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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252g | 135*210*20mm
ISBN13 9791161250625
ISBN10 116125062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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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동지들, 우리 삶의 모든 악은 인간의 독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겠소? 인간을 몰아내고 나면 우리 노동의 열매는 오로지 우리의 것이 될 것이오. 하룻밤 사이에 우리는 부와 자유를 얻게 되는 거지. 그러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을 몰아내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밤낮으로 노력하는 거요! 내가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이오. 반란! 실천에 옮기게 되는 날이 일주일 후가 될지, 아니면 백 년 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발밑에 있는 이 짚단을 보듯이 분명하게 예견할 수 있는 것은 정의는 언제고 반드시 이루어지리라는 사실이오. 그러니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살아가면서 늘 그 사실을 주시하기 바라오! 무엇보다도 내 말을 후세에 전하여 승리의 그날까지 대대로 우리의 투쟁을 이어가도록 해주시오.
--- p.12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는 클로버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었다면, 수 년 전 인간을 타도하기로 결정했을 때 자기들이 원했던 것은 이런 게 아니었다고 했을 것이다. 메이저 영감이 처음 그들에게 반란을 부추겼을 때 그들이 기대했던 미래는 오늘과 같은 공포와 살생의 현장이 아니었다. 클로버가 꿈꾸는 미래가 있었다면, 그것은 배고픔과 채찍에서 해방된 동물의 나라, 모든 동물이 평등하며 각자 자기 능력에 맞추어 일을 하는 곳이었다. 메이저 영감의 연설이 있던 날 밤 자신이 앞발로 보호벽을 만들어 아기 오리들을 보호했던 것처럼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보호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런 미래를 맞기보다는, 클로버 자신도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누구도 감히 솔직한 생각을 말할 수 없는 시절이 와버렸다. 도처에서 무시무시한 개들의 으르렁거림이 들려오고, 동지들이 충격적인 죄를 자백한 뒤 갈가리 찢겨지는 것을 지켜보아야 하는 시절을 살게 되었다.
--- p.93

돼지 한 마리가 두 개의 뒷다리로 걷고 있었다. 그렇다. 스퀼러였다. 살이 찐 몸뚱이를 그 자세로 지탱하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듯 좀 어색하기는 했지만 완벽하게 균형을 잡고 마당을 걸어 다니고 있었다. 잠시 후 저택 문이 열리고 돼지들이 줄줄이 나왔다. 모두 뒷다리로 걸으면서. 좀 더 익숙하게 걷는 돼지도 있었고, 아직 서툴게 보이는 돼지도 있었다. 그중 한둘은 너무 불안해 보여서 지팡이를 짚어야 할 듯 보이기도 했지만, 모두 성공적으로 마당을 한 바퀴 돌았다. 드디어 무시무시한 개들의 으르렁거림에 이어 검은 수탉이 하늘을 찌를 듯 울어대고 나서 나폴레옹이 등장했다. 위풍도 당당하게 두 다리로 서서 거만한 눈빛으로 양쪽을 둘러보면서. 개들이 그를 에워싸고 거칠게 뛰어다녔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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