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에서도 최근 ‘디지털 기업으로 변해야 한다’, ‘디지털화에 도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을 배우자는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러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존재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은 특별한 존재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GE는 우직하게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기업이 실천하는 업무방식을 완전 복제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GE의 담대한 태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 프롤로그 : 잭 웰치여 안녕, 과거와 정반대의 길을 가다, p24
GE가 제공하는 것은, 고객이 구입한 산업기기에서 얻은 성과를 최대화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다. GE 사내에서 실시한 것과 동일한 산업인터넷시스템을 고객의 현장에서도 구현해낸다. 산업인터넷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등은 GE가 고객에게 제공한다.
가령 항공기 엔진이라면 지금까지는 고장난 부분을 수리하는 것이 GE가 고객사에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한편 디지털화된 서비스에서는 센서 데이터를 통해 항공기의 비행패턴을 분석하여 항공회사에 ‘연비효율을 개선하는 비행계획’을 제안한다.
- 물건을 팔지 말고 서비스를 팔아라, p39
“다른 제조업 대기업보다 앞서 디지털전환에 매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GE에는 오래 전부터 배움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는 점을 꼽는다. GE는 배움의 회사(Learning company)다. 외부에서 온 나로서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빌 루는 당시를 이렇게 돌이켜보았다.
- GE, 린 스타트업을 만나다, p58
IBM의 똑똑한 지구와 GE의 산업인터넷, 양쪽을 잘 알고 있는 패리스는 ‘GE와 IBM의 가장 큰 차이점은, GE는 산업기기에 관련된 깊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데 반해, IBM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IBM의 경우, 산업기기에 관한 전문지식은 IBM이 아닌 고객이 갖고 있다. IBM은 고객으로부터 전문지식을 듣고, 빅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여기에 큰 함정이 있다고 패리스는 말한다.
-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드는 전문지식이 GE의 강점, P91
GE의 패스트웍스는 우선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기능을 스스로 고안하여, 사용하는 데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애플리케이션인 MVP를 몇 주에 걸쳐 개발한 후, 고객에게 시험사용하게 한다. 고객이 MVP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해서 개발한 기능이 고객에게 진정으로 필요한지, 사업에 도움이 되는지 판단한다. 기능이 유용하다고 판명되면 본 제품의 애플리케이션에 탑재하고 그렇지 않으면 기능을 개선하거나 방향을 바꾼 후 다시 MVP를 만들어 고객에게 테스트한다. 린 스타트업에서는 이러한 방향전환을 피봇(Pivot)이라고 부른다.
- B2C 방법론으로 서비스 개발, p109
GE디지털은 실리콘밸리 본사에 GE와 고객이 디자인사고를 실천하는 전용시설을 마련할 정도로 힘을 쏟고 있다. 이 시설이 2014년 2월에 오픈한 디자인센터다. 디자인사고의 이론에 따라 설계된 회의실과 작업공간에서 GE의 직원과 고객사 직원이 1주일 동안 함께 지내며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고안해낸다. 이 센터는 2015년 한 해 동안 475사의 고객이 이용했다고 알려졌다.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난 디자인사고, p111
왜 GE는 이렇게까지 충실하게 실리콘밸리의 방식을 실천할까.
“실리콘밸리 밖에 있는 사람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곳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제품 개발에 관한 규율이 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훈련을 통해 이 규율을 몸에 익히고 충실하게 실천한다.”
GE에 애자일개발을 전수한 피보탈의 수석 부사장 에드워드 하이에트의 말이다. 이 규율을 GE에도 침투시키려는 것이다.
- 실리콘밸리에는 알려지지 않은 규율이 있다, p123
제2장에서도 언급했지만, GE디지털은 2014년 GE 사내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이용할 목적으로 프레딕스를 개발했다. 그러나 프레딕스와 같은 플랫폼이 GE 이외의 기업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때문에 GE디지털은 외부에 제공하는 사업으로 개발하기 위해 프레딕스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했다. 그리고 2016년 2월부터 클라우드서비스로 새로운 프레딕스를 공개했다.
- 구글 판박이 프레딕스, p138
GE의 디지털전환에는 고객사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디지털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장의 생산과정 전체를 디지털화하고자 한다. 디지털화하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첫 번째가 바로 생각하는 공장이며, 두 번째가 부품 등을 제조하는 데 3D프린터를 활용하는 적층가공이다.
- 디지털이 그리는 미래의 제조현장, p178
GE가 2017년 2월에 발표한 2016년 12월 말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생각하는 공장을 도입함으로써 재제조 공장의 생산효율이 7%나 개선되었다고 한다. GE는 여기서 얻은 지혜를 GE의 공장용 디지털서비스의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이때 고객이란 세계 최대의 생활필수품 제조업체인 P&G와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이다. 또 생각하는 공장을 실천하는 GE의 공장을 2017년 말까지 18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 ‘포카요키’를 디지털로, p187
GE의 이멜트 CEO는 2016년 12월에 개최한 투자자설명회에서 GE가 현재 15개의 부품 제조에 3D프린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2020년까지 3D프린터로 만든 부품의 종류를 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멜트는 향후 10년간 3D프린터 활용을 통해 30~50억 달러의 비용이 절감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 제트엔진 부품을 인쇄하다, p189
배울 수 있다면 실패도 존중받는다. 오히려 일찍 실패하는 편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한편, 지금까지 GE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만연한 기업이었다. GE가 제조하는 발전소용 가스터빈과 제트엔진, 의료기기는 문제가 생기면 엄청난 파급력을 낳기 때문이다. 실패를 존중하는 린 스타트업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기존의 사내 문화와는 물과 기름의 관계였다.
- 실패해도 괜찮은 기업으로, p194
GE는 PD를 실천하기 위하여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PD@GE’를 개발했다. PD@GE 애플리케이션은 일반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웹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폰 에플리케이션의 2종류가 갖추어져 있다. 직원은 업무가 끝나면 PD@GE를 사용하여 자신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매니저와 동료에게 요청한다. 매니저와 동료는 직원의 행동을 GE Belief에 따랐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하여 그렇다고 생각하면 ‘계속(Continue)’ 버튼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재고(Consider)’ 버튼을 누른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사용자가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것과 비슷하다.
- 스마트폰 앱으로 ‘좋아요’, ‘별로예요’, p200
GE의 디지털전환은 실리콘밸리의 위협에 대한 해답 중 하나다. 린 스타트업으로 대표되는 실리콘밸리 방식을 실천하면, 실리콘밸리에 있지 않더라도 그곳에서 볼 수 있는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GE는 지금 이러한 가설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 마치며, p217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