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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과 횡단

번역과 횡단

: 한국 번역문학의 형성과 주체

우리 시대의 주변/횡단 총서-1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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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720쪽 | 846g | 148*216*40mm
ISBN13 9788932318707
ISBN10 893231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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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문화 번역과 근대 번역/문학의 위치
1장 ‘번역문학’의 정치성에 관한 고찰-직역과 의역의 이분법을 넘어서│조재룡
사회 비평적 관점에서 ‘문학장(場)’이라 일컬어져왔던, 문학작품의 정치·사회·문학적 맥락이 번역물의 가치를 평가하는 실질적 잣대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이분법에 토대를 둔 번역의 방법론적 문제 전반에 좀 더 포괄적으로 접근할 것을 강조한다. 그러한 방법론으로 개화기의 번역 담론들을 역사적·이론적으로 들춰내어 문제틀 전반을 구축하고, 이러한 문제틀을 통해 번역이 ‘국어’라는 새로운 ‘에크리튀르〔ecriture : ‘기록’, ‘기술(記述)’, ‘전사轉寫’를 모두 포괄하는 문헌학적 용어. 글쓰기〕’ 형성 과정에 관여한 경로를 추적했다.

“번역물의 구체적인 내용들(소설들, 예컨대 양계초의 영향을 받아 국내에 번역 소개된 수많은 위인전과 계몽 소설들)은 번역 텍스트가 바로 교육의 물질적 수단이었으며 대중을 계몽할 수 있는 유일한 매개였다는 사실을 잘 알려준다. 따라서 번역하는 자와 번역물을 읽는 자 사이에는 자연스레 위계질서가 생겨났다는 사실도 ‘무형의 독자’ 개념을 통해 설명된다. 열등한 대상을 일깨우는 일이 급할 때 원문에 충실할 필요성은 그만큼 사라져갔으며, 말할 것도 없이 ‘원문의 난해함과 본질적인 부분’은 필요에 따라 자주 삭제되거나 변형될 권리마저 갖고 있었다. 이러한 조건들 전반이야말로 개화기에서 해방 이후 몇 년까지 지속되어온 한국의 진정한 “번역 지평(horizon traductif)”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번역을 그저 ‘나쁜 번역’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 p. 54

2장 번역문학 연구의 동아시아적 의의와 방법론│박진영
번역이 서로 다른 세계문학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서양과 다를뿐더러 중국이나 일본과도 같지 않은 세계문학이 존재할 수 있다면, 단일하고 직선적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근대문학도 새로이 바라볼 수밖에 없다. 이에 번역문학이라는 방법론이 쓸모 있으려면 시각을 과감하게 바꾸어야 하는데, 예컨대 번역과 세계문학을 사유하면서 ‘동아시아’라는 키워드를 개입시키는 것과 같은 일이 절실하다. 이 글은 번역문학 연구에서 동아시아적 의의와 구체적 방법론은 무엇인지를 모색한다.

“자아와 타자의 이분법을 넘어 이방인들 사이의 문학을 상상하기 위해서라면 새로운 지평에서 세계문학을 사유할 가치가 있다. 결국 번역이란 타자가 아니라 자신의 기원적 풍경을 비추는 거울이 아닐까? 동아시아에서, 특히 식민 지배와 분단을 잇달아 경험하고 있는 동아시아 약소국에서 세계문학이라 부르는 것은 거울 속에 비친 타자를 차갑게 응시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실천이 아닐까?” --- p. 91
3장 근대의 지식 체계와 문학의 위치│이재봉
조선에서 ‘근대’는 일본을 통해 서구라는 외부를 발견함으로써 충격적으로 경험되고 시작되었다. 조선의 내재적 발전론 등 다른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구라는 외부를 도외시하고 근대를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근대는 단절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조선의 기존 가치 자리에 서구의 가치가 빠르게 파고들어 올 수밖에 없었다. 이 글은 근대의 지식 체계와 관련하여 근대 학교의 교과목으로 당대의 지식 편제를 추론하는 동시에 신문과 잡지 등 근대 매체를 통해 제시된 ‘지식’의 양태 등을 체계적으로 살폈다.

