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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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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20g | 130*230*20mm
ISBN13 9788961041942
ISBN10 896104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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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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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의 역사

얼음은 결정(結晶)이다
얼음이 어는 순간
얼음의 운명은 결정決定된다
피로에 지친 외치*가 피 묻은 옆구리를 대고 눈 위에 누웠을 때
눈 위에 켜켜이 눈이 쌓이고
오천 년간 계속 내려 쌓이고
눈과 피가 얼음의 결정을 만들기로 결정하였을 때
얼음송곳이 물레 바늘처럼 눈꺼풀을 찔렀을 때
외치는 긴긴 얼음의 잠에 빠진 것이다
그 얼음 왕국, 삼만 년 전의 공기방울을 가두고
천 년 전의 꽃가루를 거두고
삼백 년 전의 먼지를 잡아들여
얼음의 역사를 쓰는
저토록 많은 이야기를 시리게 끌고 다니는
얼음의 자연사박물관에
통째로 전시되고 있다

그리고 마터호른을 오르던 스무 살의 두 청년**
절정의 순간에 얼음의 결정에 갇혀
얼음의 잠에 깊이깊이 빠져든
유리를 깨고 얼음에 입맞춤하고 싶은
하얀 꽃의 얼굴이
마침내 발,견,된,다

* 1991년 알프스산의 빙하에서 발견된 기원전 3,300년 전 신석기시대의 미라. 일명 아이스맨.
** 2015년 스위스의 마터호른 빙하에서 70년 전 실종된 일본인 등반가 마사유키 고바야시(21세)와 미치코 오이카와(22세)의 유해가 발견되었다.


죽은 새를

죽은 새를 가방에 넣고 다닌 적이 있지
죽은 제비를, 미끈한 검은 날개와
고요히 감긴 눈꺼풀을
궁륭 같은 늑골을
왜 그랬는지 몰라
버려두기엔 너무 작고 가벼웠을까
애처로운 울음을 환청처럼 듣고
햇살 잘 드는 한 뼘 땅을 찾으려 했을 거야
엄마는 비명을 지르며 던져버렸지
해를 향해 날아가던 새는
한 줌 재가 되어 부서졌네

매일매일 만나는 수많은, 수많은
날개 찢긴 잠자리
다리가 모두 꺾인 풍뎅이
반쯤 파 먹힌 곤줄박이
개구리와 쥐와 잠든 것처럼 누워 있는
꼬리를 잃어버린 얼룩고양이와
꽃잎처럼 스스로를 장사지내지 못하는 것들
도르르 제 몸을 말지 못하는 것들엔
개미와 구더기가 들끓지
부지런히 자르고 저미는 동안
움찔움찔, 마치 살아 있는 것 같기도 하지
바람까지 싹싹 혀를 핥는 만족한 식사가 끝나면
진초록 갑옷의 날개 한 장 남았네
나는 그걸 갖고 싶었어
이빨을 박을 수 없는 강철로 된 무지개를


눈을 뜬다는 것

눈을 뜬다는 것, 빛이 동공을 지나
망막에 상이 맺힐 때
세상의 풍경이 쏟아져 들어올 때
보도블록과 가로수 밑을 지나는 한 마리 개와
개의 목줄을 쥔 살찐 손이 보일 때
별과 우물을 보는 다른 눈은 고요히 감기는지

햇살이 장엄하게 사라진 뒤
달은 동굴을 빠져나와 하늘의 궁륭을 가로지르고
부엉이는 날개를 펼쳐 하늘의 눈을 가리는지

꽃이 제 몸을 오므릴 때 열매의 세계가 둥글게 열리고

그러니 저 연못 위의 수련은
물의 경계에 누워 있는
잠의 꽃인 수련이 필 때
꽃의 눈뜸은 꽃의 잠듦
혹은 가역적으로 겨울 연못 위에 갈색의 몸을 눕히고
사실 수련은 수런거리며 눈 뜨고 있는지
하양과 노랑과 분홍의 수련이 필 때 아니 잠들 때
하양과 노랑과 분홍의 꿈을 꾸는지

내가 가로등에 걸린 현수막과 전단지와
승용차 윈도브러시에 끼워진 대출 상담 명함을 바라볼 때
발을 구르며 막차를 기다릴 때
수련이, 얼어붙은 연못 위에서
반짝 눈을 뜨며
--- 본문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진리의 땅이라 불리는 이 섬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폭풍우가 치는 망망대해이다. 비트겐슈타인이었던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하라고 한 이가. 그러나 시인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자이다. 시인은 감각적 확신을 가지고 망망대해라는 실재계의 바다로 뛰어든 자이다. 송은숙 시인은 거미의 눈과도 같은 페록스의 시선을 가졌다. 그것은 즉자적이고도 변증법적인 사유이다.

이재훈(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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