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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40g | 128*188*20mm
ISBN13 9788994807621
ISBN10 8994807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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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줏집 낡은 의자도 정다우리

이훈식(서정문학발행인. 시인)

문학은 정서와 상상력의 예술이고 음악이나 미술과는 달리 사회성을 지닌 언어를 도구로 해서 작가의 경륜과 사유를 소재라는 대상을 가지고 창조해 내는 작업이다. 그래서 문학은 철저히 자아의 세계에 대한 처절한 인식의 언어이다. 그것은 작가 자신의 우주와 사상에 대하여 생명을 불어넣고자 하는 고행의 길에서 발견되는 존재의 음성이며 시어 속에서 살아있는 영원한 진실이기도 하다. 선생님의 시들은 신비화를 배제하고 기교를 부리지 않으며 소박한 정서로 주위 사물에 대한 인식이 너와 나의 관계가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으로서 담아져 있음을 본다. 삶 가운데 부딪치는 이야기들을 속으로 되새기고 또 되새긴 후에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인식하는 모든 것들을 내 안에 품은 수평적 관계로 그려내고 있다. 선생님의 시에서는 눈물에서조차 구수한 냄새가 나고 있다. 정형화된 틀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어체로서 철저한 존재에 대한 인식과 내면화시킨 언어들이 모두 살아 움직인다. 허튼 감탄사나 고백으로 포장하지 않고 토속적인가 하면 해학이 있고 삶의 애환과 깨달음이 깊은 맛을 우려내고 있음은 이젠 어느 정도 삶을 객관화시켜 볼 수 있는 연륜이 가져다준 여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움도 슬픔도 그리움도 아주 적당히 삭힌 성숙한 언어들로 우리 앞에 선보일 선생님의 두 번째 시집이 그래서 더욱 기다려진다.
우리가 순리를 따라가며 채웠던 만큼 내어주는 가슴이 있을 때 멀어져 있던 기억마저 내일을 향한 통로가 되어 줄 수 있음을 배운다. 모든 대상이 소멸하고 애증의 기억마저 묻혀버릴 유한적인 세월 속에서 놓쳐 버리고 싶지 않았던 시어들 그건 선생님이 그동안 세상을 바라보던 시각이었고 시만이 유일한 자유였을 것이다. 아직도 동심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시는 선생님은 천상 휴머니스트이다.
이성마저 물질로 계량되는 물질 만능이라는 풍조를 저만치 멀리 두고서 부르면 어느 때든지 대답해 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어디선가 늘 지켜봐 줄 것 같은 푸근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꾸밈없는 자화상을 그려내신 선생님 한 편의 작품을 가지고 그 작품의 무게를 가늠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디에 내놓아도 좋을 고고한 시향 후학들이 배우고 익힐 작품에 찬사를 보내 드립니다.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 동안 틈틈이 써 두었던 작품이 하나로 묶여 세상에 나온다는 것에 서정식구 모두의 기쁨입니다.
늘 강건하시고 오래도록 우리 곁에 계시어 그 문향을 활짝 피어 주시길 바랍니다.
- 2017년 가을 용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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