“조선 시대에 기자가 중시되고 단군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구한말에 단군은 화려하게 부활한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 을지문덕, 이순신 등 역사 속 인물들은 위기를 극복한 ‘민족’적 영웅으로 거듭난다. 과거는 우리가 한때 ‘문명’에 속해 있었음을, 그러므로 당시의 조선이 ‘문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하는 까닭이다. 당시 잡지들에서 과거의 저작이나 한시 등 고전문학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근대의 ‘지식’은 조선을 새롭게 구성하여 ‘문명’으로 진보해야 한다는 욕망의 가장 구체적인 실천 형태였던 셈이다.”
--- p. 121
4장 문화 번역과 ‘정(情)’의 고고학 - 이광수의 ?문학이란 何오?의 한 읽기│김용규
한국 근대문학론의 시작은 이광수로부터 비롯한다. 그의 ?문학이란 何오?는 한국 근대문학론에서 과거의 문학론과 단절하고 새로운 문학론을 열었다는 점에서 하나의 ‘사건’이라 평가해볼 만하다. ?문학이란 何오?는 중심부와 주변부 간의 문화 횡단과 번역 과정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광수 문학론의 핵심 개념인 지(知)·정(情)·의(意)가 ‘중심의 주변(스코틀랜드)’과 ‘주변의 주변(한국)’이 ‘주변의 중심(일본)’을 매개로 연결되어 있었음을 지적하는 필자는 그러한 영향 관계 속에서 이광수 문학론의 고유한 성격, 내부의 균열과 모순을 읽어낸다.

“이광수의 「문학이란 하오」 역시 바로 이 지점에서 평가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중화 중심의 제국 질서가 붕괴하고 서구 열강 중심의 제국주의하에서 민족 간 경쟁과 각축의 시대로 진입하는 역사적 전환기 속에서 이루어진, 문학에 대한 근대적 전환을 개념화한 것으로 평가해볼 수 있다.” --- p. 139

5장 한·중·일 번역 개념의 비교 고찰│이영훈
한·중·일 3국 ‘번역’ 개념의 상호 관련성과 내적 차별성을 추적하고, 번역 개념의 어원과 메타포, 번역 개념의 명칭과 의미 변화, 번역과 국어의 관계 등을 살핀 글이다.

“오늘날 서구적 번역 개념 및 번역 이론을 보편적인 것으로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2차 대전을 전후로 한 서구 식민지의 해방과 서구 중심적 사고에 대한 반성을 계기로 각 지역별·언어별 번역 개념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동양 3국이 공유한 번역 개념에서 출발하여 3국의 번역 전통과 번역 사정에 대한 이론적 성찰을 시도하고, 근대화로 단절된 역사를 적극적으로 회복하는 노력을 함께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속도와 방향에서 발전하고 있는 한·중·일 3국의 번역학 연구를 ‘동북아시아 번역학’ 차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 p. 194

2부|번역의 정치와 동아시아의 역로(譯路)
1장 근대 동아시아의 문체(文體)·신체(身體)·정체(政體), 조소앙(趙素昻)의 『동유약초(東遊略抄)』의 경우 - 일본 유학, 망국, 중국행의 지적·문체적 여정│황호덕
조소앙은 전통적 서당 교육을 거쳐 구본신참(舊本新參)을 지향하던 성균관에서 수학한 뒤 황실유학생으로 1904년부터 1912년까지 도쿄에서 신지식과 법학을 공부했다. 일본 유학을 통해 새로운 학문과 언어를 익히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에 망명해 독립운동의 최전선에 섰던 그의 삶은, 하나의 몸으로 여러 문명을 살았던 당대의 지식인으로 정치가의 삶 중에서도 매우 특별한 사례에 속한다. 그는 한시문(漢詩文) 세계에서 성장했음에도 일본어, 영어, 독일어, 중국어 등의 언어들을 새롭게 익혀야 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조소앙이 경험한 숱한 문체적 실험과 사상적 편력의 흔적을 의미 있게 짚어 살핀 글이다.

