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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입술 사이 세트

두 입술 사이 세트

[ 전4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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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456쪽 | 148*210*80mm
ISBN13 9791160986686
ISBN10 1160986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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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줄사다리를 타고 맘모스의 등에서 내려와 디어뮈드의 황궁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디뎠다. 듣던 대로 이곳은 무척이나 화려했다. 지붕의 지지대에 금을 잔뜩 발라놓은 것만으로도 제국의 부유함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에스메랄다는 오늘 말로만 듣던 디어뮈드 제국의 황금 욕조를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의복을 단정히 한 시종의 뒤를 따라 걸었다.
“모르웨이에서 오신 툴로이즈 왕가의 에스메랄다 공주 드십니다.”
그 짧은 순간, 에스메랄다는 디어뮈드어를 모두 숙지하지 못한 척 어눌하게 굴어볼까 고민했다. 조금 무시당하더라도 귀찮음을 면하는 게 그녀가 살아온 방식과 잘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곧 그 바보 같은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이 자리는 디어뮈드의 황제, 평화의 군주라고도 불리는 알렉산드르 오딘 디어뮈드를 처음으로 알현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지금 에스메랄다는 모국, 모르웨이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다. 그녀는 약간은 긴장한 상태로 발을 옮겼다.
황제와의 독대라고 생각했건만, 안으로 들어가니 여럿의 남자와 또 여럿의 여인들이 사방에 자리해 있었다. 벨벳 융단이 길게 깔려 있는 계단을 올라가야만 앉을 수 있는 번쩍이는 왕좌, 그 높은 곳에 자리한 이는 분명 ‘평화의 군주’라 알려져 있는 알렉산드르 황제일 터.
에스메랄다는 알렉산드르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못한 채, 우선 그에게 인사하기 위해 텅 비어 있는 홀 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 분명 사람은 많았으나 사방은 고요했다. 들리는 건 또각거리는 그녀의 구둣발 소리뿐이었다.
잠시 뒤, 황제가 자신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정도의 위치까지 다다른 에스메랄다는 양팔로 어깨를 감싸 안은 뒤 무릎을 살짝 굽히는 모르웨이식 예법으로 알렉산드르에게 인사했다.
“툴로이즈 왕가의 에스메랄다가 디어뮈드의 빛나는 태양을 뵙습니다.”
“일어나라.”
감정 하나 들어가 있지 않은 시린 목소리였다. 에스메랄다는 그 목소리에 담긴 감정을 멋대로 가늠하지 않으려 애쓰며 굽혔던 무릎을 곧게 폈다. 그리고 몸을 완전히 일으키고 황제와 마주한 순간, 에스메랄다는 처음 본 남성에게 시선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디어뮈드 왕가의 피를 이은 자들은 마치 검의 날붙이와도 같이 시린 빛을 내는 은발에 오묘한 보라색 눈을 가졌다 들었다. 그렇지만 그 은발이 저렇게 찰랑거리는 결 좋은 빛이라는 이야기도, 저 눈이 심장을 내려앉게 만들 만큼 깊다는 말도 들은 적이 없었다.
아름다운 듯하면서도 강렬하고 강인한 인상에 에스메랄다는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에스메랄다의 결혼 상대는 저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황제 알렉산드르가 아닌, 그의 어린 아들인 패트릭 디어뮈드였다.
이 자리에 어린 소년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녀와 약혼식을 올리게 될 풋내기는 약혼녀를 보러 올 만큼 그녀에게 관심이 없는 모양이었다. 하긴, 열여섯 살 사춘기 소년이 저보다 여덟 살이나 많은 약혼 상대를 환영할 리 없다. 에스메랄다는 그에 대해서 딱히 섭섭함을 느끼지 않았다.
“먼 길을 오느라 노고가 많았을 것이다, 모르웨이의 공주 에스메랄다.”
“아닙니다, 폐하.”
“그대가 모르웨이의 신성한 동물인 맘모스를 타고 오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이 깊었다. 맘모스의 덩치가 워낙에 커서 멀리서도 잘 보이더군. 흥미가 돋았다.”
“제가 타고 온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제가 키워왔던 맘모스로, 베오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지랄. 처음 본 맘모스였다. 모르웨이가 원산지라고는 하나 맘모스는 공주인 에스메랄다조차 이번에 본 게 처음일 정도로 귀한 동물이었다. 그러니 이런 같잖은 이름 따위가 있을 리 없다. 에스메랄다는 저가 스스로 생각해 낸 이름이 우스워 속으로 몰래 웃었다.
“세히라 대륙의 자애로운 지배자이신 폐하께, 제 맘모스 베오를 바치겠습니다.”
“좋아, 그대가 이 디어뮈드에 입성하게 된 것을 함께 기념할 수 있겠군. 흔쾌히 그 짐승을 받아들이겠다.”
혹시 성은이 망극하다고 말하며 넙죽 엎드리기라도 해야 하는 걸까. 살짝 갈등이 일었지만 에스메랄다는 이내 깔끔하게 모르는 척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그런 비굴한 인사말을 입에 담고 싶지 않았다. 에스메랄다는 자기가 여태까지 무척이나 유창한 디어뮈드어를 구사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말이 생각나지 않는 것처럼 대충 인사를 얼버무렸다.
그렇게, 에스메랄다는 알렉산드르가 이만 가서 쉬라고 허락한다면 곧바로 물러날 생각이었다. 왕좌로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 황제 알렉산드르의 발에 키스하고 있는 여인을 보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여인은 거의 헐벗은 몸으로 애절하게 황제를 유혹하고 있었다. 보수적인 모르웨이에서는 적어도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결코 볼 수가 없는 모습이었으나 에스메랄다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그 모습을 관찰했다. 오히려 그녀의 푸른 눈은 생기로 반짝이기까지 했다. 디어뮈드 제국은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라더니, 갑갑한 모르웨이에서 벗어난 보람이 없진 않았다.
에스메랄다가 나고 자란 모르웨이는 무척이나 보수적인 국가로도 유명했다. 그게 어느 정도냐 하면, 쇄골이 드러나는 상의를 입은 여성은 태형을 당할 정도였다. 그러나 에스메랄다는 받아온 교육이 무색하게도 그런 모르웨이의 분위기를 얌전히 받아들이는 순종적인 여성이 아니었다. 그녀가 디어뮈드에 오는 것을 끝까지 거부하지 않은 이유도 이러한 개방적인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어서였다.
보는 건 즐거워도 면이 상할 일이 생겨서는 안 될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에스메랄다는 설렘으로 들뜬 가슴을 차분한 표정 아래 감쪽같이 감추고 예쁜 입술을 달싹였다.
“제 맘모스가 죽을 때까지, 주인은 폐하 한 분이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물러나겠습니다.”
몹시도 부드러운 목소리였으나 그 뜻은 결코 부드럽다 말할 수 없었다.
‘네가 귀여워하는 그 창부가 모르웨이의 상징이 될 맘모스의 위에 올라가는 일이 결코 없었으면 해.’
알렉산드르의 눈이 흥미로 빛났다. 얼핏 그녀의 속뜻을 알아들은 것 같았으나 에스메랄다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고개를 숙여 그의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아쉬웠다. 저 아름다운 눈을 오래 마주하지 못한다는 건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에스메랄다는 진심으로, 자신의 약혼자가 알렉산드르가 아님이 아쉬웠다. 그래도 저 남자의 아들이라면 적어도 외적으로 실망시키진 않겠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슬픈 마음을 다독였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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