선-0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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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98g | 128*210*20mm
ISBN13 9791196117429
ISBN10 119611742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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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한 독서

밤새워 읽은 책은

이본異本이었어요

밑줄 그어 두었던 문장은 모래화석이 되었죠

눈으로 읽은 글자는 귀로 모여

버스 터미널처럼 시끄러운 소리를 내거나

바퀴를 굴리며 떠나갔어요

질문 없는 나라에 도착한

선박이 밤새워 읽은 것은 두꺼운 안개였습니다

새벽에 깨어나면 우리는 어두운 색깔,

내가 읽은 페이지는 찢어진,

아니죠. 찢긴

너무 더러운 바닥이었어요



혁명은 아직 당신을 합니까

눈을 감고 고요의 발목을 만져보세요
?
당신이 몇 개의 마디로 되었는지 세어보세요
?
걸어온 발자국과 지나온 행성의 수는 잊어야 합니다
?
장미의 꽃잎은 가시보다 더 뾰족해요
?
잠깐 문을 열어두고 없는 새벽을 가지세요
?
부스럭거리는 문장에 물음표를 달고
?
잘못된 구문을 골라둡니다
?
한 개의 비문이 한 개 이상의 치명에 들게 합니다
?
치명은 칼날이 아니라 배려의 표정에서 꺼내지기도 해요
?
긴 혀의 일부를 떼어놓고 싶다면 일요일로 가세요
?
아직도 시야에 눈발이 덮입니까
?
눈발은 시야를 구출할 수 없는 수신호,
?
우리는 미처 꺼내지지 않아요
?
당신은 아직 혁명을 합니까
?
나는 당신을 혁명하지 않습니다
?
혁명은 여전히 쓰지 못한 당신입니다
?

골목의 이유

그는 진정 후회하는 감정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왜 처음부터 절단된 골목을 집어 올렸던 거지?
기호에 따라 나눌 때
우리가 가진 건
고독의 일부
설움의 외부라고 해도 좋다
머리칼이 뜯겨져 나올 때마다
울음의 가치는 놀랄 만큼 증대된다

나는 왜 아직도 구태의연한 의자처럼
사랑을 말하는 거지 이렇게 계속 살아남아
파충류처럼 뒷다리 접는 자세를 연습한다면
어떤 경계도 펄쩍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영토가 새로울 것인가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은
이생을 모두 건너야 가능한 일이다

아침은 날마다 새롭게 재편되었으나
저녁의 방향으로 어깨를 기울이는 골목은
등燈을 놓치고 빛을 놓친
빛을 놓치고 등을 놓친 가로등처럼 조용하다
나는 아직 골목에 있으며
우리가 굳이 소비한 감정은 치외법권의 일,
여기를 벗어나려면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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