“『동유약초』에서 발견되는 것은 사적 기록은 한문으로, 공적 기록은 국한문으로 쓴다는 새로운 분절 현상이다. 후에 나타날 지정의(知情意)의 분할과 ‘정(情)의 분자(分子)’(이광수)로서의 근대문학론과는 상반되는 분할이지만, 어쨌든 어떤 분리가 일어나고 있었다. 국한문체는 계속 공공성, 계몽성, 정치어의 자리에 있었으나 정(情)의 분자를 싣는 미디어는 한시문에서 한글 문학 쪽으로 옮겨 갈 터였다. 지적인 것, 의지적인 것, 정서적인 것의 분리에 따른 문체의 재배치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이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조소앙의 일기는 문학사적으로 보면 이광수가 열어갈 시대를 예비하거나 준비했다고도 할 수 있다.” --- p. 223

2장 번역 서사의 정치성과 탈정치성 - 『비스마룩구淸話』의 중역(重譯) 양상을 중심으로│손성준
실존했던 정치가 모델을 정해놓고 영웅시하는 당대의 전기물은 정치적 텍스트 중에서도 가장 정치성이 확고한 부류로 볼 수 있다. 이 글은 그중에서 오토 폰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 1815~1898)를 다룬 텍스트에 대해 살펴본다. 이 가운데 「비스마룩구淸話」와 그 ‘역로(譯路)’ 속에 있는 영문/일문 텍스트와 수직적으로 비교하고, 다른 비스마르크 텍스트와 수평적 비교를 병행하여 번역 양상을 보여주는데, 정치적인 텍스트 부류라고 판단해온 것들이 정치성에서 이탈하여 다른 양상으로 소비되는 모습 또한 조명한다.

“그런데 「비스마룩구淸話」의 경우 정치성 자체가 현저하게 제거되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번역되기 이전에는 다분히 전형적인 정치적 서사였다는 사실이다. 『조양보』의 일문 저본은 박용희와 황윤덕이 선택한 것 이상으로 정치적인 텍스트였다. 「비스마룩구淸話」의 특수성은 비정치적 텍스트가 아니라 정치적 텍스트를 선택한 뒤 거기에서 정치성을 탈각시킨 경우라는 점에 있다.” --- p. 279

3장 근대 계몽기 국문 번역과 동문(同文)의 미디어 - 『20세기의 괴물 제국주의』 한·중 번역│임상석
동아시아 사회주의의 기원으로 평가되는 저술인 고토쿠 슈스이(幸德秋水)의 『20세기의 괴물제국주의』는 출간되고 1년 뒤에 상해(上海)에서 한문으로 번역되고, 한문 역본이 5년 뒤 한국에서 중역(重譯)되었는데 이는 동아시아 번역사, 사상의 차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 글은 『20세기의 괴물제국주의』를 국한문체로 번역하는 과정을 통해 근대 계몽기에 번역을 통한 국문의 형성 과정이 어떠했는지 잘 보여준다.

“계몽기의 국한문은 과도기적 혼란상이었으며 장지연과 최남선을 비롯한 당대의 지식인들은 모두 한문보다 국한문 작문이 훨씬 어렵다는 발언을 남기고 있다. 작문뿐 아니라 독해 역시 국한문보다는 한문이 더 편했을 확률도 높다. 당대 한국 지식인들에게는 한문 역본 『20세기의 괴물 제국주의』를 그대로 보는 편이 국한문체 역본을 보는 것보다 더 독해가 수월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문이라는 이념은 시대적 당위로 닥쳐온 것이고 동문(同文) 세계의 질서로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 p. 315

