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문화가 문제다. 이는 다른 문화를 알거나 모르거나 하는 식의 단순한 차이 이상을 의미한다.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격과 역량까지도 관여된다. 세계의 많은 기업과 조직들이 문화에 탁월한 리더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문화지능이 높은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글로벌 리더십에 관한 상당수의 믿음들이 경험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닌 잘못된 신화에 의해 오도되고 있다. 유수의 MBA 프로그램 글로벌 리더십 관련 커리큘럼조차도 학생들에게 실제로 글로벌 역량을 측정하고 개발하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 p.41
누구든지 문화지능을 높일 수가 있다. 문화지능은 오늘날 리더들이 직면한 문화 장벽에 대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그 대상과 영역은 어디든지 상관없다. 리더 본인은 물론 조직 전체에 미칠 장애와 위험을 감소시키려는 것이기도 하다. 글로벌 리더는 매우 구불구불하고 굴곡 많은 다각적 문화지형의 세계를 항해해야만 한다. 예상치 못한 장애들로 둘러싸인 세계를 항해하기 위해 보다 더 깊고 넓게 생각하고, 치밀하게 계획하고, 유연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문화지능을 구성하고 있는 CQ-동기, 지식, 전략, 행동 이 네 가지 능력의 유기적 발전 역시 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지능은 국내외 어느 곳을 막론하고 다양성과 관계된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하는데 이바지 하고자 한다.
--- p.67~68
에드윈은 동남아시아에서 중요한 비즈니스 계약은 공식적인 미팅이 아닌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많이 성사된다고 말한다. 물론 당신이 에드윈처럼 낯설고 이색적인 요리를 억지로 먹으면서까지 무리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러나 적어도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이는 노력은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단순히 새로운 음식을 먹어본다는 호기심 이상의 가치를 상대와 공유하는 것이다. --- p.89
대도시만을 여행하고 글로벌 호텔 체인점을 이용하면서 해외여행객을 상대하는 현지인들을 만난다면 세계 어디를 가든 거의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 제프의 말처럼 모든 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결국 다 똑같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공통적인 보편성도 상황을 접근하고 표현하는 방법은 문화마다 다르다. 그리고 같은 문화 안에서도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인간 전체에 보편적인 것, 그러나 문화마다 차이가 나는 것, 그리고 같은 문화 안에서도 개성에 따라 개인적인 차이가 나는 것 이 세 가지에 대한 구분은 문화지능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를 분별하는 능력은 CQ-지식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 문화적 규범에 대한 이해가 높을수록 당신의 경험이 상대의 개인적 특성인지 아니면 문화적 특성인지를 구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 p.114
권력거리란 말 그대로 상하관계 사이에서 그 거리감의 정도를 말한다. 멕시코, 인도, 가나와 같은 권력거리가 큰 나라에서는 리더에 대한 예우와 존중이 매우 높다. 지위와 직함에 따른 대우가 분명하며 상하관계에 따라 함께 어울리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윗사람에게 자유롭고 격이 없는 질문을 하기는 쉽지 않다. 권력거리는 힘과 지위에 따른 차이를 받아들이는 정도이다. 이것을 통해 힘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여러 번 반복했듯이, 이와 같은 가치의 차이는 국가 간 문화 차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세대, 직업, 조직 등 하위문화 안에서도 그 차이들이 나타난다. 만약 어느 조직을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주변과 상황을 유심히 관찰해 보자. 누구에게 어떻게 보고 체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떤 타이틀이 지위와 직위에 따라 사용되고 있으며, 그 타이틀은 실제로 조직 공간 내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것들을 말이다. 그리고 당신을 상급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사무실 전체에 흐르는 권력에 대한 위계와 분위기도 어떤지 유심히 관찰해 보자. 이와 같은 미묘한 것들을 놓치지 말고 주의 깊게 관찰해 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감지할 수 있다. 상대 고객의 조직이 가지는 문화적 맥락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은 서로의 관계를 위해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다.
--- p.146~147
의사소통 방식의 이해를 위해 ‘맥락’이라는 말을 알 필요가 있다. 의사소통을 할 때 맥락이나 상황, 보디랭귀지와 같은 ‘말하고 있으나 언어로 표현되고 있지 않은 것’을 주의 깊게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고맥락 문화에서의 의사소통 방식이라고 한다. 이와는 다른 직접적이고 저맥락적인 의사소통 방식이 있다. 맥락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말해지고 있는 언어 자체에 보다 집중한다. 따라서 저맥락 문화의 사람들은 ‘말하고 있는 그대로를 의미하고, 의미하는 바를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p.160~162
내가 무척 놀랐던 경험 중에 하나는 내성적인 성격의 많은 사람들이 칵테일파티에 오기 전 상당한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칵테일파티는 주로 서양에서 여러 사람들이 자유로이 서서 간단한 식음료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사교적 모임 형태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미리 여러 사람들과의 대화를 위한 준비를 해왔는데 누가 올지, 질문은 무엇으로 할지, 기억하고 있으면 좋은 내용들이 무엇이 있을지 등을 생각해 왔다. 사람들의 성향과 배경에 따라 다양한 내용들을 사교적 모임을 위해 준비해 온 것이다. 문화적으로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 커뮤니케이션에 임할지 충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가령 미팅을 가질 때 처음 3분 간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할지 미리 준비를 해보는 것은 효과적인 미팅을 위해 중요하다.
--- p.186~187
다른 문화의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주제로 매우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유머이다. 나는 최근에 비행기에서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와 옆자리에 앉은 적이 있다. 그녀는 정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세미나 등과 같은 행사의 연사들을 통역해 주고 있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연설을 맡은 많은 미국인이나 영국인들이 농담이나 유머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미국인들의 유머를 중국인들에게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거나 불가능할 때조차 있다고 한다. 그래서 통역을 하면서 중국의 청중들에게 연사가 지금 유머를 하고 있으니 끝나게 되면 예의 있게 많은 박수를 보내달라고 없는 말을 지어 전달한다고까지 한다. 그만큼 유머는 같은 문화의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그래서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는 공유하기가 매우 어려운 내용이다. 문화지능이 높은 리더는 상대방과 대화할 수 있는 주제의 선별력이 뛰어나다. 특히 비공식적인 사적인 자리에서의 레퍼토리에 대한 준비가 다양하다. 가벼운 대화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그 주제 역시 문화적 상황에 맞게 구분지어 대응할 수 있다.
--- p.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