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물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아름다움의 여신 비너스, 다들 알지? 신화 속의 비너스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아? 바로 바다 속 물거품에서 태어났대.
물론 신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물을 생명의 근원으로 여기곤 했어. 실제로도 그런지 살펴볼까?
우리 몸의 70퍼센트는 물로 되어 있어. 그런데 갓 태어난 아기들은 이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이 몸속에 있대. 그러다가 차츰 나이가 들면서 몸속의 물이 많이 줄어든다고 해. 그러니 생명과 물이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있겠지?
물이 생명과 관련이 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는 이뿐만이 아니야. 우리는 열 달 가까이 엄마 배 속에 있는 동안, '양수'의 보호를 받고 있어. 양수는 98퍼센트 정도가 물이고 그 밖에 태아의 소변 등이 섞여 있는데, 이 물이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태아를 보호해 준대. 그리고 이 양수 덕분에 아기는 엄마 배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덕분에 근육이나 골격 등이 잘 자라게 되지.
그럼 동물은 어떨까? 알을 낳는 다른 동물들도 새끼가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 물로 가득 찬 알 속에서 자라. 우리가 즐겨 먹는 달걀도 흰자의 88퍼센트가 수분이라고 하니, 생물에게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이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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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정말 물 부족 국가일까?
아프리카만 물이 부족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도 물이 부족하대. 무슨 소리냐고? 몇 년 전 우리나라가 유엔에 의해 물 부족 국가로 지정되었어. 그래서 사람들은 깜짝 놀랐어. 그게 정말 사실일까?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83밀리리터로, 세계 평균인 973밀리미터보다 훨씬 많아. 그런데 저 사막 한복판에 있어서 물 한 방울이 귀한 중동이나 아프리카도 아니고, 해마다 물난리를 겪는 수재민을 위해 성금을 모으기도 하는데 '물 부족 국가'라니, 이상하지?
유엔이 각 나라의 물 부족 여부를 판단할 때는 강수량뿐 아니라, 국토 면적과 인구수도 함께 고려해.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살고 있어서, 1인당 강수량으로 따지면 세계 평균의 약 10분의 1 정도라고 하지. 그래서 우리나라가 르완다, 소말리아, 케냐 등의 아프리카 나라와 함께 물 부족 국가에 속하게 된 거야.
물론 이런 분류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아. 단순히 강수량, 국토 면적, 인구수 이 세 요소만을 가지고 따지는 것은 현실과 좀 동떨어졌다는 주장이었지. 그래서 우리가 실제 물이 얼마나 부족하다고 느끼는지를 나타내는 수치가 있는데 바로 '물 빈곤 지수'야. 이 값은 우리의 물자원량, 상수도 보급률, 수자원 관리 기술, 사회 기반 시설, 소득 수준, 사용량, 환경 수준 등 물과 관련된 요소들을 모두 고려해 계산한 값이지.
물 빈곤 지수는 5개 등급으로 분류되고, 등급이 낮을수록 물이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우리나라는 2등급에 해당한다고 해. 이것은 일본보다 약간 낮고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와 비슷하며, 중국이나 북한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야.
우리가 직접 물이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발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물을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잘된 일인 셈이야.
--- pp.7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