4장 (번)중역의 가능성 혹은 불가능성 - 김억의 『잃어진 眞珠』(1924)에 대하여│구인모
김억은 『오뇌의 무도』 재판 발간 이후 거기 수록된 시인들의 개별 시집 발간을 기획하여 그 첫 성과로 아서 시먼스의 『잃어진 진주』를 발간한 뒤 더 이상 그 계획을 실현하지 못했다. 따라서 아서 시먼스와 『잃어진 진주』는 서구 근대시, 상징주의를 전범으로 삼고자 했던 김억의 구상이 본격적으로 실천되는 장면인 동시에 막을 내리는 장면인 셈이다. 이 글은 김억의 도정이 한편으로는 서구의 근대시, 세계문학과의 동시성을 향한 암중모색의 도정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부단히 유예되고 좌절되는 도정이기도 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억에게 아서 시먼스와 『잃어진 진주』란 비서구 식민지 번역가이자 시인으로서 모국어, 모국어에 깃든 감각과 심성(혹은 사상), 모국어 공동체의 신체에 각인된 형식으로써 근대와 고군분투하는 절반의 가능성이자 절반의 불가능성이었음을 조명한다.

“『잃어진 진주』는 김억에게 근대기 한국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학사적 이정표라고 하겠다. 그것은 비서구 식민지의 번역가이자 시인인 김억이 근대시와 세계문학과의 동시성을 향한 열망 속에서 한때나마 아서 시먼스를 전범으로 삼았다가 끝내 미련만 남은 방법으로 폐기하는 도정, 그리고 그 열망이 번역과 중역을 오가며 분출하는 장면들 속에서 시의 번역과 창작을 둘러싼 근대(성)의 경험 혹은 체현과 관련한 형이상학적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억의 『잃어버린 진주』는 여전히 현재형 과제이기도 하다.” --- p. 348

5장 알퐁스 도데와 불평등한 세계문학│박진영
한국인이 ‘국어’ 교과서에서 처음 만나고 가장 오랫동안 가슴에 새겨두는 세계문학이라면 알퐁스 도데를 첫손에 꼽는다. 이 글은 알퐁소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 시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번역되어왔는가를 살피면서 그 번역이 드러낸 일면의 진실과 일면의 기만이 세계문학이라는 미명으로 개척된 식민지의 덫에서 빠져나가는 실마리임을 논한다.

“앞서 우리는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 유럽의 승전국과 점령지의 시선 차이는 물론이려니와 동아시아의 한국, 중국, 일본 사이에서도 미묘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시사해두었다. 알자스-로렌을 빼앗긴 피해자의 애국 이데올로기를 비판해야 하는 것은 필연적이며, 서양의 패권에 대적한 약자로 위장하면서 희생양 의식을 덮어씌운 위선을 폭로해야 하는 것도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마지막 수업」으로 돌려도 좋은가? 맹목의 번역가와 우매한 독자에게 잘못을 물어야 할까? (……)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과연 세계문학이라 일컬어도 좋은지 미심쩍지만 적어도 동아시아에서 결코 평등하지 않게 번역되었을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서로 다른 세계문학으로 존재해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 p. 383

3부|번역장과 복수의 주체
1장 재외의 한국문학 번역장과 『향기로운 봄(Printemps parfume)』 - 홍종우, 로니 그리고 19세기 말 프랑스 문단│장정아
유럽에 우리 문학이 번역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 프랑스 소설가 로니와 홍종우가 고소설 『춘향전』과 『심청전』의 불역본 『향기로운 봄』과 『다시 꽃 핀 마른 나무』를 출간하면서부터이다. 이 글은 19세기 말 유럽 문화의 중심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 파리에 최초로 번역 소개된 한국 고소설들의 적지 않은 개작 양상에 주목하면서, 번역이 진행되고 그 작품이 출간된 당대 프랑스 사회 및 문단과 이 두 고소설 번역의 관계를 천착한 글이다.

