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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넓이와 깊이

시조의 넓이와 깊이

푸른사상 학술총서-4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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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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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24쪽 | 160*230*37mm
ISBN13 9791130812373
ISBN10 113081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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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우리문학의 고향이고, 시조 연구는 우리학문의 종가이다. 이제는 멀리 나다니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와 종손 노릇을 착실하게 하겠다고 작심한다. 지나치게 넓힌 논의를 안으로 모아들여 시조를 깊이 있고 알뜰하게 살피려고 한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을 하면서 땀을 흘렸다. 한국문학의 여러 영역을 편답하다가 문학사의 전개를 통괄하고, 동아시아 문학사를 거쳐 세계문학사로까지 나아갔다. 문·사·철학의 관련을 밝히고, 인문학문을 바탕으로 학문일반론을 이룩하려고 애쓰기도 했다.
내놓은 논저가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이것은 자랑일 수 없고 깊이 반성할 일이다. 읽기도 전에 또 써낸다는 핀잔을 들어도 변명할 말이 없다. 이제 여든 가까이 되어 반성하고 속죄해야 할 나이이다. 파란 많은 학문의 여정을 조용하고 알차게 마무리하려고 한다.
시조를 제대로 돌보려면, 넓이를 알아야 하고 깊이 들어가기도 해야 한다. 넓이에서는 역사와 만나 세상 시비에 동참하고, 깊이에서는 철학으로 영글기까지 한 사상을 찾고자 한다. 시조가 하는 말을 받아들여 글을 시조처럼 알차게 쓰고 싶다.
세상을 마음대로 하겠다고 하는 잘못을 뉘우치고, 내 마음은 마음대로 하자고 마음을 돌린다. 시조를 만나 시조 속으로 들어가면, 시조의 마음이 내 마음이다. 시조의 마음을 지혜로 삼아 누적된 미혹이 스러지게 되기를 바란다.
여기서 다루는 시조는 고시조이다. 고시조를 시조라고 한다. 고시조와 현대시조의 관계, 현대시조에 관한 고찰은 별개의 과제로 남겨둔다. 시조는 음악이면서 문학인데, 음악에는 가까이 가지 못하고 문학만 살피는 한계도 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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