“‘춘향’과 ‘순현’의 완벽하게 이상적인 모습 구현에 초점을 맞추어 불역된 고소설의 개작은 당대 19세기 말 프랑스라는 재외 한국문학의 번역장을 서구의 제국주의적 민족지에 항거하는 비서구의 자기 표상으로서의 자기 민족지의 잠재적 산실로 읽을 수 있게 한다. (……) 19세기 말 프랑스 소설가 로니와 홍종우라는 번역 주체가 정신주의로 돌아선 1890년대 프랑스 문단이라는 재외 한국문학의 번역장과 교호한 결과물인 고소설 『춘향전』과 『심청전』의 불역본 『향기로운 봄』과 『다시 꽃 핀 마른 나무』는, 이렇듯 ‘번역’에 배태된 시공간의 거리와 그 간극의 무화를 역동적으로 직조하며 지금 여기로까지 말을 건네는 하나의 문화적 사건으로 스스로를 구성하고 있는 것 같다.” --- p. 428

2장 보들레르 수용의 초기 현황(1916~1940)│김준현
현대성’과 관련된 논의에서 늘 현대적 예술가의 시조이자 전형처럼 거론되곤 하는 샤를 보들레르 작품의 번역 및 수용에 관해 구체적인 층위에서 논한 글이다. 1916년 5월 백대진이 ‘베를렌’을 처음 언급한 이후 1940년의 조연현의 소개까지, 또 1916년 김억의 번역에서 1939년 이헌구의 번역에 이르기까지 보들레르에 관한 소개와 작품 번역 양상 등이 어떠했는지를 깊이 있게 다룬 글이다.

“수용사에 대한 정리, 당대의 번역 정황 검토, 그리고 번역 계보 조사와 번역 비평은 단순히 ‘오역 비평’ 혹은 ‘중역’ 여부를 논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항상 거론되는 사실들을 다시 반복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우리의 시도는 외국문학 수용과 번역문학이 당대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인 동시에 번역가의 제약, 번역의 난제들을 짚어봄으로써 합당한 ‘번역 비평’의 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다름 아니다.” --- p. 470

3장 판식의 증언 - 『텬로력뎡』 번역과 19세기 말 조선어문의 전통들│장문석
지금까지 『텬로력뎡(천로역정)』은 주로 국어학 연구자들이 개화기 국어의 특질을 해명하는 맥락에서 다루어왔는데, 이 글에서는 『텬로력뎡(천로역정)』을 둘러싼 문화사의 변모 과정을 보다 풍성하게 살피고, 『텬로력뎡』 번역의 양상과 그 의미, 한계에 대해 좀 더 역사적인 감각을 통해 접근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1890년대라는, 아직 근대적인 독서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시공간의 텍스트에 접근하는 한 방법을 제시한다.

“더 궁금한 것은 이 책을 읽은 한국인들의 표정과 마음이다. 『텬로력뎡』은 ‘전도용 책자’였지만 동시에 그 이상이었다. 한 선학이 날카롭게 지적한 대로, 당대의 독자들 혹은 계몽 지식인들이 이 책에서 ‘긔독도(기독교도)’가 간난신고 끝에 도달한 ‘천국’을 빛나는 ‘문명 세계’의 비유로 읽었을 가능성은 분명 높다. 천국을 ‘문명 세계’로 이해하며 그 밖의 지역을 악귀가 출몰하는 지옥으로 구분한 뒤, 만약 악귀가 들끓는 야만의 땅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옥에 떨어져 마땅하다는 경고로 읽을 가능성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독법을 승인하면서도 그것만으로 해명되지 않는 한국인의 마음 자락은 무엇일지 조심스레 궁리해보고자 한다.” --- p. 525

4장 한 개신교 선교사의 독서 체험과 문화 번역 - 『유몽천자』 소재 영미 문학 번역물의 존재 방식 에 대하여│이상현·하상복
개신교 선교사 제임스 게일(James Scarth Gale, 1863~1937)이 서울 연동교회 목사로 부임하면서 함께 운영하게 된 경신학교와 정신여학교의 교과서로 활용하기 위해 편찬한 『유몽천자』 연구를 통해 게일의 오리엔탈리즘 혹은 유럽중심주의적 사고가 형성된 원천과 서구(근대성)를 한국인에게 기입하고자 했던 것, 그 속에 내재된 복합적인 현상의 문제를 함께 살핀 글이다.

“서구어로 쓰인 영미 교과서, 영미 문학작품과 달리 개신교 선교사가 출판한 이 서구식 교과서는 어디까지나 한국의 출판물이자 한국어 속에 포괄되는 대상이었고, 그에 따라 일본의 검열 대상이었던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요컨대 이는 ‘한국에 기입된 서구적 근대성/식민성’이자 동시에 ‘한국화된 서구 문명’이었던 것이다.” --- p. 585

5장 게일과 조선예수교서회(1922~1927) - ‘구제’로서의 번역과 한국어·문학의 근대성│로스 킹
개신교 선교사 제임스 게일이 한국에서 보낸 마지막 5년의 임기 동안 조선예수교서회에서 출판한 번역문학 작품들(1922~1927)을 조명하면서 게일의 번역 철학, 대상 작품의 선정 이유, 언어관과 문체론, 한국 근대문학에 남긴 유산이 무엇인지 밝힌 글이다.

“이렇듯 ‘-다’로 끝나는 어미, 3인칭 대명사 ‘그’, 일본식 한자 어휘의 대량 유입이 그 뚜렷한 특징들인 한국의 새로운 근대문학 양식에 대하여 게일과 그의 펀딧들이 보여준 저항은 1920년대 후반과 1930년대에 한국 개신교가 급진적인 새로운 한글 철자법에 대하여 보여준 강경한 보수주의와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한다. 그리고 이 두 싸움에서 보수적이고 반동적인 한국 개신교의 대응은 결국 실패로 귀결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게일과 그의 펀딧들 또한 그들의 번역문학 작품에 한해서, 적어도 그들의 저항에는 원칙이 있었고 그들은 자신들이 역설하고자
하는 바를 실천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p. 629

나가는 글
1장 ‘번역문학’이라는 불가능성의 가능성 - 개념 정의에 대한 고찰을 중심으로│조재룡
“번역문학의 ‘번역’이 지칭하는 대상은 오로지 ‘외국문학’인가? 그렇다면 외국문학은 무엇인가? 외국문학은 언어와 국적이 수용자의 그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근거로 간단하게 정의될 수 있는가?” “번역문학의 역사 전반에서 차지하고 있는 중역의 고유한 가치와 구체적인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면서 번역문학 연구는, 오로지 번역의 형태로만 존재하고 존재해왔던 수많은 언어활동과 문학작품들의 사상적 실천과 교류 흔적들을 찾아내어 분류하고 분석하면서 그 가치를 역사 속에서 조명하는 일임을 밝히고, 상호 텍스트 연구의 가능성을 모색한 글이다.

“번역문학이 근대 한국어의 형성과 변화는 물론 ‘언문일치’ 과정 전반에 관여하고 주도했다는 점에서, 또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문학작품 내부에 침투하여 문체의 혁신이나 새로운 주제를 소개하고 실험했다는 점에서 번역문학과 자국문학은 각각 명료한 경계선 뒤로 물러선 개별적 문학이 아니라, 수없이 포개어지고 간섭하는 공통된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외국문학-번역문학-한국문학은 각각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다소간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고 때로는 협력하면서 수시로 포개어지는 모종의 공집합을 형성해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p. 641

2장 번역 연구라는 시좌(視座)의 보람│구인모
한국 근대문학의 타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한국·근대·문학을 사유하고 논변하는 일, 그 전위성과 모험의 절실함이야말로 번역 연구라는 시좌의 보람임을 개진한 글이다.

“번역 연구의 진정한 보람은 번역이라는 시좌를 통해 단지 번역문학이라는 한정된 범주만이 아니라,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이라는 범주를 넘나들며 문학에 대한 원론으로 나아가는 방법 혹은 도정으로서의 위상을 견고하게 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문학에 대한 원론의 경지에서 ‘번역’이나 ‘비교’라는 거점과 방법마저 초월하는 차원으로 나아가는 데 있지 않을까 한다.”
--- p.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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